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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온의 소리] 성경 낱말 사전 만들기
강의할 일이 있을 때마다 종종 그림책을 한 권씩 소개하면서 시작한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일에 늘 긴장하며 머뭇머뭇하는 버릇에 대한 스스로의 처방에서 비롯된 일이다. 그런데 의외로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고 또 누구보다 말을 전하는 나 자신이 그림책을 읽어주다 보면 마음이 풀어지고 말도 풀어지는 것을 경험하면서 지금은 아예 그림책 강사라고 대놓고 홍보하고 있다. 이번 주에는 ‘성경묵상과 언어’에 관한 강의를 시작하기 전에 피터 레이놀즈의 ‘단어수집가’라는 그림책을 소개했다. 우표를 모으거나 곤충을 채집하거나 인물카드...
입력:2018-11-29 00:05:01
[시온의 소리] 시편으로 성질부리기
그날, 나는 미쳐버리는 줄 알았다. 내 원수가 별 일 아닌 일로 집까지 쳐들어와 어린 아들 보는 앞에서 공공연히 비난하는 통에 견딜 수 없었다. 밤늦은 시각 교회로 달려가 강대상 뒤쪽, 십자가 아래에 무릎 꿇고 통곡했다. 너무 힘들다고, 더는 못하겠다고, 나를 불렀으면 책임져야지 책임지지 못할 일을 왜 하셨느냐고. 저 사람, 내가 어쩌지 못하니 당신이 어떻게 해 달라고, 아니면 내가 죽는다고. 저 기도에는 내 입으로 차마 발설하지 못한 무수한 말들이 숨어 있다. 그 말을 못한 나는 바보였다. 당한 것도 힘든데 말도 못하다니. 하나님 아니면 누가 들어주고, 하나...
입력:2018-11-27 00:05:01
[시온의 소리] 신념들의 갈등
가끔 미국과 독일, 프랑스 등 해외 언론매체들을 살펴보곤 한다. 각 나라마다 갈등이 있다. 경제와 인종, 세대, 종교적 갈등 등 이유는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정치적 신념에 따른 갈등은 어느 나라에나 상존한다. 우리나라만 그런 게 아니란 말이다. 인간이 사는 곳에는 정치가 있고 정치가 있는 곳에는 신념의 대립이 있는 법이다. 미국의 한 신문을 읽었다. 기사뿐 아니라 그 기사에 달린 댓글들까지도 꼼꼼히 읽었다. 흥미로운 걸 발견했다. 서로 대립과 반목을 조장하는 댓글들도 적지 않았지만 어떤 댓글들은 정치적 신념의 차이를 넘어 공동의 목표를 제시했다. 이...
입력:2018-11-22 00:05:01
[시온의 소리] 청소년들에게는 공감이 필요합니다
연일 보도되는 청소년 비행 소식은 끔찍하다. 청소년들의 폭력이 극에 달하고 있다. 청소년들의 아픔이 극에 달했다고 말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청소년들은 나쁜 아이들이기 이전에 아픈 아이들이기 때문이다. ‘왕따’로 우울증에 걸리는 청소년이 늘고 있으며 하루에 한 명 꼴로 자살한다고 한다. 학교에서는 성적 관리로 우정이 사라지고 있다. 무엇이 10여년밖에 살지 않은 청소년들을 이렇게 아프게 하고 무섭게 변화시켜 놓았는가. 경제적으로 살기 어려워서가 아니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일탈도 일부 있겠지만 근본적 이유는 어른들이 그들...
입력:2018-11-20 00:05:01
[시온의 소리] 주께서 가까우시니라
영국의 정치가요 저술가였던 아서 제임스 밴푸어는 “적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것은 용서요, 나를 반대하는 자에게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것은 관용”이라고 말했다. 관용을 한자어로 풀면 너그러울 관(寬), 얼굴 용(容) 곧 ‘너그러운 얼굴’이다. 성도는 너그러운 얼굴의 심성이어야 한다. 사도 바울은 “너희 관용을 모든 사람에게 알게 하라. 주께서 가까우시니라”(빌 4:5)고 말한다. 우리는 자신에게 엄격하되 타인에게는 관용을 베풀어야 한다. 요즘 사회가 무섭고 험악해지는 이유는 다른 곳에 있지 않다. 관용을 정반대로 ...
