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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포커스] 한·일 관계가 위태롭다
모든 것은 징후가 있는 법이다. 다가올 위기는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한·일 관계의 크고 작은 갈등은 또 한번 위기를 암시하고 있다. 일본은 코로나19 대책을 이유로 한국인 입국자를 2주간 자비부담 격리하고, 기존의 90일간 사증면제를 중단하고, 입국 가능한 공항을 나리타·간사이국제공항 두 군데로 한정했다. 지난 9일 하루 동안 매일 2만명이던 방일 한국인은 단 5명으로 줄었다. 일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사전에 한국과 충분히 협의했다고 주장하지만, 불합리하고 과도한 조치에 청와대는 크게 실망했고 깊은 유감을 나타냈다. 외교부는 비자...
입력:2020-03-16 04:05:02
[최현주의 알뜻 말뜻] 저는 사모님이 아닙니다
한때 ‘미시(Missy)’라는 용어가 미디어를 통해 시중에 널리 쓰였다. 일부러 ‘미스(Miss)’와 ‘미즈(Mrs)’를 혼동하라고 만든 신조어. 영어로는 아가씨라는 뜻이지만 미국 본토에서 원래의 뜻이 그러든 말든 우리는 아가씨 같은 주부라는 뜻으로 살짝 비틀어 썼다. 결혼하고도 아줌마가 아니라 아가씨라고 불리기를 갈망하는 여성들에게 ‘미시’라는 말은 사탕처럼 달았다. 나를 아가씨로 착각해주는 곳이라면 얼마든지 상품 값을 지불할 의향이 있고말고. 90년대 대한민국의 백화점에는 미시들이 넘쳐났다. 백화점에...
입력:2020-03-14 04:05:01
[혜윰노트] 표정 비우게 하는 마스크
춘천에는 한국전쟁도 몰랐을 정도로 오지에 있는 문배마을이 있다. 지금은 구곡폭포를 구경하러 온 관광객들이 허기를 달래기 위해 쉽게 드나들지만 당시에는 여의치 않았다. 그때를 회상하며 어떤 이는 지형 탓에 소식이 닿지 않아 전쟁도 몰랐으니 다행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지금 사정은 좀 다르다. 정보에 어두우면 불편함이나 부끄러움을 넘어 생명까지 위협받기 때문이다. 그만큼 정보의 가치가 때론 돈보다 큰 사회다. 최근 그에 따른 격차가 주목받고 있다. 이른 아침에도 줄은 길었다. 사람 수를 세던 담당자는 다섯 사람 앞에서 끊어질 거라고 했다. 그래도 ...
입력:2020-03-13 04:10:01
[칼럼] 신과 인간의 만남… 예배의 역설
예배는 역설로 가득 차 있다. 신과 인간의 만남, 이보다 더 역설적인 사건이 어디 있는가. 예배에 가득 차 있는 역설은 다음과 같다. 예배는 높임과 낮춤이 필요하다. 위대하신 하나님을 끝없이 높이는 것이 예배이고 동시에 질그릇 같은 인간을 한없이 낮추는 것이 예배다. 그래서 예배는 높임과 낮춤의 역설이다. 예배는 강함과 약함이 조우한다. 예배는 내 약함 가운데 깃든 하나님의 강함을 경험하게 한다. 그래서 예배는 강함과 약함의 역설이다. 예배는 은혜와 의무의 조화다. 예배 가운데는 한량없는 하나님의 은혜가 쏟아 부어지지만, 사람들이 준비해야 하고 ...
입력:2020-03-13 00:10:01
[청사초롱] 이정제동
울진의 평해에 가면 해월헌(海月軒)이라는 유서 깊은 고택이 있다. 그 마을에 살던 황응청(黃應淸)이 임진왜란 때 영의정으로 있다가 탄핵을 받아 죄인의 신세로 귀양 온 이산해(李山海)에게 이런 말을 했다. “무더운 여름날 좁은 방 안에 있더라도 눈을 감고 가만히 앉아 있으면 땀이 나지 않고, 추운 겨울날 얼어붙은 땅에 있더라도 목을 움츠리고 발을 싸매고 있으면 살이 트지 않는다오. 만약 참지 못하고 미친 듯이 달리며 굳이 바람 부는 정자와 따뜻한 방을 찾아 들어가려고 한다면, 시원한 정자나 따뜻한 방은 얻기도 쉽지 않거니와 내 몸이 먼저 병이 들 ...
