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쿡쿡] 고객건강 위해 유기농만 고집하는 착한 설렁탕

착한 설렁탕의 샘 정 대표가 식당을 열면서 고집스럽게 지켜 온 원칙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한 그릇 가격으로 온가족이 즐길 수 있는 양이 담긴 설렁탕 파우치.

 
음식을 투고 할 때 나오는 환경 호르몬까지 감안한 착한 설렁탕의 투고 세트.

"사골과 고기 등 모든 재료
 유기농 전문공급업체에서만
 24시간 고아낸 탕만을 사용
 음식에 대한 장인정신으로
 투고용기도 건강을 생각해서
​ 환경호르몬 No, 음식냄새 No"


 
조선시대 선농단(先農壇)에서 풍년을 기원하는 행사를 치룬 후 모인 사람들 모두에게 음식을 나눠 주려고 만들어진 음식이 설렁탕이라는 말이 있다. 배고팠던 시절 백성들과 함께 음식을 나누고 행복을 느끼려는 임금의 마음이 설렁탕에 담긴 셈이다. 이런 설렁탕의 유래에 맞게 행복과 건강을 모든 고객들에게 나눠 주려는 설렁탕집이 엘에이 한인타운에 있어 화제다. 바로 웨스턴과 6가가 만나는 교차로 인근에 위치한 ‘착한 설렁탕’(대표 샘 정)이다. 설렁탕 집 이름이 ‘착한’이라는 말에 왠지 낯설게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식당 이름을 착한 설렁탕으로 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10년 넘게 순대국밥 집인 ‘무봉리’를 일구어 오면서 건강한 식당을 고민해 온 샘 정 대표가 고객들을 위한 ‘착한원칙’을 세워갈 수 있는 곳으로 꾸렸기 때문이다.

샘 정 대표는 “최근 한국에서는 착한이라는 말에는 ‘가격이 싸다’라는 의미와 ‘외모가 예쁘다’라는 의미가 포함되어 쓰이기도 한다”며 “우리가 사용하는 착한의 의미에는 고객들의 건강을 생각하는 음식에 대한 장인정신을 담았다는 표현이다”고 말했다. 정 대표가 내세운 착한 설렁탕의 착한원칙은 △미국 식약청에서 유기농 인증을 받은 소의 사골과 고기들만을 사용할 것 △100% 내추럴 방목으로 성장한 소만을 사용할 것 △항생제, 성장촉진제, 호르몬제 등을 투여하지 않은 소고기만을 사용할 것 △모든 음식에 화학조미료와 첨가물을 사용하지 말 것 △한국의 신안군에서 생산되는 천일염만을 사용할 것 등이다.

샘 정 대표는 “미국 정부기관이 인정하는 유기농이라는 말에는 인공적인 요소가 조금이라도 들어가서는 안 된다”며 “워낙 철저한 검증절차를 받고 생산되는 것이라 일반 소고기보다는 1.5배 가량 값이 더 나간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또 “단가가 높다보니 사골만 유기농으로 쓰지 않겠냐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사골만 유기농으로 쓰고 다른 재료들을 일반 소고기를 쓴다면 이미 유기농 설렁탕이 아니다. 유기농을 표방한 음식이라면 음식에 들어가는 모든 재료들이 유기농이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 착한의 고집이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착한 설렁탕의 주된 음식 재료들은 미국 식약청에서 인정한 유기농 재료들만을 취급하는 요세미티 벨리 비프(Yosemite Valley Beef Distributors)에서 전량 공급 받는다. 미국 내 유기농 소고기만을 공급하는 3개 회사 중 하나다.

이렇게 공급받은 사골과 원재료 들을 24시간 동안 우려낸다. 처음 우려낸 국물과 두 번째 우려낸 국물들을 차례로 냉동보관한 후 마지막 우려낸 국물과 함께 다시 한 번 고아낸 것이 착한 설렁탕의 ‘탕’ 이 된다. 샘 정 대표는 “사골의 상태에 따라 3번 내지 4번을 우려내 국물을 만든다. 진한 국물을 만들어내기 위해 그 이상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또 하나의 원칙이다. 여기에 다양한 부속물들을 익혀내 고소하고 진한 국물을 만든다”고 설명했다. 만들어진 설렁탕은 두 가지 방법으로 고객들에게 전달된다. 첫 번째는 설렁탕집으로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깨끗한 인테리어의 식당에서 직접 맛을 보는 것이다. 처음 식당을 내면서 어린아이들이 포함된 온가족이 맘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 예배 후 교회 식구들이 대화를 나누며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구상했다. 그래서 넓고, 밝고, 편안한 공간을 만들었다.

다른 또 하나는 2인분 정도 분량의 탕이 들어 있는 파우치를 구입해서 먹는 방법과 음식을 투고해서 집에서 즐기는 방법이다. 두 번째 방법들은 모두 식당이 아닌 집에서 착한 설렁탕을 즐기는 법이다. 하지만 여기에도 착한의 원칙이 있다. 정 대표는 “흔히 쓰는 스티로폼 투고용기에서 미세한 환경 호르몬이 나온다는 말을 들었다. 기껏 건강을 생각해서 음식을 만들어 놓고 용기에서 그 원칙을 망치면 시작하나 마나가 되는 셈이다. 그래서 환경호르몬과 음식냄새 걱정을 안 해도 되는 용기를 찾았다. 결국 한국에서 용기를 수입해서 사용하게 됐다. 원가가 일반용기보다 배 이상 발생하더라도 이 부분까지 철저하게 고민해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착한 설렁탕의 샘 정 대표는 10여 년 전 순대국밥 집 무봉리를 처음 열면서 식음료업계에 발을 내디뎠다. 요령보다는 원칙에 충실하자는 사업철학을 그대로 실천해 눈 앞에 보이는 이익보다는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는데 충실했다. 식당에서의 고객과의 약속은 맛과 위생이다. 그리고 모든 음식의 양념과 첨가물이 똑 같아야 한다는 생각에 작은 저울을 이용하는 것 까지…, 샘 정 대표만의 원칙이다. 현재 무봉리는 올림픽 본점과 다운타운점, 산호세점, 오클랜드점, 달라스점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안에 풀러튼점과 시카고점을 새로 오픈할 계획이다. 문의 (213)388-5088.


신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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