입력:2018-11-15 00:05:01
[시온의 소리] 영광은 영광, 상처는 상처
덩샤오핑은 중국을 개혁해 오늘날 세계열강으로 바꾼 사람이다. 중국이 지금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인해 양해의 손을 내밀었다 할지라도 굴기(堀起)를 앞세워 미국의 자리를 넘보는 나라가 된 것은 사실이다. 이렇게 대중국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것은 덩샤오핑이 중국을 자유시장경제로 개혁했기 때문이다. 그는 흑묘백묘론을 주장하며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되지 무슨 상관이냐며 신자본주의를 과감하게 받아 들였다. 일단 백성을 살리고 행복하게 하는 것이 정치라고 생각한 것이다. 소수가 정치와 경제를 독점하던 기존의 공산주의 시대는 끝났...
입력:2018-11-13 00:05:01
[시온의 소리] 영적 전투, 십자가인가 십자군인가
‘이슬람 쓰나미가 몰려온다’ ‘이슬람 난민들을 몰아내라’ 요즘 한국사회뿐 아니라 교계에서도 자주 듣게 되는, 위기감을 조장하는 호전적 구호들이다. 우선 이런 주장이 사실인지 팩트 체크가 필요하다. ‘진리의 종교’인 기독교를 내세우는 교계가 언제부턴가 가짜뉴스의 산실이 되고 있는 모습이 여간 거북한 게 아니다. 종교를 떠나 무엇이든 주장하려면 먼저 사실 여부를 정확히 확인해야 한다. 설령 그게 사실이라 치자. 교회는 건강한 성경적, 신학적 원리를 따라 당면 현안에 반응하고 대처해야 한다. 몰려오는 무슬림들...
입력:2018-11-08 00:05:01
[시온의 소리] 그 사람의 감사 일기장
나는 종종 학생들로 하여금 부모님께 감사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도록 한다. 그리고 먼저 도착한 답글을 읽어준다. 무응답도 많지만 답글은 대개 두 가지다. 아주 따뜻한 글도 있지만 읽어주기 민망한 글도 많다. ‘미친×’ ‘점심 잘못 먹었냐’ ‘네가 웬일이니’ ‘용돈 떨어졌냐’ 등등…. 평소 감사 표현을 해본 적이 없어서일 것이다. 그러나 그 다음 시간에 다시 메시지를 보내면 완전히 다른 답글이 온다. 난 또 학생들에게 매일 감사일기를 쓰고 수업 때 동료들과 나누게 한다. 20년 전부터 그리해왔는데...
입력:2018-11-06 00:05:01
[시온의 소리] ‘죄’라는 말의 죄를 씻으며
‘구원’ ‘진리’ ‘거룩’ ‘천국’…. 굉장한 단어들이다. 그냥 단어라고 말하는 것이 조심스러워서 작은따옴표로라도 묶어 특별대우를 해야 할 것만 같다. 그런데 어쩌면 우리 기독교가 이런 단어들을 너무 커다랗게 또는 너무 권위적으로 사용하며 남용하는 바람에 세상 사람들과 불화하고 어색한 관계가 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하나님’ ‘복음’ ‘전도’라는 말은 교회 안에서만 사용되고 교회 밖으로 나가면 제2외국어도 아닌, 진화가 덜된 세계의 언어처럼 들려지는 ...
입력:2018-11-01 00:05:01
[시온의 소리] 기독교인의 저주법
기독교인이라도 미워해도 괜찮고, 화 좀 내는 게 대수냐에 이어 이제는 저주법이라. 좀 민망하긴 하다. 정의를 행하라, 상처 받음을 감수하라가 아니라 미움에서 분노로, 저주에 이르렀으니, 어디까지 갈 건지. 사전을 검색해 보니 ‘저주란 타인에게 재앙이나 불행이 생겨나기를 비는 것’이란다.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도 잘 못하는 내가 웬 저주? 저주 받을 글만 쓰는 것은 아닐까. 신약 하나, 구약 한 군데를 보자. 종교개혁의 영웅 마르틴 루터는 갈라디아서를 참으로 사랑했다. 그는 이 편지를 주석하면서 바울의 저주에 대해 이렇게 적었다. “왜 하...
