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완식의 우리말 새기기] 효도는 부모님께 마음 다하는 것



“데구루루….”

“얘야, 먹으라 했더니 그걸 왜 품속에 넣었더냐.”

“아, 예. 그게….”

중국 삼국시대 오나라 왕 손권의 참모를 지낸 육적이 여섯 살 때 즉 후한 말, 당대 명문가인 원술의 집에 간 적이 있습니다. 원술이 꼬마 육적에게 귤을 먹으라고 주었지요. 육적이 귀한 귤을 먹는 둥 마는 둥 하더니 품속에 몰래 귤을 집어넣고는 일어나서 인사하고 가려는데, 허리를 숙이는 바람에 그만 품속의 귤들이 주르륵 땅에 떨어진 것입니다.

“저, 사실은… 집에 얼른 가서 어머님께 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랬더냐. 참으로 효심이 갸륵하구나. 조심해서 빨리 집으로 가거라.”

육적회귤(陸績懷橘). ‘육적이 귤을 품다’라는 뜻으로, 정사 ‘삼국지’에 나오는 얘기입니다. 귤을 ‘품다’는 손으로 품는 抱(포)가 더 어울릴 듯한데 懷를 쓴 뜻은 마음에 지극한 효심을 품은 것으로 봤기 때문이 아닐까요.

허리 굽은 백발 늙은이가 지팡이를 짚고 선 형상의 글자가 老(늙을 로)입니다. 효(孝)는 자식(子)이 연로한 부모님을 업어드리면서 모신다는 뜻이겠습니다. 효도는 ‘부모 생전에 마음을 다해 모시고, 돌아가신 뒤에는 그 뜻을 올바로 받드는 도리’라는 말입니다.

맛난 것이 생기면 누가 먼저 떠오르나요. 부모님 만수무강을 빌고 빌어도 다가가서 한번 꼭 안아드리는 것만 못합니다. 어버이날이 다가왔습니다.

글=서완식 어문팀장, 삽화=전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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