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8, 21일 판매 앞두고 미리 써보니…


갤럭시S8에 처음 탑재된 AI 서비스 ‘빅스비’는 음성, 이미지, 터치 등 다양한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다.
사용자의 패턴을 분석해 다양한 추천 정보도 제공한다. 삼성전자 제공
 

매끈한 조약돌 같은 갤럭시S8의 디자인은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 매력 포인트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갤럭시S8을 기점으로 스마트폰 디자인에서도 애플에 전혀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그동안 예쁘게 포장을 못 해서 실제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는 이야기도 더 이상 안 들어도 될 것 같다. 21일부터 판매되는 S8을 미리 써봤다. 만약 디자인 때문에 그동안 아이폰을 택했다면 갤럭시S8을 두고 깊은 고민을 할 만큼 디자인 완성도가 높았다.
 
디자인은 완성
 
삼성전자는 갤럭시S8 출시와 함께 ‘완성이자 새로운 시작’이라는 문구를 선보였다. 갤럭시 S8의 특성을 간략하게 잘 정의한 말이다. 동시대 스마트폰을 기준으로 하면 S8은 완성형 제품이다. 또 빅스비(Bixby) 같은 새로운 기능을 도입해 포스트 스마트폰 시대의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S8이 전작인 갤럭시S7엣지에 비해 디자인 측면에서 달라진 것은 크게 화면 비율 차이와 홈버튼 두 가지다. 우선 S8은 전·후면의 곡률(화면이 휘어진 정도)이 동일하다. 갤럭시S7 엣지의 경우 전면 엣지 스크린의 곡률과 후면이 차이가 있다. 때문에 손에 쥐었을 때 부드럽지 않고 뭔가 걸리는 느낌이 든다. 반면 S8은 손에 편안하게 쥐어진다. 잘 마모된 조약돌을 만지는 기분이다. 두께는 S8이 8.0㎜로 S7엣지의 7.7㎜ 보다 약간 두꺼워졌지만 실제로 쥐어보면 차이는 느껴지지 않는다. 두 스마트폰을 옆에 두고 비교하면 차이가 제법 나는 느낌이다. 두 제품의 출시 시기가 불과 1년 차이라고 보기엔 디자인적으로 ‘퀀텀 점프’를 한 것 같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S8은 S7 엣지를 ‘오징어’로 만들어 버렸다.
 
S8은 그동안 유지했던 16대9 화면 비율을 버리고 18.5대9의 새로운 비율을 적용했다. 전면에서 화면이 차지하는 비중은 S8이 83%로 S7엣지의 74%보다 9% 포인트 가량 높아졌다. 화면을 켜면 전체가 디스플레이 같다. 화면의 몰입감을 높이느라 S8은 색상에 상관없이 전면은 모두 검은색으로 채웠다.
 
S8은 화면을 키우느라 그동안 갤럭시 시리즈의 상징과 같았던 홈버튼도 없앴다. 대신 화면 일부를 버튼으로 쓰는 ‘소프트키’ 방식을 적용했다. 버튼이 눌러지는 촉감은 유지하기 위해 진동 피드백을 넣었다. 화면 하단에 언제나 홈버튼이 표시되기 때문에 크게 어색하진 않았다.
 
하지만 소프트키가 마냥 환영 받을 일은 아니다. 간편하고 강력한 보안 수단으로 사랑받던 지문인식을 예전만큼 편리하게 쓰지 못하게 돼서다. S8은 지문인식 버튼을 후면 카메라 옆으로 보냈다. 스마트폰을 책상에 뒀을 때 지문인식으로는 해제할 수가 없다. 아무리 조심한다고 해도 지문인식 버튼을 찾다가 카메라에 지문이 잔뜩 묻게 되는 일도 피하긴 어려웠다.
 