입력:2018-10-30 00:05:01
[시온의 소리] 루터가 가르친 다섯 개의 ‘오직’
10월은 루터의 종교개혁을 기념하는 달이다. 루터는 종교개혁의 다섯 가지 ‘오직’의 원리를 강조했다. 우선 루터는 ‘오직 성경’을 강조했다. 그는 정말 성경을 사랑했다. “우리 기독교인은 이 땅에 사는 동안 늘 학자로 남아야 합니다. 우리가 성경의 단 한 절의 깊이도 다 측량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평생 성경을 연구했지만 죽기 전 루터는 이런 겸손한 말을 남겼다. “선지자들과 함께 교회를 100년 정도 이끌어 보지 않은 사람이 성경의 맛을 충분히 느낀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성경지식에 관한 한 우리는 거지이다.&rdquo...
입력:2018-10-25 00:05:01
[시온의 소리] 겸손을 잃어버리지는 않았는가
목회하면서 만나는 사람들로부터 종종 이런 질문을 받는다. “목사님은 목회하면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이 무엇인가요.” 그런 질문을 받을 때 주저하지 않고 나오는 대답은 “바로 저입니다”이다. 겸손한 척하는 대답일까. 아니다. 진실로 사실이다. 목회의 걸림돌은 결코 어려운 환경일 수 없고 잘 따르지 않는 회중일 수 없다. 목회자 자신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겸손을 잃어버린 목회자 자신이다. 목회자는 모든 종류의 문제가 목회자 자신의 교만을 지적하고 있다고 봐도 된다고 생각한다. 교만이란 자신만이 즐길 수 있는 병이다. 겸손이란...
입력:2018-10-23 00:05:01
[시온의 소리] 신앙 스토리, 히스토리가 되다
오늘날 세상은 수많은 이야기로 넘쳐난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가지고 뒤엉켜 지낸다. 이야기들은 서로 대결하기도 한다. 그리스도를 만나기 전 사울은 자신의 이야기를 열심히 써나가고 있었다. 그의 이야기에는 태어난 지 8일 만에 할례를 받은 것과 이스라엘 민족 중에서도 베냐민 지파에 속한 것, 그리고 율법으로는 바리새파 사람이며 율법의 의로는 흠 잡힐 것이 없는 사람이라는 자부심이 가득했다. 게다가 그는 당시 가장 유명한 선생이었던 가말리엘의 문하에서 율법을 배우지 않았던가.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를 만난 후엔 더 이상 자신의 이야기를 ...
입력:2018-10-18 00:05:01
[시온의 소리] 안시성과 양만춘에게 배우라
영화 ‘안시성’을 아는가. 당나라 태종 이세민이 20만 대군을 몰고 고구려를 정복하러 온다. 그때 고구려의 성들은 속수무책으로 무너져 버리고 만다. 이제 평양성만 치면 고구려를 멸망시킬 수 있는데 평양성으로 가기 위해서는 안시성을 지나가야 한다. 그때 안시성 성주 양만춘과 그의 부하들은 목숨을 걸고 결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군대는 5000명에 불과했다. 20만명 대 5000명. 도저히 싸움이 되지 않는 전쟁이었다. 게다가 양만춘은 왕을 죽이고 권력을 찬탈한 연개소문에게 굴복하지 않고 저항하다 역도로 몰려 고구려군의 지원도 받을 수 ...
입력:2018-10-16 00:05:01
[시온의 소리] 확장성장, 연장성장
성장의 유형에는 ‘확장성장’과 ‘연장성장’이 있다. 확장(expansion)성장이 특정 집단의 몸체가 커지는 것을 말한다면 연장(extension)성장은 개척이나 지원을 통해 제3의 몸체들이 태어나고 자라는 것을 말한다. 기존 교회가 양적으로 성장하는 것도 나쁠 건 없지만 복음이 없는 곳에 새로운 교회들이 개척되고 신앙공동체가 자라나는 것은 하나님나라의 관점에서 더욱 바람직한 일이다. 문제는 아직도 많은 신자들과 교회들이 연장성장의 의미와 가치를 깨닫지 못하고 자기 몸체 불리기에만 급급하고 있는 현실이다. 확장성장을 추구하는 ...