입력:2020-03-11 04:05:01
[너섬情談] “기적은 어디에나 있다”
교회는 지하 깊숙한 곳에 있다. 군데군데 밝혀진 등을 벗 삼아 수백 계단을 내려가고, 군데군데 물이 흐르는 좁은 통로를 구불구불 거친다. 맑고 투명한 표면이 검은빛을 반사하는 지하 호수를 지나자 아름다운 예배당이 눈에 들어온다. 지상에서부터 100m, 킹가 교회는 완전한 어둠 속에서 밝은 빛을 낸다. 교회 자리는 본래 소금광산이었다. 폴란드 비엘리치카에 있다. 소금을 캐려고 들어왔던 광부들은 통로 여기저기에 신앙의 흔적을 새겼다. 투박하나마 소금을 깎아 신의 형상을 마련하고, 마음속 소망을 빌었다. 길이 54m, 너비 평균 17m, 높이 최대 12m인 이 거대한 ...
입력:2020-03-11 04:05:01
[이흥우 칼럼] 코로나 민심의 승자가 되려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총선… 최대 이슈로 떠오른 코로나19 과학의 영역 코로나 문제에 정치적 잣대·감정 이입하면 해결의 실마리 더 꼬여 1,469,023. 지난 5일 마감한 ‘문재인 대통령 탄핵 촉구’ 청와대 청원에 참여한 사람 수다. 지난해 183만1900명이 참여한 ‘자유한국당 해산’ 청원 다음으로 많다. 청원의 주된 이유는 한마디로 ‘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19 사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로 요약된다. 부연하면 ①국내에서 마스크 가격이 10배 이상 폭등하고 품절상태가 지속돼 국민들이 마스크를 구입하기 ...
입력:2020-03-11 04:05:01
[길 위에서] 코로나19 사태가 끝난 뒤 하고 싶은 일
이 시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후를 말하는 건 성급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 모두 코로나19 상황이 하루속히 끝나기를 갈망하지 않는가. 황성주 사랑의병원 원장도 얼마 전 국민일보 기고문에서 ‘한국인에게 코로나19는 종이호랑이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다행히 신규 확진자 수도 줄고 있다. 조심스럽지만 코로나19 이후 ‘버킷 리스트’ 5가지를 뽑아봤다. 우선 마스크를 잔뜩 구입하겠다. 다음 코로나 대비용이다. 언제 닥칠지는 모른다. 사스는 2002년, 메르스는 2015년 발생했다. 마스크 자체에 유통기한이 있어 무작정 쌓아...
입력:2020-03-11 00:10:01
[돋을새김] 마스크 대란 속 정부 민낯
9일 오전 9시20분 회사 지하 약국에 갔다. 출생연도 덕에 마스크 5부제 시행 첫날 구매하게 됐지만 이미 줄은 30m가량 이어졌다. “이게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다”는 투덜거림이 여기저기서 들렸다. 기자는 44번으로 불렸다. 약사는 마스크 내주랴, 고객 주민등록번호 컴퓨터에 입력하랴 눈코 뜰 새 없었다. 오전 10시쯤 겨우 마스크 2장을 샀다. 득템했다고 기뻐해야 하나. 마스크 대란에서 보여준 청와대와 경제 당국의 실기·말 바꾸기·오락가락 행보를 보면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생각이다. 첫 단추부터 잘못 뀄다. 1월 20일 국내에서 신종 코로...
입력:2020-03-10 04:05:02
[한반도포커스] 코로나 외교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고 있다. 전염병의 세계적 만연상태인 팬데믹(pandemic)은 아니라는 국제보건기구(WHO)의 설명이 무색하게 이미 93개국에서 약 10만명의 확진자가 발생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우려스러운 것은 한국에서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세계 각국의 ‘한국 공포증(Korea phobia)’이 확산일로라는 점이다. 외교란 국제사회에서 국가 간 다양한 교섭을 통해 자국 이익을 극대화하는 사무활동을 가리킨다. 외교무대에서 거의 모든 국가가 자국 입장에서 가장 유리한 효과를 거두기 위해 상대방에 대...
