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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사드 문제 풀어낼 대통령 나와야” 베이징 재외투표 현장


“사드(THAAD)로 엉킨 한·중 관계를 풀어줄 대통령이 나왔으면 좋겠다.”

제19대 대통령 선거를 2주 앞둔 25일 재외국민 투표소가 차려진 중국 베이징 주중 한국대사관. 모처럼 화창한 날씨를 보인 이날 투표소를 찾은 교민들은 한마음이었다.

정보기술(IT) 분야에 종사하는 박현호(45)씨는 지난해 총선 때는 투표하지 않았지만 이날 동료들과 함께 “이번에는 바꿔보고 싶다”는 마음에 투표장을 찾았다. 그는 “새 대통령은 사드를 비롯해 중국 정부에 대한 한국의 대응을 이견 없이 조율하는 강한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투표를 마친 이숙순(56) 중국한인회장은 “사드 배치 결정으로 인해 중국 내 80만 교민과 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 특히 중소 상공인은 생사존망의 기로에 놓여 있다”면서 “새 대통령이 한·중 관계를 개선시키고 모국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베이징 인근 톈진의 톈진사범대에 다니는 이기쁨(22)·반혜지(21)양은 생애 첫 투표를 외국에서 하게 돼 감회가 남달랐다. 전날 밤 미리 베이징에 도착해 대사관 인근에 숙소를 잡은 두 여대생은 “민주 시민으로서 외국이지만 꼭 투표하겠다고 마음을 먹고 TV 토론도 빠짐 없이 봤다”면서 “한국을 안정적으로 이끌 대통령이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베이징 대외경제무역대의 심하윤(49) 교수는 첫 투표에 나서는 두 딸과 함께 투표장을 찾았다. 그는 “이번 대선은 이슈도 많아 고민을 많이 했다”면서 “늘 같은 마음이지만 아이들이 좋은 세상에서 살 수 있도록 해줄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베이징을 비롯해 전 세계 116개국 204개 투표소에서 시작된 재외 국민 투표는 오는 30일까지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실시된다. 이번 대선에서 중국 내 재외 유권자 수는 4만3912명으로 일본(3만8009명)을 제치고 미국(6만8244명)에 이어 두 번째로 신청자가 많이 몰려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

베이징=글·사진 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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