입력:2018-10-11 00:05:01
[시온의 소리] 통역 소통
한 학생이 수업시간 내내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기에 지적을 했다. 그랬더니 옆의 학생이 대신 설명을 해준다. 애플리케이션으로 교재를 번역하며 읽는 중이라고. 요즘 대학엔 외국인 유학생이 많다. 그런데 우리말을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수업 진행에 어려움이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을 막는 벽은 수없이 많다. 나이 성별 성격 종교 신념 등. 그중 가장 높은 것이 언어의 벽일 것이다. 그래서 통역을 한다. 통역이란 소통의 문(通譯)이 되기도 하지만, 잘못하면 벽(痛譯)이 되기도 한다. 얼마 전 우리는 통역 없는 정상회담을 목격했다. 보통 ...
입력:2018-10-09 00:05:01
[시온의 소리] 나름을 살리는 다름의 美에 대하여
추석 연휴 때 방탄소년단(BTS)의 음악과 그들을 응원하는 팬클럽 아미(ARMY)의 연대에 관한 책을 읽었다. 음악을 들으면 들을수록 묘하게 빠져드는 리듬과 가사들이 평소 아이돌 노래에 관심도 없고 들어도 잘 이해하지 못했던 내겐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무엇보다 흥미로웠던 것은 그들이 지금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요인으로 그동안 아이돌 그룹이 보여준 칼군무와 상당히 다른 자유로운 댄스, 각자의 개성이 살아있는 표현들, 그리고 자신들이 말하고 싶은 목소리가 그것을 원한 팬들과의 맞울림으로 일으키고 있는 엄청난 진동이었다. 특히 그들의 목소...
입력:2018-10-04 00:05:01
[시온의 소리] 화 좀 내!
미칠 듯이 화가 나고 화가 나서 죽을 것 같은 고난의 시기에 나는, 무릇 그리스도인이라면 더군다나 목사라면 온유하고 인자해야 하며 화내면 나쁜 목사인 줄 알았다. 팔복을 읊조리고 주기도문을 주야장천 되뇌는데, 원수도 용서하라는 산상수훈이 기독교 윤리의 중심에 떡하니 버티고 눈을 부라리는데 감히 미워하고 화를 내고 욕까지 하다니. 못나고 못됐다, 자책했다. 불쑥불쑥 치미는 분노와 욕지기를 참지 못하는 나는 못된 목사, 못난 목사다. 나만 그런 줄 알았다. 주변의 목사들도 별반 다를 바 없고 경건한 신자들도 매일반이다. 가슴 한편에 자기 몫의 슬픔과 분...
입력:2018-10-02 00:05:02
[시온의 소리] 한 남자와 한 여자의 결혼
추석연휴를 맞아 오랜만에 친지들을 만났다. 장성한 조카들이 결혼해 가정을 꾸린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그들의 모습을 보며 부부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됐다. 하나님께서 한 남자와 한 여자를 만드시고 그들에게 사명을 주셨다.(창 1:26∼28) 하나님은 얼마든지 일부다처제나 일처다부제 혹은 동성애적 관계를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부부의 결합을 이루도록 하셨다. 일부일처제라는 부부관계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다시 한 번 더 확고하게 인정함으로써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성과 결혼과 가정에 대해 생각할 때 가...
입력:2018-09-27 00:05:01
[시온의 소리] 가을의 기도
“내가 바라는 것은 그리스도를 알고 그분의 부활의 능력을 깨닫고, 그분의 고난에 동참하여 그분의 죽으심을 본받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나는 어떻게 해서든지,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살아나는 부활에 이르고 싶습니다.”(빌 3:10∼11) 사도 바울은 죽음을 통해 부활에 이르려 한다고 말한다. 이 얼마나 중요하고 의미심장한 이야기인가. 부활의 선제 조건은 죽음이다. 부활에 이르기 위해서는 먼저 죽음이 있어야 한다. 바울은 자신의 부활을 위한 최고의 준비로 죽음을 택했다. 죽음은 곧 자기 부인을 의미한다. 예수님은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
입력:2018-09-20 00:05:01
[시온의 소리] 신사참배 죄, 우리가 회개해야 하는가
1938년 9월 10일은 한국교회의 영적 수치일이다. 제28회 조선예수교장로회 총회에서 신사참배를 결정한 날이기 때문이다. 그다음 날 한국교회는 일본 형사들과 함께 평양 신사에 가서 절을 했다. 물론 타 종교는 아예 처음부터 신사참배를 찬성해 버렸다. 그러나 기독교만큼은 시대와 사회의 항체요 저항인자가 되려고 끝까지 저항했다. 그럴수록 일제의 핍박은 더 심해졌다. 그때 기독교가 서로 하나만 돼 있었더라도 신사참배의 압박을 능히 이길 수 있었을 것이다. 당시 기독교인이자 민족 애국자였던 윤치영과 신흥우 세력 간의 알력 다툼이 그 시작이었다. 총독부가 ...
