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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코로나 검사 거부하는 보건소들
선별진료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방역 전쟁의 최전선이다. 코로나19 증상이 의심되는 환자가 첫 번째 찾는 장소로, 사전 역학조사와 진찰이 이뤄진다. 보건소와 종합병원 등 559곳에 설치됐다. 하지만 환자가 증상을 호소하거나 민간 병의원이 검사를 의뢰해도 보건소가 거부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코로나19에 감염된 59번 환자(75)는 여러 차례 서울 종로구보건소 등 선별진료소를 찾아갔는데도 검사를 받지 못했다. 피 섞인 가래와 기침, 고열을 확인한 이비인후과에서 진료의뢰서를 써줬는데도 이런 일이 생겼다. 20일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
입력:2020-02-24 04:10:01
[한마당] 떴다방 정당, 신장개업 정당
정당은 정치적인 주의나 주장이 같은 사람들이 정권을 잡고 정치적 이상을 실현하기 위하여 조직한 단체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등을 운영할 대리인을 자유로운 투표를 통해 선출하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당은 가장 대표적이고 중요한 정치 조직이다. 주요 선진국들의 정치 중심에는 길게는 100여년, 짧게는 수십년의 시간을 단련해 오며 국민 속에 깊숙이 뿌리를 내린 정당들이 자리 잡고 있다. 우리 정당들은 딴판이다. 권위주의 시대를 극복하고 민주화를 이뤄냈지만 개별 정당의 연륜은 초라하다. 국회의원이 1명이라도 있는 정당은 현재 9곳. 2012년 10월 창당한 정의...
입력:2020-02-22 04:10:01
[한마당] 질병관리본부장 정은경
코로나19 첫 환자 발생 이후 한 달이 지난 지금 방역 당국의 활동을 평가하는 것은 섣부르다. 한국이 대응을 잘하고 있다는 미국 영국 일본 언론 등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대구에서 무더기로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중대한 국면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인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의 성실하고 차분한 대응이 호평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노란 점퍼를 입고 매일같이 브리핑하는 화장기 없는 얼굴은 갈수록 초췌해지고 있다. 바빠서 염색을 못해서인지, 고생해서인지 알 수 없으나 한 달 전에 비해 흰머리가 부쩍 늘어난 사진...
입력:2020-02-21 04:10:01
[한마당] 위기의 도쿄올림픽
일본은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하계 올림픽을 개최한 나라다. 제18회 올림픽이 1964년 10월 도쿄에서 열렸다. 일본은 이보다 앞서 올림픽을 개최할 기회가 있었다. 1940년 제12회 올림픽 개최지가 도쿄였다. 그러나 일본이 1937년 중일전쟁을 일으키자 개최지가 핀란드 헬싱키로 변경됐고 이마저도 2차 세계대전으로 열리지 못했다. 오는 여름 도쿄에서 제32회 올림픽이 열린다. 공식 명칭은 32회지만 실제로는 스물아홉 번째 올림픽이다. 제6회 베를린올림픽(1916년)과 제12회·제13회 런던올림픽(1944년)은 각각 1차대전과 2차대전으로 취소됐다. 예정대로라면 이번 도쿄...
입력:2020-02-20 04:10:01
[한마당] ROTC
ROTC(Reserve Officers’ Training Corps)는 대학생들에게 군사교육을 실시해 졸업과 동시에 장교로 임관시키는 제도다. 모병제 국가에서 긴급하게 징병제로 전환할 때를 대비해 예비역(reserve)장교를 미리 뽑아두는 게 원래 취지다. 미국의 경우 훈련받은 인원 중 95%는 임관과 동시에 예비역으로 전역한다. 우리나라 ROTC는 1961년 6월 1일 창설됐다. 서울대와 고려대 등 16개 대학에 육군 학도군사훈련단이 생긴 때다. 하지만 59년 한국해양대에 창설된 해군 제1001학생군사교육단이 실제론 최초다. 공군은 71년 항공대에 학군단이 처음으로 세워졌다. ROTC는 ...
