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시사  >  건강

ADHD 성인 환자 90% 이상 우울증 동반 ‘이중고’




주의력결핍 과잉행동(ADHD) 성인 환자 10명 중 9명 이상이 우울증을 동반, 이중고를 겪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정유숙(사진)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이사장(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은 제2회 ADHD의 날(4월 5일)을 맞아 일반인 1068명과 정신과 의사 100여명을 대상으로 성인 ADHD 질환 인지도 및 공존질환과의 상관관계를 조사했다고 3일 밝혔다.

그 결과 집중력 저하, 건망증 등을 이유로 병원을 찾은 성인 ADHD 환자 중 공존질환을 1개 이상 갖고 있는 경우는 무려 95%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공존질환이란 주 질환과 동시에 나타나는 다른 질병을 가리킨다.
 
정 이사장은 “다시 우울증으로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은 성인 731명을 대상으로 선별 조사했는데, 여기서도 절반 이상(55.7%)이 ADHD 의심 증상을 나타냈다”며 “이는 우울증 등에 의해 기저질환인 ADHD가 가려져 안 보이는 경우가 적지 않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성인 ADHD에 대한 낮은 인지도는 치료 시 기저질환을 그대로 둔 채 공존질환만 치료하는 잘못을 범하는 빌미가 될 수도 있어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성인 ADHD 환자의 경우 학교 중퇴, 실직, 대인관계문제, 교통사고 등의 위험이 높아진다. 그러나 일반인 응답자 2명 중 1명 이상(57%)이 성인이 돼서도 ADHD 증상이 계속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모르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더 큰 문제는 이들 중 병원을 방문, 치료를 받는 비율이 불과 0.76%에 그치고 있다는 점이다.
 
성인 ADHD 환자가 진료실에서 가장 많이 호소하는 증상은 집중력 저하와 빈번한 건망증, 심한 감정기복, 우울감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82.4%는 이상 있음을 느끼고도 즉시 정신과를 방문하지 않고 사회적 편견 때문에 1년 이상, 심지어 10년 이상 방치했다고 응답했다.
 
정 이사장은 “발병 초기에 발견, 올바로 치료하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질환이 성인ADHD”라며 “조기진단을 방해하는 사회적 편견 해소대책 마련과 함께 환자교육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