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컨슈머리포트-남성용 자외선차단제] 자외선 NO! 남자들 설화수에 '엄지척'




햇살이 포근하게 느껴지는 때다. 하지만 그 햇살 속에는 기미, 잡티, 주름의 주범일 뿐만 아니라 피부병과 피부암의 원인이 되는 자외선이 숨어 있다. 자외선은 4월부터 강해지기 시작해 5∼9월에 절정에 달한다. 깨끗하고 건강한 피부를 원한다면 여성은 물론 남성과 어린이들도 자외선차단제를 챙겨야 할 때다. 외모를 적극적으로 꾸미는 글루밍족이 아니더라도 건강한 피부를 원하는 남성들이라면 꼭 발라야 할 자외선차단제, 어떤 브랜드 제품이 좋은지 국민 컨슈머리포트가 평가해 봤다.
 
유통경로별 베스트 제품 5개 평가
 
소비자들이 많이 쓰는 제품을 평가하기 위해 유통경로별로 베스트셀러 제품을 알아봤다. 백화점과 헬스&뷰티 스토어 올리브영, SK플래닛 오픈마켓 11번가에서 각각 지난 3월 둘째 주부터 4월 첫째 주까지 한 달간 매출 베스트 제품 5개씩을 추천받았다(표 참조). 
 
우선 유통경로별 1위에 오른 제품을 선택했다. 백화점의 비오템 옴므 ‘UV 디펜스 울트라 라이트 텍스처’(30㎖·5만원), 올리브영의 보타닉힐 보 ‘아이디얼 포 맨 올 디펜스 선크림’(45㎖·1만7000원)을 골랐다. 11번가의 판매 1위 제품인 더페이스샵 ‘네오클래식 옴므 레포츠 선크림’은 단종 제품이어서 2위인 숨37도 ‘디어 옴므 퍼펙트 선블록’(50㎖·2만5760원)을 평가하기로 했다. 여기에 최고가와 최저가 제품을 추가했다. 베스트셀러 제품 중 최고가 제품은 비오템 옴므 제품이어서 국산 브랜드 중 최고가인 설화수 맨 ‘릴랙싱 UV 프로텍터’(50㎖·4만원)를 넣었다. 최저가 제품은 XTM 스타일 옴므 ‘액티브 선블록’(50㎖·1만5000원)이었다. 표시 가격은 각 제품 추천 유통업체의 지난 13일 판매가 기준이다. 
 
전문가가 상대평가로 진행


 
남성용 자외선차단제 평가는 김명환 이엘헤어메이크업 원장, 김승원 SKIM프로패셔널뷰티 대표, 임이석 임이석테마피부과 원장, 최상욱 브랜드 컨설팅 에이전시 xsxl 대표(이상 가나다 순)가 맡았다.
 
브랜드에 대한 선입관을 없애기 위해 제품의 적당량을 일회용 용기에 담아 지난 14일 평가자들에게 보냈다. 평가는 균일하게 쉽게 발리는지(발림성), 피부에 잘 스며드는지(흡수성), 바른 뒤 끈적이지는 않는지(끈적임), 번들거리지는 않는지(번들거림), 허옇게 들뜨지는 않는지(백탁현상)를 평가했다. 또 피부톤 보정효과는 있는지, BB크림과는 잘 어울리는지도 평가했다. 7개의 항목을 평가한 다음 이를 바탕으로 1차 종합평가를 했다. 이어 제품의 전 성분에 대한 평가를 한 다음 차단지수와 가격을 공개하고 최종평가를 실시했다. 자외선차단제를 선택할 때 중요한 기준이 되는 지속성을 별도 항목으로 잡지 않은 것은 각 제품의 차단지수가 비슷해서다. 자외선 B를 막는 SPF지수는 비오템 옴므 제품이 50이고 나머지는 50+로 매우 높은 편이었다. 또 자외선 A를 막는 PA지수는 보타닉힐 보 제품은 ‘++++’였고 나머지는 ‘+++’였다. 모든 평가는 제일 좋은 제품에는 5점, 상대적으로 제일 떨어지는 제품에는 1점을 주는 상대평가로 진행됐다. 
 
