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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블시론] 시대유감 ‘예의상실’
불쾌한 기억은 좀처럼 잊혀지지 않는다. 출근길이었다. 앞에 걸어가던 청년이 반려견을 산책시키고 있었다. 하필이면 회사 건물 모퉁잇돌에 코를 갖다 대더니 마킹을 하는 것을 목격했다. 동시에 나도 모르게 “아이참!”이라는 신음 조의 감탄사가 툭 튀어나왔다. 그 소리를 들은 견주는 뒤돌아 나를 보더니 갑자기 시비를 걸어왔다. 반려견 행동에 무슨 잘못이 있는가? 내가 반려견 행동에 비난과 욕을 했다는 것이었다. 자조적인 한숨 조의 감탄사라고 해명했지만 듣지 않았고, 그가 해석한 판단대로 나를 몰아세웠다. 아침 출근길 봉변이었다. 다른 날 출근...
입력:2022-08-12 04:05:01
[시온의 소리] 똑바로 읽어도 거꾸로 읽어도 같은
“제 이름은 똑바로 읽어도 거꾸로 읽어도 우영우입니다. 기러기 토마토 스위스 인도인 별똥별 우영우… 역삼역?” 인기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나오는 주인공의 자기소개다. 로스쿨을 수석 졸업하고 변호사 시험에서도 만점 가까운 점수를 얻어도, 우영우는 자폐 스펙트럼을 가졌다는 이유로 갈 곳이 없다. 반년의 백수 생활 끝에 겨우 한 로펌에 취직했지만, 그를 향한 동료들의 첫 시선은 곱지 않다. 하지만 우영우는 특유의 기억력과 통찰, 세상을 보는 선한 눈을 가지고 여러 복잡한 사건을 해결해낸다. 우영우처럼 바로 ...
입력:2022-08-11 03:05:01
[송상철 목사의 ‘복음 백신’] 당신은 절망을 선택할 것인가
‘나는 절망하지 않는다’란 제목의 글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그녀는 뻐드렁니 때문에 놀림을 많이 당했다. 여덟 살 때 어머니를 잃고, 이듬해에는 남동생을 하늘나라에 보내야 했다. 열 살 때는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 부유한 집에서 태어났지만 가족을 모두 다 잃었다. 고아가 된 소녀는 어렵고 힘들게 학교에 다녔지만, 자신의 삶을 비관하지 않았다. 어른이 되어 결혼을 하고 자녀를 낳았다. 여섯 명의 자식들 가운데 한 아이가 병으로 죽었을 때도 그녀는 절망하지 않았다. ‘내가 사랑해줘야 할 아이가 아직 다섯이나 있어’라고 말하고 다녔다. ...
입력:2022-08-10 03:10:01
[김운성 목사의 하루 묵상] 낮에 저녁노을을 보다
저는 사진을 찍을 줄 모릅니다. 물론 휴대전화 사진이야 찍을 줄 압니다만 내놓을 만한 사진을 찍을 줄 모른다는 말입니다. 큼지막한 렌즈 교환용 카메라를 들고 산하를 누비는 작가들을 부러워하곤 했습니다. 은퇴한 뒤 사진에 취미를 붙이는 분도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는 사진을 찍을 줄 모르는 대신 사진 보는 걸 좋아합니다. 잠시 쉬는 짬에 사진 사이트에 올라온 사진을 보는 게 작은 즐거움입니다. 그런데 최근 갑자기 깨달은 건 저녁노을을 찍은 사진이 눈에 띄게 많다는 것입니다. 왜 사람들은 노을에 끌릴까요. 노을의 붉은색을 카메라 앵글 가득히 채우...
입력:2022-08-10 03:05:01
[시온의 소리] 진품의 향기
오래전 한 성도로부터 시계를 선물 받은 적이 있다. ‘ㄹ’ 자로 시작되는 명품시계다. 이상하게도 시간이 잘 맞지 않았다. 일주일에 2분 정도 늦게 가서 매주 시계를 맞춰야 했다. 필시 짝퉁이라고 생각해 함부로 대하고 아무 데나 팽개쳐 놓기도 했다. 몇 년 후 시계가 골골거리다 결국 멈춰 버리고 말았다. 시계 수리점을 찾아 사장님께 물었다. “이거 짝퉁이지요?” 그렇다고 하면 그 자리에서 버릴 셈이었다. 그런데 웬걸 사장님이 말한다. “이거 정품 ‘ㄹ’ 시계입니다. 차고 다닌 지 10년이 되셔서 분해 소제 한 번 하셔야겠습니다.&...
입력:2022-08-09 03:05:01
[한마당] 4차 대만해협 위기
1995년 6월 대만 총통 리덩후이는 모교인 미국 코넬대를 방문했다. 미국 정부는 중국의 반발을 의식했지만, 미국 의회가 나서 리덩후이 총통에게 비자를 발급하라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반발한 중국은 군사훈련을 시작했다. 대만해협을 봉쇄하고 미사일을 발사하고 인민해방군을 대만과 가까운 푸젠성에 재배치했다. 8개월간 지속된 3차 대만해협 위기였다. 미국은 항공모함 2대를 동원해 중국의 반발을 진압했다. 인디펜던스호에 이어 니미츠호까지 대만으로 급파했다. 베트남전 이후 최대 규모였다. 1996년 3월 리덩후이 총통이 연임에 성공하자 중국은 후퇴를 결정...
입력:2022-08-08 04:15:01
[바이블시론] 예민함은 원래 그런 건가요?
스스로를 예민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다. 예민함의 척도는 소리인데, 소리에 유난히 민감한 사람들은 우울증이나 공황장애에 빠질 위험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2.5배 높다고 한다. 이런 분들은 교감신경계가 극도로 긴장 상태에 있어 자율신경계 실조증이 오기 쉽다. 소리에 예민한 것은 어느 정도는 타고난 감각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학습됐다고도 볼 수 있는데, 뇌가 경계해야 할 위협으로 학습하기 때문이다. 시끄러운 장소를 피하면 소리에 예민해 에너지를 많이 빼앗기는 경우가 많다. 무섭거나 불쾌했던 기억을 남기지 않기 위해 회피하는 것인데, 뇌의 ...
입력:2022-08-05 04: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