입력:2020-03-09 04:05:01
[칼럼] 그 많던 예배자는 어디로 갔을까
사라졌다. 예배의 자리를 채우던 예배자들이 사라졌다. 여전히 예배당은 있지만, 그 많던 예배자는 어디로 간 것일까. 지금 우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상상 못 한 일들을 곳곳에서 보고 있다. 전염병이 창궐한 이때 예배자의 자리는 어디인가. 세상 나라가 머물러 있으라고 하는 곳인가, 스스로 물러가 숨죽이고 숨어 있는 곳인가. 그 쓰라린 결정을 이해 못 할 자 아무도 없다. 하지만 텅 빈 예배당에서 예배자를 애타게 기다리시는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모른 척할 수는 더더욱 없다. 하나님은 그 어떤 상항 속에서도 주저 없이 우리를 찾아...
입력:2020-03-06 00:10:01
[특별기고] 코로나19 낮은 치사율은 경이로운 일… 두려워 말라
지난 1일 경북 상주적십자병원에 대구에 사는 코로나19 확진자가 119 구급대 앰뷸런스를 타고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이미지 그림. 연합뉴스 나는 지금 터키 앞바다에서 배로 한 시간 떨어진 그리스의 레스보스섬에 와 있다. 내전을 피해 유럽에 가려고 바다를 향해 뛰어들다 파도에 휩쓸려 죽은 사람들을 기억하는가. ‘터키와 시리아에서 가장 가까운 유럽’, 바로 그 섬이다. 지금은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이 대거 몰려있는 섬에서 난민을 위한 구호 활동 중에 이 글을 쓴다. 엊그제부터 터키가 국경을 열자 시...
입력:2020-03-05 00:10:02
[청사초롱] 사소한 일에 목숨 거는 사람들
‘왜 나는 조그만 일에만 분개하는가/ 저 왕궁 대신에 왕궁의 음탕 대신에/ 오십 원짜리 갈비가 기름덩어리만 나왔다고 분개하고/ 옹졸하게 분개하고(중략)// 한번 정정당당하게/ 붙잡혀간 소설가를 위해서/ 언론의 자유를 요구하고 월남파병에 반대하는/ 자유를 이행하지 못하고/ 이십 원을 받으러 세 번씩 네 번씩/ 찾아오는 야경꾼들만 증오하고 있는가// (중략)/모래야 나는 얼마큼 작으냐/ 바람아 먼지야 풀아 나는 얼마큼 작으냐’(김수영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 일부) 좋은 글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빛나는 이유가 있다. 김수영의 시와 산문은 ...
입력:2020-03-04 04:05:01
[신종수 칼럼] 재난 가운데 보이는 희망
코로나 극복 위한 의료진의 눈물겨운 헌신이 파장 일으켜 시민들도 공동체 생각하며 연대와 나눔 시도 서로 손잡고 아픔 나누는 한 바이러스 반드시 이겨낼 것 대구시의사회 회장이 쓴 호소문을 다시 읽어본다. 코로나19가 창궐한 직후인 지난달 25일 5700여명의 동료 의사들에게 문자메시지로 보낸 글이다. 그는 싸움터로 향하는 의병처럼 “질병과의 힘든 싸움에서 최전선의 전사로 분연히 일어서자”며 “응급실이건 격리병원이건 각자 불퇴전의 용기로 한 명의 생명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끝까지 싸우자”고 호소했다. “이 위기에 단 한 푼의 대...
입력:2020-03-04 04:05:01
[너섬情談] 나는 ‘괴물 쥐’를 먹은 적이 있다
괴물 쥐라고 불리는 동물이 있다. 쥐목에 든다. 대문니가 길게 툭 튀어나와 있고 꼬리는 집쥐와 흡사하다. 뉴트리아다. 고기가 맛있고 가죽을 이용할 수 있어 세계 곳곳에서 가축으로 키운다. 1980년대에 식용 가축으로 국내에 들여왔다. 10년도 안 되어 사달이 났다. 뉴트리아 사육 농가들이 판매처를 확보하지 못했다. 사료비 부담 때문에 농가들이 뉴트리아를 방치했고, 뉴트리아는 생존을 위해 사육장에서 탈출했다. 뉴트리아는 습지와 저수지에 숨었다. 한국의 자연 환경에 적응해 새끼를 낳았고, 날로 번창해 여기저기서 불쑥 사람들 앞에 나타났다. 처음 보면, ...