삼성전자는 지문인식 외에도 얼굴 인식, 홍채 인식 등의 보안 수단을 추가했다. 여러 방식을 복합적으로 이용해 화면 잠금해제에 사용할 수 있다. ‘홍채+얼굴+지문’으로 설정해두면 상황에 따라 편리하게 쓸 수 있는 수단으로 잠금해제를 할 수 있다. 이번에 새로 추가된 얼굴 인식은 인식률도 좋았고, 반응도 빨랐다.
 
앱, 게임 구동은 전반적으로 조금 더 부드러워졌다. S8은 스마트폰 최초로 10나노(㎚) 공정의 엑시노스9이 탑재됐다. 수치상으로는 14나노 공정 대비 성능 27% 향상, 소비전력 40% 절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정확히 측정할 수는 없지만 사용하기엔 만족스러웠다. 발열도 없었고, 배터리 사용 시간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빅스비, 새로운 시작
 
S8에서 발전이 없다고 지적을 받은 부분은 카메라다. 오해가 있을 수 있다. S7은 이미 스마트폰 중 최고 화질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스마트폰이다. 전작에 비해 발전이 많지 않다는 것일 뿐 스마트폰 전체로 보면 S8의 카메라는 뛰어나다. 1200만 화소 듀얼 픽셀이라는 사양은 같지만 지난해보다 업그레이드 된 센서를 탑재한 만큼 화질 등 모든 면에서 업그레이드는 됐다.
 
S8 카메라의 하이라이트는 카메라 자체가 아니라 빅스비와의 연동이다. S8 카메라를 실행하면 왼쪽 하단에 ‘빅스비 비전’ 아이콘이 나타난다. 건물을 찍으면 해당 건물 및 주변 정보를 바로 알려준다. 유명 연예인이나 친구가 입은 옷이 궁금하다면 사진을 찍어서 빅스비 비전을 실행하면 정보를 알려준다. 원할 경우 바로 쇼핑으로 연결할 수도 있다. 쇼핑은 삼성페이와 연동돼 간편하게 결제까지 할 수 있다. 직접 사진을 찍는 것뿐만 아니라 인터넷에서 찾은 사진을 빅스비에게 보여줘도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물론 아직까지 이런 기능이 “쓸 만하다”라고 하기엔 이르다. 정식 출시 전이라 아직 많은 정보가 축적되지 않은 탓에 엉뚱한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빅스비 음성 서비스는 아직 활성화되지 않은 상태였다. 빅스비는 인공지능(AI) 서비스다. 사용자들이 지속적으로 이용하면서 데이터를 주는 만큼 정확해진다. 갤럭시S8 이후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빅스비가 얼마나 많이 적용되고, 사용자들이 얼마나 많이 빅스비를 사용하는지에 성패가 달려있는 셈이다.
 
빅스비의 등장으로 스마트폰 사용법은 새로운 패러다임에 접어들게 됐다. 텍스트 기반에서 이미지·음성으로의 변화다. 기존에는 스마트폰에서 뭔가를 하려면 사용자가 텍스트 기반의 명령을 내려야 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미지와 음성이 이를 대체하는 시대가 된다. 지금까진 사용자가 뭔가를 보고 말로 풀어서 스마트폰에 설명했다면 앞으로는 본 것을 그대로 스마트폰에 보여주면 된다.
 
애플이 아이폰에 시리를 먼저 탑재했고, 구글도 구글 어시스턴트를 내놨지만 빅스비는 좀 더 범위가 넓다. S8 측면에 있는 빅스비 버튼을 누르면 빅스비 화면으로 넘어간다. 여기에는 주변 장소 추천, 날씨, 일정, 활동, 뉴스 등 다양한 정보가 나온다. 빅스비는 일부 기능을 구현하는 다른 AI 서비스와 달리 통합적인 플랫폼을 지향한다.
 
관건은 빅스비를 얼마나 잘 키우는지 여부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을 비롯해 TV, 냉장고, 세탁기 등 하드웨어 제품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하는 회사다. 여기서 모이는 다양한 데이터는 빅스비에게 좋은 학습 교재가 될 것이다. 그래서 S8은 삼성전자가 AI 분야에서 본격적으로 경쟁을 하는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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