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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온의 소리] 신뢰, 채움과 비움의 미학
불과 얼마 전까지 사람들은 ‘저녁이 있는 삶’을 이야기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코로나 사태를 맞으며 저녁이 있는 삶에 대한 사회적 욕구를 어느 정도 해소한 듯하다. 정치만이 할 수 있다고 믿었던 일을 코로나가 해냈다니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다. 이젠 누구도 저녁이 있는 삶을 말하지 않는다. 이번 정부가 ‘공정과 법치가 있는 삶’을 내걸고 당선된 것만 봐도 이미 과거형이 된 듯하다. 지금은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할까. ‘신뢰가 있는 삶’이 아닐까. 우리는 지금 공정과 법치가 있는 삶을 공으로 얻으려다 불신의 늪에 깊이 ...
입력:2022-09-13 03:10:01
[시온의 소리] 지구에 찍힌 그리스도의 발자국
인간이 걸어가면 그 뒤로 발자국이 남는다. 영화나 소설을 보더라도 실종된 사람을 찾거나 누군가를 추적할 때 발자국이 결정적 실마리가 되곤 한다. 그래서인지 발자국은 인간의 행동 생각 태도 등이 만들어내는 흔적 혹은 영향을 뜻하는 은유로 많이 사용된다. 발자국을 자기 작품에 핵심 은유로 삼은 작가도 있다. 그리스도교 교리에 대한 동양적 해석을 시도했던 일본 소설가 엔도 슈샤쿠는 죄 개념은 중요시했지만 죄론의 설명 방식을 어려워했다. 결국, 그는 죄를 ‘다른 사람의 삶에 남겨진 나의 발자국을 망각하는 것’으로 재정의했다. 나와 너의 만남은 ...
입력:2022-09-08 03: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