입력:2020-02-19 04:05:02
[한마당] 국경을 초월한 메뚜기떼의 공습
역사상 최악의 농업해충은 로키산메뚜기로 알려져 있다. 미국 서부의 로키산맥 동쪽인 몬태나주, 콜로라도주, 네브래스카주 일대에 자주 나타났던 메뚜기 종류다. 1870년대에 농경지를 습격해 현재 가치로 6조원의 피해를 줬다고 한다. 최대 규모 무리가 12조5000억 마리에 달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1902년 멸종됐다. 우리나라도 메뚜기떼 급습을 받은 적이 있다. 2014년 8월 전남 해남의 농경지 25㏊가 수십억 마리 메뚜기떼로 쑥대밭이 됐다. 정체를 알고 보니 메뚜기과에 속하는 풀무치였다. 메뚜기가 대규모로 출몰하면 공포의 대상이다. 성경에선 황충으로 불리기...
입력:2020-02-18 04:10:01
[한마당]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의 시련
다이아몬드 프린세스는 일본에서 건조된 12만t급 초호화 유람선이다. 영국과 미국 합작의 크루즈선사인 카니발 소속이지만 미쓰비시중공업이 2004년 2월 나가사키 조선소에서 제작했다. 총 길이 290m, 폭 37.5m, 높이 62.5m로 승무원 1100명과 승객 2670명이 탈 수 있다. 고급 식당, 바, 극장에 수영장과 나이트클럽까지 갖췄다. 원래 자매 크루즈선인 사파이어 프린세스와 나란히 나가사키에서 건조되다가 사파이어에서 화재가 나는 바람에 선박 인도 기일을 맞추려 막판에 이름이 바뀌었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는 지난달 20일 일본 요코하마항을 떠나 ‘아시아 그...
입력:2020-02-17 04:10:01
[한마당] 짜파구리
지난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라면은 신라면이었다. 그 뒤를 진라면 짜파게티 육개장 너구리가 이었다. 3위 짜파게티와 5위 너구리는 보통 라면보다 면이 굵다는 공통점을 가졌다. 같이 끓여도 이질감이 적어서 짜파구리 조리법을 낳았다. 유래는 크게 세 가지 설이 있다. PC통신 시절 나우누리에 레시피가 소개됐다고도 하고, 1990년대 병영에서 군인들이 시도했다는 얘기도 있다. 제조사 농심이 계획적으로 퍼뜨렸다는(짜파게티와 너구리를 한꺼번에 팔 수 있으니까) 주장은 아무 근거가 없어 우스개 음모론에 가깝다. 군대 기원설은 나름 논리적인데, PX에 납품되는 짜...
입력:2020-02-15 04:05:02
[한마당] 美 대선 블룸버그 대망론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은 입지전적 인물이다. 투자은행 살로먼브러더스에서 해고된 뒤 1981년 퇴직금으로 블룸버그L.P.를 세웠다. 이 회사는 금융 전용 단말기와 회선을 통해 실시간으로 고급 정보를 제공하는 혁신적인 서비스로 금융업의 개념을 바꿔놓았다. 이후 통신사, 글로벌 TV네트워크, 라디오방송, 잡지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거대 미디어그룹이 됐다. 대주주인 블룸버그는 세계 14위 부호로, 순자산이 580억 달러(약 68조6000억원)에 이른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지난해 11월 뒤늦게 2020년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뛰어들었다. 그는 &...
입력:2020-02-14 04:10:01
[한마당] 블랙리스트 영화인들의 반전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과 배우 송강호는 박근혜정부 시절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문화예술계 내 좌성향 세력 현황 및 고려사항’이란 2014년 만들어진 청와대 보고서에는 ‘봉준호-민노당 당원’이라고 적혀 있다. 봉 감독이 만든 영화에 대해서는 이렇게 기술돼 있다. ‘설국열차(2013년 작): 시장 경제를 부정하고 사회 저항 운동을 부추김. 괴물(2006년 작): 반미 정서와 정부의 무능을 부각해 국민의식을 좌경화. 살인의 추억(2003년 작): 공무원과 경찰을 비리 집단으로 묘사해 국민에게 부정적 인식 주입.’ 봉 감독은 이명박정...
