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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신흥국 공략’ 사드 파고 넘는다



현대·기아자동차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보복 등에 따른 중국 시장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신흥국 공략에 더욱 힘을 쏟고 있다. 각국 수요에 맞춘 신차를 집중 투입하고 현지 공장 신설 및 증설을 통해 중장기 글로벌 생산능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3일 “러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 주요 신흥국 경기가 최근 회복 조짐을 보이는 만큼 현지 전략 차종을 앞세워 공략을 보다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도 지난달 26일 올해 1분기 경영 실적을 발표하면서 “지역별 전략 신차 출시, 판매경쟁력 제고 등을 통해 수요 회복세가 전망되는 러시아, 브라질 등에서 판매 확대를 꾀하겠다”고 밝혔다. 아프리카와 중동에서는 향후 수요 회복에 대비해 중장기적 관점에서 성장 기반 구축에 주력할 계획이다.

지난해 9월 멕시코 공장을 세운 기아차는 세계 5위 자동차 시장인 인도를 다음 해외 생산거점으로 삼고 본격적인 현지 공장 설립 작업에 착수했다. 기아차는 그동안 높은 수입 완성차 관세율(60%) 탓에 인도에 진출하지 못했다. 현대차만 첸나이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안드라프라데시주 아난타푸르 지역에 연산 30만대 규모로 들어서는 기아차 첫 인도 공장은 올해 하반기 착공해 2019년 하반기부터 가동에 들어간다. 생산 차종은 현지 전략형 소형 승용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을 검토 중이다.

인도는 인구가 12억6000여만명으로 중국에 이은 세계 2위 인구 대국이지만 자동차 보급률은 1000명당 32대로 낮아 성장 잠재력이 상당한 시장이다. 현대차는 올해 1분기 러시아, 브라질, 멕시코를 포함한 주요 신흥 4개국에서 판매한 21만2363대 중 60.8%인 12만9101대를 인도에서 팔았다. 기아차는 인도 공장이 완공되면 연간 글로벌 생산 능력이 기존 355만대에서 385만대로, 해외 생산 비중은 약 55%에서 58% 이상으로 높아진다.

시장 점유율이 약 20%로 높은 러시아에서는 현대·기아차 모두 신차를 꾸준히 투입할 계획이다. 올해 1분기 현지 판매가 지난해보다 13.5% 늘어난 기아차는 모닝과 신형 리오를 각각 올해 상·하반기에 출시한다. 현대차는 최근 출시한 신형 소형차 쏠라리스와 제네시스 G80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한다.

중남미에서는 현대차가 해외전략형 소형 SUV 크레타를 중심으로 브라질 시장 점유율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기아차는 멕시코 공장을 거점으로 칠레, 콜롬비아 등 중남미 시장 판매를 강화하고 아프리카·중동에서는 고급차와 친환경차 판매를 늘릴 계획이다.

한편 토종업체들이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바짝 뒤쫓아오는 중국에서는 친환경차와 자율주행차, 커넥티드카 등 미래차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지난주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를 방문, 시스코의 스마트시티 착공식에 참석했다. 스마트시티는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모든 시스템을 관리하는 도시를 말한다. 현대차가 개발 중인 자율주행차가 광저우 스마트시티에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글로벌 첫 빅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중국 구이저우성을 찾은 자리에서 “커넥티드카 부문에서 광둥성과의 협력을 적극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글=강창욱 기자 kcw@kmib.co.kr, 그래픽=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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