유명 브랜드 이름값

 
이번 남성용 자외선차단제 비교평가에선 설화수 맨 제품(이하 ㎖당 가격 800원)이 1위를 차지했다. 최종평점은 5점 만점(이하 동일)에 4.5점. 흡수성(4.3점)에서 최고점을 받았고, 번들거림(2.5점)을 제외한 전 평가항목에서 고르게 좋은 점수를 받았다. 김명환 원장은 “프라이머 기능이 있는 듯 모공을 채워주는 효과가 있었으며, 피부 톤이 반톤 정도 올라가 자연스럽고, BB크림이나 파운데이션을 발라도 밀리거나 뭉치는 현상이 거의 없는 제품”이라고 호평했다.
 
2위는 비오템 옴므 제품(1667원)이 차지했다. 최종평점 4.0점. 백탁현상(5.0점)은 전 제품 중 가장 없는 것으로 평가받았다. 피부톤 보정효과(2.7점)는 가장 떨어지는 편이었지만 발림성(4.7점)도 가장 좋았고, BB크림과도 가장 잘 어리는 제품(4.7점)으로 꼽히면서 1차 종합평가에선 4.7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성분평가(1.8점)가 최하위였고, 가격도 비싸 최종평가에서 2위로 밀렸다. 가성비나 성분 평가 결과에 비춰보면 그리 나쁘지 않은 순위다. 최상욱 대표는 “어차피 모든 화장품은 화학물이므로 피부에 부작용이 없는 선에서 적절한 것을 고르는 게 나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 대표는 또 “보습력이 뛰어난 데다 백탁현상이 없고, 피부톤 보정효과가 없어 BB크림을 바르는 남자에게는 외려 더 좋은 제품”이라면서 “가격이 비싸지만 자신에게 투자하는 남자라면 큰 걸림돌은 아닐 듯하다”고 말했다. 유분이 느껴지는 제품이어서 지성피부보다는 건성피부에게 추천할 만하다.
 
3위는 보타닉힐 보 제품(378원)으로, 최종평점은 2.5점. 물리적 자외선 차단제인 이 제품은 끈적임(4.5점)과 번들거림(4.5점)이 가장 적고 피부톤 보정효과(3.6점)도 제일 좋았다. 그러나 발림성(2.0점)이 떨어지는 편이었고, BB크림(2.8점)과도 잘 어울리지 않는 편이었다. 1차 평가에서도 3.3점으로 3위였다. 묽은 편이어서 쉽게는 발리지만 금세 메말라 빨리 발라야 하는 것도 불편한 점이다. 최 대표는 “전반적으로 무난한 기능과 사용감을 보여주는 제품으로 하나만으로도 자외선 차단과 톤 보정도 가능해 단계별로 화장품을 덧바르는 것을 귀찮아하는 남자들에게는 맞춤한 제품”이라고 추천했다. 가성비도 좋은 편이다.
 
4위는 숨37도 제품(516원). 최종평점은 2.3점. 백탁현상(3.0점)은 중간 정도이지만 끈적임(1.5점)과 번들거림(1.8점) 정도가 평가 대상 중 가장 심한 편이었다. 잘못 펴 바르면 뭉침 현상이 심한 편으로 덧바르기 쉽지 않은 점도 단점으로 지적됐다. 김 원장은 “핑크빛이 살짝 돌아 피부가 어두운 사람보다는 하얀 피부를 가진 이들에게 적절한 제품”이라며 “어두운 피부에 바르면 들뜨는 느낌이 있다”고 지적했다.
 
XTM 스타일 옴므 제품(300원)은 최종평점 1.7점으로 5위에 머물렀다. 끈적임(2.3점)과 번들거림(3.5점)을 제외한 전 항목에서 최저점을 받으면서 1차 평가(1.0점)에서도 최하위였다. 성분평가(3.5점)에선 비교적 좋은 점수를 받았고 이번 평가 대상 중 가장 저렴해 가성비도 뛰어났으나 위로 치고 올라가지 못했다. 김승원 대표는 “백탁현상이 가장 심하고 발림성 또한 뻑뻑하며, 바르고 난 뒤 답답한 느낌이 이어지고, 클렌징 후 잔여물이 많이 남아 있는 것도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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