입력:2020-02-13 04:05:02
[한마당] 정치인 태영호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공사는 2016년 8월 한국으로 왔다. 이후 행로는 여느 탈북자와 매우 다르다.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를 비롯한 고위층 탈북자들이 정부의 보호 아래 침묵하거나 대외 활동을 피한 것과 대조된다. 태 전 공사는 2018년 5월 말 국가정보원 산하 한 연구원의 자문위원이라는 안정적인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만나 내놓은 4·27 판문점선언 한 달 만이다. 판문점선언 직후 출간된 ‘3층 서기실의 암호’와 “북한은 핵을 포기할 리 없다”는 5월 14일 국회 강연이 이직(離職)과 관련 있어 보인다. &...
입력:2020-02-12 04:10:01
[한마당] 아카데미 울린 ‘부재의 기억’
“119 상황실입니다” “살려주세요. 배가 침몰되는 거 같아요” “위치 말해주세요. 위치” “위치를 잘 모르겠어요” “배 이름 뭡니까” “세∼월∼호요. 세월호”…. 2014년 4월 16일 오전 8시52분 전남소방본부 119 상황실과 최초 신고자의 통화다. 영화는 망망대해를 배경으로 긴박한 대화를 전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상황은 숨가쁘게 전개된다. 8시56분. “현재 계신 위치에서 움직이지 마시고 대기해주시기 바랍니다.” 여학생들이 웅성거린다. “이런 상황에서 막 그러...
입력:2020-02-11 04:05:01
[한마당] 내부 고발자
조직 내부의 부정부패와 비리 등을 외부에 폭로하는 사람을 내부 고발자라고 한다. 영어로는 휘슬 블로어(whistle blower)다. 호루라기를 불어 위험을 알리는 사람이라는 의미다. 내부 비리는 짬짜미로 이뤄지기 때문에 잘 드러나지 않는다. 사정을 잘 아는 내부자의 증언이 필요한 이유다. 내부 고발자 중에는 정부기관이나 기업 등의 불법행위를 들춰내 잘못을 바로잡고 이를 통해 공익 확대와 공동체의 건강성 회복에 기여한 이들이 많다. 마크 펠트 전 미국 연방수사국(FBI) 부국장은 1972년 워터게이트 사건의 배후를 언론에 알려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사임을 이끌어냈...
입력:2020-02-10 04:05:02
[한마당]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최근 첫 회의를 열고 활동을 시작했다. 준법감시위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뇌물사건 파기환송심 재판부의 권고로 만들어졌다. 이 부회장은 1심 실형 선고 뒤 항소심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아 석방됐지만 대법원은 2심의 36억원보다 많은 86억원을 뇌물·횡령액으로 판단했다. 현행법상 50억원 이상 횡령은 최소 징역 5년이다. 집행유예는 3년 이하 징역형에 대해 가능하다. 재판부가 형량의 절반까지 직권으로 깎을 수 있는 ‘작량감경’을 하지 않으면 이 부회장은 재수감된다. 여기서 찬반 양론이 생긴다. &lsqu...
입력:2020-02-08 04:10:01
[한마당] 신종 코로나 인사법
문화와 풍습이 다양한 만큼 지구상엔 수많은 인사법이 존재한다. 무수히 많은 인사법 중에서 세계 어느 곳에서도 통용되는 가장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인사법이 악수다. 악수의 기원은 분명치 않다. 고대 바빌론에서 기원했다는 설도 있으나 이론이 많고, 수백 년 전 영국에서 악수한 사실은 여러 사료를 통해 확인됐다. 현재는 남녀 간에도 악수를 하지만 악수는 원래 남자의 인사법이었다. 칼을 들고 싸우던 시대, 손에 무기가 없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상대에게 빈손을 내민 게 현대적 의미의 악수로 보고 있다. 당시 여성들은 칼을 들 일이 거의 없어 악수할 필요가 없었다...
