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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스캔들 와중에 러 대사 만난 트럼프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전격 경질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루 만에 러시아 외무장관 등을 만나면서 러시아 언론에만 취재를 허용해 뒷말을 낳고 있다. 백악관 취재단에는 엉뚱하게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과의 회동 자리를 공개했다.

CNN방송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오전(현지시간) 출입기자들을 집무실로 불렀다. 트럼프 대통령 옆에는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 시절 국무장관을 지낸 키신저가 앉아있었다(위 사진). 기자들은 이미 공지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아닌 키신저가 보이자 어리둥절했다. 트럼프는 기자들에게 “키신저와 함께해 영광이다”고 말했다. 기자들은 전날 코미 국장 해임에 대해 물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잘하지 못했다”고 짧게 답했다.

이어 언론 비공개로 공지됐던 라브로프 장관과 트럼프 대통령의 회동 장면(아래 사진)은 러시아 관영 통신사인 타스통신을 통해 공개돼 백악관 기자들을 당혹스럽게 했다. 타스 통신은 회동 직후 트럼프 대통령과 라브로프 장관 등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함께 웃는 사진을 내보냈다. 게다가 이 자리에는 ‘러시아 내통 의혹’의 중심에 선 세르게이 키슬랴크 주미 러시아대사도 함께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통의혹 수사를 확대하려는 코미 국장을 해임해 놓고 바로 다음 날 사건의 핵심 당사자인 러시아 측 인사들을 만난 셈이다.

CNN은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24시간은 초현실적 서커스 같았다”고 꼬집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는 취임 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미국 퀴니피액대학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36%, 지지하지 않는다는 답은 58%로 나타났다. 지지도는 지난 4월 조사 때의 40%에서 4% 포인트 떨어졌다.

노석철 기자 schr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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