입력:2020-03-04 04:05:01
[돋을새김] 과한 게 덜한 것보다 낫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과유불급(過猶不及)’은 어디서나 통하는 역사의 교훈이다. 뭐든 과하면 못 미치는 것과 마찬가지란 뜻이다. 한 개인의 언행도, 집단의 행동도, 국가의 통치행위도 지나치면 화를 자초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중국 우한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된 요즘, 이를 거꾸로 말하는 이가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다. 이 지사는 지난달 말부터 기회 있을 때마다 “전염병에는 ‘지연’ 대응보다 ‘과잉’ 대응이 훨씬 더 좋은 방책”이란 말을 해왔다. 누가 봐도 좀 과하다 싶은 ...
입력:2020-03-03 04:05:01
[한반도포커스] 코로나19의 국제정치 역학
우한발 코로나19 사태는 ‘블랙 스완(Black Swan)’과 같다고 말한다. 검은 백조는 기존 상식으로는 예측되지 못하는 존재이다. 따라서 현재 코로나19 상황은 국제관계에서 매우 이례적인 사건이며 대응 또한 기존 방식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때만 해도 지구가 하나가 된 세계화로 나타난 병리현상으로 보는 경향이 많았다. 그러나 코로나19는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글로벌 파워로 등장하면서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리스크를 발생시킨 것이다. 중국과 상호의존이 심화된 국제관계로 인해 각국은 중국발 위기에 고심할 수...
입력:2020-03-02 04:05:02
[청사초롱] ‘구름빵’ 부가가치 4400억?
안재선 작가의 그림책 ‘삼거리 양복점’(웅진주니어)은 올해 3월 30일부터 열리는 2020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의 라가치상 오페라 프리마(신인상) 부문 ‘스페셜 멘션’을 수상한다. 라가치상은 1966년 시작돼 전 세계에서 한 해 동안 출간된 최고의 아동 도서에 수여되는 ‘아동서의 노벨상’으로 평가받는 권위 있는 상이다. 라가치상 심사위원회는 ‘삼거리 양복점’이 “아이들에게 친근한 강아지 캐릭터가 100년 동안 운영한 작은 양복점을 통해 붐비는 도시와 사람들, 옷 만드는 도구와 절차를 갈색과 회색으로 절묘하게...
입력:2020-02-26 04:10:01
[길 위에서] 내가 아닌 우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불안감이 팽배했던 지난 7일 일본인 10여명이 부산항을 통해 입국했다. 오카마사하루기념 나가사키평화자료관 관계자인 이들은 이튿날 부산 남구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을 방문한 뒤 영도구 땅끝교회 일본어예배부를 찾았다. 일본 나가사키에서 피폭 조선인들을 위해 헌신적 삶을 살다 간 인권운동가 오카 마사하루(1918~94) 목사를 기억하는 세미나를 열기 위해서였다. 오카 목사는 18년 11월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기독교를 접했다. 어려운 집안 형편 탓에 생계를 위해 해군 전신병 시험을 보고 직업 군인으로 첫...
입력:2020-02-26 00:10:01
[돋을새김] 우리 곁의 코로나19, 판데믹
전염병 예방전문가이자 미국 뉴욕시 보건병원공사 이사인 사이라 마다드 박사에 따르면 스페인독감, 메르스, 신종플루와 같은 특수한 바이러스 전염병의 특징은 4가지 정도다. 치사율이 높고, 치료제가 없으며, 대중적 패닉을 유발하고, 전염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 기준에 코로나19를 적용하면 치사율이 낮은 것을 제외한 3가지 특징이 모두 나타난다.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는 코로나19의 치사율이 신종플루보다 높고 메르스보다 낮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에서 시작됐던 신종플루는 전 세계적으로 163만명의 감염자가 발생해 1만9000여명이 숨졌는데 치사율이 1% ...