입력:2020-02-07 04:10:01
[한마당] 신종 코로나 사태와 인간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사태 이후 여러 인간 군상이 등장하고 있다. 마스크와 손세정제 같은 방역물품을 매점매석하거나 터무니없이 값을 올린 행태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남의 곤경을 돕지는 못할망정 불행을 조장해 돈을 버는 것은 양심에 반한다. 시민들의 불안감에 편승해 가짜뉴스를 만들거나 확산시키는 행태도 ‘공공의 적’이다. 본인에게는 재미있거나 팔로어가 느는 이득이 있을지 모르겠으나 사회 전체의 신뢰 체계를 붕괴시키는 반사회적 행위다. 당국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지역사회를 헤집고 다니는 감염의심자의 무신경은 엄청난 민폐다. ...
입력:2020-02-06 04:10:01
[한마당] 바이러스와 싸우는 법
이탈리아 국립전염병연구소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환자의 세포에서 바이러스를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순수한 샘플이 확보되자 이를 각국 연구진이 활용토록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호주 멜버른대학 감염·면역연구소는 감염자 시료에서 바이러스를 추출·배양해냈다. 백신 개발에 착수했고, 역시 세계보건기구(WHO)를 통해 샘플을 공유했다. 미국 일본 홍콩 연구진도 바이러스의 정체를 파악하고 치료법을 찾기 위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다국적 기구인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은 16주 안에 백신 완성을 목표로 접근법이다른 세 갈래 연구를 지원...
입력:2020-02-05 04:10:01
[한마당] 죽음의 카니발
강원도 화천군이 2003년부터 매년 겨울 개최하고 있는 화천산천어축제는 국내 대표적인 겨울축제다. 얼음썰매 타기, 얼음축구, 인간컬링, 눈사람 만들기대회, 문화행사 등 프로그램이 다양하지만 하이라이트는 얼음낚시다. 얼어붙은 화천천에 구멍을 뚫고 낚싯줄을 늘어뜨려 산천어를 잡아 올린다. 무릎 높이 정도로 물이 찬 수조에 들어가 맨손으로 산천어를 잡는 체험 프로그램도 인기다. 잡은 산천어는 즉석에서 회를 뜨거나 구워 먹는다. 1월에 3주 일정으로 열리는 이 축제에는 10년 넘게 해마다 1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아왔다. 한파가 맹위를 떨쳤던 지난해에는 무려 1...
입력:2020-02-04 04:05:02
[한마당] 영국의 고립
영국이 지난 31일 밤(현지시간) 유럽연합(EU)을 공식 탈퇴했다. EU의 전신인 유럽경제공동체(EEC)에 가입한 지 47년 만이고, 1993년 EU 출범 이래 첫 탈퇴국이다. 후유증은 만만치 않을 것이다. 유럽 대륙에서의 거주 취업 교육이 자유로운 EU시민으로 살고 싶어하는 영국인들은 그 지위를 잃어버리게 됐다. 영국에 정착한 다른 EU회원국 국민 360만여명도 취업허가나 영주권을 따로 받아야 하는 등 불편함은 마찬가지다. 유럽 통합이란 개념을 묵직하게 처음으로 제시한 이는 영국의 윈스턴 처칠이다. 대서양 건너 미국의 힘을 일찍이 인식한 처칠은 미국을 오가면서 국경...
입력:2020-02-03 04:10:01
[한마당] 시노포비아
세계에서 음식 종류가 가장 많은 나라를 꼽으라면 단연 중국이 첫손가락에 꼽힌다. 중국인조차 평생 다 먹어 보지 못한다고 할 정도로 중국 음식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오죽하면 “중국인은 네 발 달린 것 중 책상과 의자 빼고 다 먹고, 날아다니는 것 중에선 비행기 빼고 다 먹는다”는 말이 있을까 싶다. 중국을 여행하다보면 재래시장에 살아있는 수많은 야생동물이 진열된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애완용도 있지만 대개가 식용이다. 누구나 그렇듯 중국인도 신선한 고기를 선호한다. 중국인은 살아있는 것을 신선하다고 여겨 가공육이나 포장육에 대한 ...
