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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온의 소리] 지구에 찍힌 그리스도의 발자국
인간이 걸어가면 그 뒤로 발자국이 남는다. 영화나 소설을 보더라도 실종된 사람을 찾거나 누군가를 추적할 때 발자국이 결정적 실마리가 되곤 한다. 그래서인지 발자국은 인간의 행동 생각 태도 등이 만들어내는 흔적 혹은 영향을 뜻하는 은유로 많이 사용된다. 발자국을 자기 작품에 핵심 은유로 삼은 작가도 있다. 그리스도교 교리에 대한 동양적 해석을 시도했던 일본 소설가 엔도 슈샤쿠는 죄 개념은 중요시했지만 죄론의 설명 방식을 어려워했다. 결국, 그는 죄를 ‘다른 사람의 삶에 남겨진 나의 발자국을 망각하는 것’으로 재정의했다. 나와 너의 만남은 ...
입력:2022-09-08 03:05:01
[시온의 소리] 뿌듯함, 땅에서 느끼는 천상의 기쁨
“뿌듯함, 오늘 아침 제가 느끼는 이 감정의 이름은 바로 뿌듯함입니다.” 한동안 온 국민을 행복하게 해 주었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마지막 장면 마지막 대사다. 드라마를 보는 내내 아련하게 스쳐 지나던 감정을 작가가 친절하게 콕 집어서 알려주었다. 아니 작가가 이 감정을 설명하기 위하여 드라마를 쓴 것일지 모른다. 우리말은 아름답고도 깊이가 있다. ‘뿌듯하다’라는 형용사는 의태어다. 주머니가 불룩할 정도로 꽉 들어찬 모양을 묘사하는 데서 기원해 꽉 찬 느낌을 표현하는 추상적 단어로 발전했다. 성취감 자...
입력:2022-09-06 03:05:01
[시온의 소리] 예수가 되든지 개가 되든지
그림 앞에서 넋을 잃곤 합니다. 얼마 전 페테르 파울 루벤스의 ‘최후의 만찬’(The Last Supper by RUBENS, Peter Paul 1631~32, Oil on canvas, 304x250㎝, Pinacoteca di Brera, Milan)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만큼 유명하진 않지만 이 그림은 많은 이야깃거리를 담고 있습니다. 한 부유한 여성이 자기 아버지를 기리기 위해 루벤스에게 의뢰해서 벨기에 한 교회의 제단화 일부로 쓰인 작품입니다. 여기엔 최후의 만찬이 담겨 있습니다. 빵을 든 예수님의 머리엔 후광이 둘러 있고 그분이 바라보는 하늘에서 빛이 내...
입력:2022-09-01 03: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