입력:2020-02-25 04:05:02
[한반도포커스] 코로나19 대하는 세계
코로나19의 기세가 무섭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한 국가의 문제가 아닌 국제 의제가 되면서 몇 가지 함의를 주고 있다. 우선 강대국의 절대적 영향력 아래 놓인 국제기구의 무력함이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중국이 당선시켰다. 2017년 중국은 자국 외교관을 동원해 개발도상국을 상대로 중국의 아프리카 거점국인 에티오피아 출신의 거브러여수스 선거운동을 했다. 그는 공산주의 계열의 ‘티그레이 인민해방전선’ 출신이기도 하다.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 우선주의를 주창하면서 유엔을 비롯한 ...
입력:2020-02-24 04:05:02
[최현주의 알뜻 말뜻] 묻지 말고 그냥 묻고 가자는 그 말
언어는 어디서부터 왔을까. 종종 곰곰 생각해본다. 단어의 유래, 생김새와 뜻, 문장에서의 쓰임, 유의어와 반의어 같은 것들을 뒤적이며 논다. 문장에 종속되기 이전 개별체로서의 단어들, 문장에 속한 뒤 사명과 의무를 부여받은 단어들. 이런 것들을 생각하며 언어를 여행하는 일은 신나고 재미있다. 세상의 모든 사물에 이름씨가 있고 세상의 모든 행위에 움직씨가 있다는 것을, 내가 느끼는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말이 있다는 것을 처음 배운 그때는 얼마나 놀라웠을까. 말문이 터진 아이들이 끝없이 질문을 쏟아내는 이유는 그 때문일 거다. 그 순간은 인생에서 가장 ...
입력:2020-02-22 04:05:01
[돋을새김] 오스카와 봉준호 팬덤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왼쪽) 감독과 한진원(오른쪽) 작가. 봉준호 감독이 객석을 바라보며 웃고 있다. 연합뉴스 트로피를 지그시 내려다보던 거구의 사내가 갑자기 히죽, 웃더니 객석 쪽으로 돌아서며 킥킥댄다. 그 순간 세상에는 트로피와 자신 둘뿐이라는 듯. 이게 믿어져? 나는 안 믿어져, 무대 위에서 혼잣말이라도 하듯이. 봉준호 감독의 레전드 영상은 “봉준호가 트로피를 보듯 너를 바라볼 사람을 찾도록 해” “나도 언젠가 이런 사랑을 찾아야지” 같은 농담이 줄줄이 매달...
입력:2020-02-18 04:05:02
[청사초롱] 부부싸움 잘하는 법
부부싸움은 결혼생활에 독일까? 많은 사람들이 가능하면 부부싸움을 피하며 (겉으로만이라도) 평화로운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부부싸움을 안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30년 이상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다른 성격을 가진 두 사람이 함께 살면서 어찌 갈등이 없겠는가. 부부싸움은 피할 수 없는 결혼생활의 일부이고 현실이다. 부부싸움을 하지 않겠다는 결혼 전의 약속은 우리들의 아름다운 희망일 뿐이다. 부부싸움을 하지 않는 부부가 있다면 그들이 성인군자일 확률보다는 한쪽이 참고 있을 확률이 훨씬 더 높다. 물 아래 백조의 쉼 없는 발놀림처...
입력:2020-02-19 04:05:01
[한반도포커스] 일본은 과연 선진국인가
일본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는 16일 현재 53명이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감염자를 포함하면 408명으로 많아진다. 이 크루즈선 탑승자를 상대로 현재까지 진행된 검사에서 감염률은 3분의 1 이상이니 실제 감염자는 1000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사망자까지 나왔고, 홋카이도에서 오키나와까지 지역사회 감염마저 우려되고 있다. 일본의 실패에 화가 난 미국은 수송기를 보내 자국민 300여명을 데려가려 한다. 대만은 이미 일본을 경계지역으로 지정했다. 일본은 1월 16일 국내 감염자가 확인되고 한참 지난 2월 1일에야 후...
입력:2020-02-17 04: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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