입력:2020-02-01 04:05:02
[한마당] 마스크 대란
‘업체가 상품 품절로 고객님의 주문을 취소하여 안내드립니다. 환불은 지금 처리 중이며, 환불 완료 시 문자로 알려드리겠습니다. 이용에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지난 28일 오전에 받은 휴대폰 문자다. 전날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KF80 마스크를 구입하고 결제까지 했음에도 구매가 취소됐다는 사실에 조금 당혹스러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확산에 대한 우려로 너도나도 마스크를 찾고 있으니 품절될 만도 하겠구나 생각했다. 그런데 웬걸, 다음 날 해당 사이트를 다시 들어가보니 같은 제품이 버젓이 진열돼 있었다. 가격만 바뀐 채로. 개당 700원이...
입력:2020-01-31 04:05:01
[한마당] 가스라이팅
1944년 영화 ‘가스등(Gaslight)’은 값비싼 보석을 손에 넣으려는 살인범의 집요한 수법을 그렸다. 부유한 오페라 가수가 집에서 피살되자 조카딸 폴라가 그 저택을 물려받는다. 유학을 떠난 폴라는 잘생긴 음악가 그레고리와 결혼해 10년 만에 저택으로 돌아왔는데, 그와 살면서부터 사소한 물건을 자꾸 잃어버리기 시작했다. 기억력에 심각한 문제가 생겼다고 느끼며 심리적 불안에 빠져들 무렵 밤마다 가스등이 흐릿해지고 다락방에선 소음이 들려온다. 남편은 매번 “가스등은 평소처럼 밝다”며 폴라의 망상으로 몰아갔고, 그런 일이 반복되자 폴라...
입력:2020-01-30 04:10:01
[한마당] 처갓집 설민심
설에 장인 장모가 전남 여수에서 역귀성을 했다. 바리바리 싸 온 음식으로 맛있고 풍성한 식탁이 차려졌다. 그런데 첫 식사 자리부터 분위기가 이상해졌다. 정치에 조금도 관심이 없고 음식 만들기나 집안일, 자식들 걱정밖에 모르던 70대 중반의 장모가 대뜸 “자네는 이번 검찰 인사를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물었다. “왜요? 어머니”라고 되물었다. 그러자 장모는 대학 교육을 받은 사람과 말싸움을 해도 밀리지 않을 정도로 검찰 인사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검찰 인사에 문제가 많지만 검찰 개혁 여론도 많다고 했더니 “그게 뭔데 나중에 ...
입력:2020-01-29 04:05:01
[한마당] 코로나바이러스
주로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코로나(corona)바이러스는 외형에서 이름을 따왔다. 전자현미경으로 바이러스를 관찰하면 둥글고 납작한 몸체 가장자리에 뾰족뾰족한 못들이 돌출해 있는 왕관 모양이다. 코로나는 라틴어로 왕관을 의미한다. 2002년 11월 중국 광둥성에서 첫 환자가 확인됐던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는 32개국으로 퍼져나가 8300명가량을 감염시켰고 775명을 숨지게 했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는 2015년 중동 지역에서 발생해 27개국 2468명이 감염돼 이 중 851명이 사망했다. 두 전염병 모두 코로나바이러스가 병원체였다. 치명...
입력:2020-01-28 04:05:01
[한마당]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현대 자본주의의 다른 이름은 주주자본주의(Shareholder Capitalism)다. 기업 이익 최대화와 주가 부양을 통한 주주가치 극대화를 경영의 최고 목표로 삼는다. 주주자본주의가 미국을 넘어 세계의 ‘표준’이 된 데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밀턴 프리드먼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1962년 저서 ‘자본주의와 자유’에서 기업은 대중이나 사회에 대해 그 어떤 사회적 책임도 없다, 오직 주주들에게만 책임을 진다고 주장했다. 프리드먼을 중심으로 한 시카고학파의 ‘시장 근본주의’는 광범위한 혁명을 촉발했다. 80년대 로널드 레이...
입력:2020-01-24 04: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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