입력:2018-09-18 00:05:01
[시온의 소리] 다시 생각하는 선한 사마리아인 비유(2)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누가복음 10장)에 등장하는 제사장과 레위인이 강도 만난 피해자를 외면한 대의명분은 아마도 율법주의적 합리화, 즉 제사를 집례할 책임을 맡은 자로서 시체를 접하지 말아야 할 정결 규례가 그럴 듯한 핑계였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율법의 정신, 즉 하나님의 사랑과 공의를 구현해야 할 책임으로부터 면죄부를 받을 수는 없었다. 그들이 율법의 정신을 바로 깨달았다면 제사보다 순종을 선택해(삼상 15:22) 사랑을 실천하는 ‘선한 이웃’이 됐어야 했다. 그들보다 율법의 정신을 제대로 이해한다고 자부하는 현대 교회는 ...
입력:2018-09-13 00:05:01
[시온의 소리] 잃어버린 찬양을 찾아서
어느 교인이 천국에 가 보니 강단에서 예배 인도하고 설교하던 오 목사님이 보이질 않더란다. 그런데 찬양대 홍 집사는 여전히 가운 입고 찬양을 하고 있었다. 오 목사님과 황 장로님은 뭘 하시느냐 물으니 두 분 다 실직 상태란다. 천국엔 두 분에게 마땅한 자리가 없단다. 음악은 하나님의 걸작품이다. 구약시대부터 사람들은 음악예술을 하나님을 찬양하는 도구로 사용해 왔다. 리듬은 사람들의 육체(body)를 자극하고 가락은 정신(soul)을 자극하고 화음은 영(sprit)을 자극해 하나님을 만나게 해준다. 특히 합창에는 공동체를 하나로 엮어주는 놀라운 힘이 있다. 그래서일...
입력:2018-09-11 00:05:01
[시온의 소리] 아름답게 캄캄한
부엉이가 뇌조(雷鳥)에게 충고했다, 태양은 그리 중요하지 않으니 태양을 노래하지 말라고. 그러자 뇌조는 자신의 시에서 태양을 빼버렸고 부엉이는 뇌조에게 “넌 이제야 예술가로구나”라고 말했다. 라이너 쿤체의 시, ‘예술의 끝’에 나오는 내용이다. 쿤체는 이 시의 마지막 연에서 “그러자 아름답게 캄캄해졌다”라고 써놓았다. “아름답게 캄캄해졌다”는 이 모순형용이 예술의 영역에서 꽤 잘 어울린다는 생각과 함께,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이처럼 아름답게 캄캄한 자리가 확보되면 좋겠다는 기대를 해보았다. 한 기관...
입력:2018-09-06 00:05:01
[시온의 소리] 미워하면 얻는 세 가지
내게는 죽이도록 미운 당신이 있었고 죽도록 미운 내가 있었다. 그 증오의 기간이 자그마치 5년이었다. 목사는 물론 모든 성도가 주야로 말씀을 묵상하도록 부름 받았거늘 한 사람을 온종일 미워하며 지낼 줄이야. 그때 나는 이러고도 사람인가, 이래서야 목사인가 라는 끝도 없는 자괴감에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나름 오래 미워해 보면서 세 가지를 경험했다. 첫째는 긍정적인 것이다. 그리스도인은 미워하면 안 된다는 말을 많이 하고 자주 듣는다. 그러나 내 경험으로 미워하면 좋은 것이 적어도 하나는 있다. 미워하면 즐겁다. 솔직히 덩실덩실 춤이라도 출 듯 신난...
입력:2018-09-04 00: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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