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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베스트셀러] 조나단 앨런·에이미 판즈의 ‘산산조각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상대로 300만표를 더 얻고도 선거에서 진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의 패배를 다룬 책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역대 최하위로 추락한 가운데 백악관 출입기자 출신 베테랑 언론인들이 집필한 이 책은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 1위로 올라섰다. 그만큼 클린턴의 패배를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책 제목 ‘산산조각난’(원제:Shattered)은 이중적인 의미가 있다. 여성 최초로 미국 주요 정당의 대선 후보가 된 클린턴이 ‘유리천장’(보이지 않는 남녀차별)을 깨기 위해 나섰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고 트럼프에게 권력을 헌납했다는 의미와 함께 지지자들의 희망도 산산조각났다는 것을 뜻한다.

이 책은 클린턴의 패배가 처음부터 예정돼 있었다고 주장한다. 클린턴은 남편 빌 클린턴이 백악관을 떠나기 전부터 대권의지를 다졌지만 2008년 민주당 경선에서 버락 오바마에게 패하고 난 뒤 2016년 다시 출마를 선언하기까지 스스로 왜 대통령이 되려고 하는지 이유를 찾지 못했다. 클린턴 부부는 오바마 전 대통령의 재선 자금을 마련하는 한편 자신들에게 등을 돌린 의원들을 보복하면서 당을 장악했지만 기득권에 안주하면서 대세론에 취했다. 언론 접촉도 기피했다. 캠프 내부적으로는 권력 다툼이 심했고, 선거전략도 치밀하지 못했다.

클린턴은 선거 패배를 시인한 직후 오바마 전 대통령으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그제서야 오바마 전 대통령의 업적도, 자신의 꿈도, 트럼프의 발 아래 모두 산산조각이 난 걸 실감한 클린턴은 자리에 주저앉아 힘없이 말했다. “대통령님, 미안합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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