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세대 절반 “10년 후 신앙 있어도 교회 안 나가” 전문 사역자 소그룹 필요

송인규 소장, 정재영 교수, 최삼열 간사가 9일 서울 종로구 기독교회관에서 열린 '교회의 약한 고리, 3040세대의 신앙생활 탐구' 세미나에 참석하고 있다(왼쪽부터).
 



3040세대 기독교인 절반이 10년 뒤 교회를 정기적으로 출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총장 이정익·이하 실천신대) 21세기교회연구소와 한국교회탐구센터(소장 송인규)는 지난달 9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3040세대 신앙생활과 의식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세미나를 열고 응답자 49.7%가 10년 후 신앙 유지 예상에 대한 질문에서 “신앙은 유지하더라도 교회는 잘 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3040세대의 절반이 현장예배를 드리지 않는 ‘가나안 성도’가 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5.4%는 “기독교 신앙을 버리고 교회도 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탈기독교인 예상 비율이다. 2.7%는 “기독교 신앙을 버리지만 교회는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42.1%만 “기독교 신앙도 유지하고 교회도 잘 나갈 것 같다”고 했다.
 
 

신앙 단계 조사에서 1단계의 약한 신앙을 가진 이의 비중이 42.6%였다. 2단계의 신앙을 가진 비율은 28.6%였다. 3040세대는 신앙생활을 하는 1순위 이유로 ‘마음의 평안’(33.9%)을 꼽았다. ‘구원’(23.4%) ‘가족들의 신앙생활’(12.7%), ‘습관적으로’(9.6%) ‘삶의 어려움 극복’(7.0%) ‘인생의 진리를 찾고 싶어서’(6.9%)가 그 뒤를 이었다.

신앙 단계가 높을수록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 수준 상층은 ‘생활에 만족한다’는 비율이 중하층에 비해 40%포인트 이상 높았고 ‘미래 생활에 희망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도 중하층에 비해 30%포인트 이상 높았다. 여성이 남성보다, 기혼자가 비혼자보다 낙관적인 경향을 보였다.
 
 
응답자 52.7%는 가사와 육아로 몸과 마음이 지친다에 대해 ‘그렇다’고 했다. 70.8%는 직장·사회 생활로 몸과 마음이 지친다는 항목에 동의했다. 

정재영 실천신대 교수는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열린 세미나에서 “3040은 생애주기 상 취업과 출산을 겪는 시기로 직장·가정 생활의 부담이 크다”면서 “교회가 자기 고백적 신앙에 이르도록 도와야 한다”고 했다.

교회가 3040세대의 가장 큰 관심사인 가정과 직장 생활에 대한 고민을 나누는 데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송인규 소장은 “3040세대 소속 부서를 따로 만들어주고 이를 전담하는 전문 사역자가 배치돼야 한다”면서 “전문 사역자들이 3040세대의 신앙과 삶을 전문적으로 다룰 때 그들은 그 안에서 고민을 나누면서 영적 성장을 이뤄갈 수 있다”고 조언했다.
 
 

현장 사역자들은 3040세대 그룹핑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한 목회자는 “비혼자와 기혼자, 부부와 ‘돌싱’ 등 다양한 사람들이 있는데 섞어도 불편해하고 따로 분리해도 불편해 한다”고 했다. 

송 소장은 “비혼자나 돌싱은 교회 내 소수자로 볼 수 있다”면서 “소그룹을 만들어서라도 이들이 서로의 어려움을 나눌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했다.
 
 

교회는 이들을 소규모 그룹으로 나눠 신앙 성장을 도울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실천신대와 한국교회탐구센터는 여론조사기관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1일부터 일주일간 전국 만 30~49세 남녀 기독교인 700명을 대상으로 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7%포인트다.

글·사진=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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