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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상공서 처음 촬영된 ‘360도 영상

NK뉴스 유튜브

북한 평양을 상공에서 내려다보는 일은 흔치 않은 경험이다. 북한의 모습을 한눈에 보기 위해 연구자들은 위성사진과 구글어스에 의존해야 했다. 싱가포르 사진가 아람 판은 18일 세계 최초로 평양을 상공에서 직접 바라보며 촬영한 360도 영상을 공개했다. 

2013년부터 평양을 방문해온 싱가포르 사진가 아람 판은 지난달 다시 평양을 찾았다. 이번 방문에서 북한은 판에게 특별한 촬영 기회를 줬다. 북한을 자주 방문한 그에게 호의적이던 북측 관계자들은 경비행기를 타고 상공에서 촬영하겠다는 판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판은 카메라 4대를 들고 경비행기에 올라탔고 사진도 촬영했다. 그는 유일무이한 풍경을 담아냈다. 새로운 건축물부터 구시가지 모습까지 빠짐없이 담았다. 유튜브에 공개된 이 영상에서 마우스를 옮겨가며 12분가량 평양의 360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미국 NK뉴스는 18일 아람 판을 만나 촬영 이야기를 들었다. 판은 "2013년 8월 북한에 처음 갔을 때 누구도 관심이 없었던 북한의 모습을 두 눈으로 직접 목격했고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북한은 무서운 나라”라는 인식이 팽배했으나 막상 방문해보니 시민의 삶은 평범했다고 한다. 이에 그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바라보는 북한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마음 먹었다.

북한이 촬영을 허가해준 배경을 묻자 판은 “나는 북한 사람을 두려운 존재로 보지 않는다. 그들도 이를 느끼는 것 같다”고 답했다. 자신이 친근하게 다가갈수록 호의적인 사람이 늘어났고 카메라 앞에서도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북한은 최근 안전상의 이유로 경비행기에 카메라나 핸드폰을 들고 타는 것을 금지했다. 상공에서 바람이 세게 불어 카메라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판은 “긴 이야기”라며 상공 촬영 허가를 받는 과정이 쉽지 않았음을 시사했으나 정확한 내막은 전하지 않았다.

북한 관광부와 관계자들의 도움을 받아 촬영 허가를 받아낸 그는 4대의 카메라를 조심스럽게 들고 경비행기에 올랐다. 세계 최초로 북한의 360도 풍경을 담기 위한 특수장비도 들고 탔다. 판은 “세계에서 가장 비밀스러운 공간에서 상공 사진을 찍었다.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판은 자신이 촬영한 영상을 북한 당국 관계자가 검열했고 사진 몇 장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촬영분 중 90%는 남아 있다”고 했다. 그는 “북한에서는 장병 및 군대와 관련된 모습, 건설현장은 절대로 촬영할 수 없다”며 “다른 모습을 촬영하는 건 특별하게 단속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평양 주민들은 도시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내가 상공에서 무엇을 봤고 어떤 부분이 좋았는지 끊임없이 물어봤다”고도 전했다. 검열을 담당한 관계자 역시 판이 감상한 평양 상공 모습에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워싱턴포스트는 “촬영 제약에도 불구하고 이 영상은 위성사진과 구글어스에 의존해야 했던 연구자들에게 좋은 자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박세원 기자 sewonpar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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