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향 삶 보듬기] 미안하다!

살아가면서 모든 사람들과 갈등을 겪을 때에 표현되는 것은 분노, 외면, 미안, 이 3가지 중의 하나일 것이다. 암 말기로 죽어가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했더니, 그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고 한다. “잠을 못 이룰 정도의 분노와 미움, 괴로움과 절망을 경험했다”는 것이다. 분노와 외면, 미움은 영혼을 파괴할 뿐만 아니라 육신도 철저하게 파괴해 버린다.

분노는 시작에서부터 모든 사람들을 고통으로 몰아친다. 몸이 아픈 것은 매우 잘 참는데, 분노를 잘 참지 못하는 사람들을 ‘분노 조절 장애’라고 한다. 스스로
“이런 분노는 정당한 것이야”라고 격려해보지만, 분노는 자신을 고통스럽게 할 뿐만 아니라, 주위 모든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만든다. 시편 37장 8절 “분을 그치고 노를 버리며 불평하지 말라 오히려 악을 만들 뿐이라” 분노는 악을 만들 뿐이다.

외면은 정겨운 인간관계를 서늘하게 갈라놓는다. “ 안보면 그만이지…”라고 생각하지만 외면하는 것은 서로 담을 쌓는 일이 되고, 그로 인한 고통은 담을 쌓은 본인이 더 겪게 된다. 어떤 갈등이든지 끝까지 해결해 보는 것이 용기이다.

한 교회 안에서 신앙생활을 하는 성도들끼리도 서로 반목하고 외면하면서 한 교회 안에서 한 공동체라고 말하는 분들을 종종 본다. 담임목회를 처음 시작하면서, 사람들에게 처음 실망했던 것이 ‘외면이고 반목’이었다. 당시 교회는 아주 작았다. 함께 힘을 모아도 부족한 상황이었다. A라는 분은 말하기를 B집사가 자기를 보면 고개를 돌린다고 하고, B집사님은 A라는 분이 자기를 보면 고개를 돌린다고 주장했다.

서로 자기가 먼저 고개를 돌리면서, 상대방이 고개를 돌린다고 주장한 것 같았다. 한 교회 안에서 서로 외면하고 반목하는 성도들을 보면 빌립보서 2장 2절과 3절을 보라고 권고한다. “마음을 같이하여 같은 사랑을 가지고 뜻을 합하며 한마음을 품어 아무 일에든지 다툼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오직 겸손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 이것이 예수님의 마음이다. 혹시 내가 교회 안에서 반목하고 있는 대상은 없나? 외면은 점점 마음들을 서늘하게 만든다.

미안은 시작부터 돌 같은 뭉침을 따뜻이 풀어준다. “미안(未安)”하다는 말은 내 마음이 편하지 않다는 의미심장한 뜻이다. 원인이야 어쨌든 지금의 결과에 대
해 마음이 편안하지 않다는 표현이다. 상대방이 불이익을 당하고, 불편함을 겪게 된 것에 대해 내 마음이 편안하지 않다는 표현이다.

미국에서 생활하면서 주위에서 쉽게 들을 수 있는 말이 “I am sorry”다. 내가 어려움을 당했을때에, “내 마음도 편안하지 않다”라는 표현이 우리 마음을 녹여준다. 사람들 중에는 상대방이 “미안합니다”라고 말하면, “뭐가 미안한데요?”라고 따지시는 분이있다. 미안한 것은 이미 되어진 모든 결과에 대해 마음이 편안하지 않다라는 것이기 때문에 원인을 따져서는 안 된다.

엊그제 새벽예배 시간에 레위기 5장 말씀을 나눴다. 하나님 앞에 드릴 속건제에 대한 말씀이었다. 속죄제는 죄를 속하기 위한 것이라면, 속건제는 하나님이나 남에게 실수나 과실로 손해를 입혔을 때에 만회하기 위한 목적으로 드려야할 제사다. 무심코 하나님께, 혹은 남에게 잘못을 했을 경우 말로만 “미안하다”고 하지 말라는 것이다. 손해를 끼친 것에 5분의 1을 더 보상해서 갚아주고 “미안하다”고 하라는 것이다.

“미안하다”고 절대로 말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또 말로만 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결과적으로는 같다. 보상 조치와 5분의 1에 해당하는 것을 더하여 보상하면서 미안함을 표현하는 것이 성경의 원리다. 이럴 때 서로의 마음이 응어리를 풀고 따뜻한 사랑으로 하나가 될 것이다.


권영국 목사(대흥장로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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