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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포용적인 ‘성공회다움’ 지켜나갈 것”


대한성공회 신임 서울교구장에 취임한 이경호 주교가 최근 서울 중구 정동 주교좌성당 집무실에서 취임 소감을 밝히고 있다.


“다양성과 균형을 지니면서도 소통할 줄 아는, 성공회다움을 지닌 교회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대한성공회 신임 서울교구장 이경호(58) 주교는 유독 ‘성공회다움’을 강조했다. 지난달 말 대한성공회 6대 서울교구장으로 공식 취임한 이 주교는 최근 서울 중구 정동 주교좌성당 집무실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성공회는 특별한 교리를 절대화하거나 특정 신학자를 신봉하지 않는다”면서 “합리적 신앙의 전통을 이어오면서 서로 인정하고 존중하며,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성공회다움’을 지켜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한성공회는 127년 역사 속에서 양적 성장과 질적 변화 모두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신자 수를 늘리는 일뿐 아니라 성공회다운 가치를 지키면서 하나님이 주신 선물인 평화를 이 땅에서 어떻게 실현할지 모색하며 제 역할을 감당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최근 성공회 내부에서 불거진 재정 문제 등과 관련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이 주교는 “(구리 요양원의) 재정 사고 문제는 5월 중에 마무리가 될 예정이며, 또 다른 (달개비 식당 계약) 문제에 대해서는 특별조사위원회를 통해 엄정하게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일로 인해 성공회 내부에 마음이 상한 이들이 많지만 한편으로는 성공회 본래의 모습을 회복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갖게 됐다”면서 “교단이 맡기에 적합한 다양한 방식의 사회선교 업무에 대한 구상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급변하고 있는 정국 상황에서의 한국교회 역할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다양한 갈등과 차별, 분열의 장벽을 어떻게 허물고 화해하고 용서하면서 평화를 이뤄갈 것인가. 이것이 교회의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한국교회 전체적으로는 한국사회 안에서 교회가 얼마나 신뢰를 회복해 나가느냐가 중요합니다.”  

이 주교는 한신대와 한신대 신대원(실천신학), 대한성공회 성미카엘 신학원 등을 마쳤다. 1993년 사제 서품을 받은 뒤 대한성공회 선교교육원 총무, 산본교회 관할사제, 서울교구 교무국장, 인천 간석교회 관할사제 등을 거쳤다. 이 주교의 서울교구장 임기는 만 65세가 되는 2024년까지다.  

대한성공회는 1890년 영국성공회의 찰스 존 코프(한국명 고요한) 주교가 초대 조선교구장으로 파송되면서 시작됐다. 현재 서울과 대전 부산 등 3개 교구 130여 교회가 있다. 전체 신자는 5만3000명 정도이며 서울교구에만 2만3000명을 두고 있다.

글·사진=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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