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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나침반] 당신이 건넨 관심어린 한마디가 우울증 환자엔 ‘생수’




2016년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는 국내 거주 15∼70세 인구 1513명을 대상으로 정신건강 지식 및 태도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응답자의 61.7%는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했다고 응답했고, 그중에서 심각한 스트레스(37.6%), 생활에 불편을 주는 기분변화(30.9%), 지속적인 우울감(28.6%)과 불면(24.4%), 불안(24.1%)등을 가장 많이 호소했다.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하여 정신건강에 적신호가 켜졌음을 많은 국민이 이미 감지하고 있었으며, 더욱이 응답자의 24.1%는 이러한 정신건강 문제로 일상생활이나 사회 활동에 제약을 느꼈다고 대답을 하는 것으로 보아 이미 정신적 증상으로 인한 기능 저하를 느끼고 있는 것을 알 수가 있는데, 이 정도면 이미 치료를 시작했어야 한다.

정신건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기 문제를 혼자만 가지고 있지 말고 대화를 해야 한다. 그런데 문제를 가진 사람 중 상담 경험자는 24.1% 밖에 되지 않았고, 그 대상은 가족 및 친지(45.3%), 친구나 이웃(37.7%), 정신과 의사나 간호사(16.6%)로 나타났다.  
 
정신건강 전문가를 만나기전 자신을 잘 이해해 주는 친구에게 본인의 힘든 점을 털어 놓았을 때, 이들이 정신 증상에 대해서 정확한 지식과 대응법을 알고 있어 전문가에 의한 치료와 상담을 권유한다면 우울증이나 자살률이 낮아지고, 우리 사회가 더 건강해지고 행복해지지 않을까? 그러기 위해서 국가와 전문가들은 언론과 힘을 합쳐서 국민이 스스로의 정신건강 문제에 더 관심을 쏟고, 나아가 정확한 지식을 습득하여 자발적으로 주위의 어려운 사람들에게 도움을 제공할 수 있는 자원봉사자가 될 수 있도록 교육과 홍보 방법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WHO(세계보건기구)에서는 2030년이 되면 전세계적으로 우울증이 인류에게 가장 부담이 되는 질병이 될 것이라 예측한다. 그래서 일까? 2017년도 4월 7일 World Health Day(세계보건의 날)의 슬로건을 Depression: Let’s Talk로 정하고 일반 대중에게 우울증 인식과 예방을 위한 활동을 강화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WHO도 우리가 느끼듯이 우울증에서의 대화, 상담의 중요성을 인식해 슬로건을 Depression: Let’s Talk로 정한 것이라 생각된다.

요즈음 우리 모두가 참 힘들고 어렵게 살아가고 있지만, 그래도 조금 시간을 내어 우리에게 소중한 가족이나 주변사람부터 민감하게 살펴보면 어떨까? 

왜 말 수가 줄고, 표정이 어둡지? 무슨 일이 있나? 당신이 건넨 관심어린 한 마디가 어두운 터널 속에서 희망을 접으려는 그들에게 생수가 되고 생명의 빛이 될 수가 있을 것이다. 그것이 진정으로 우리가 인간으로 태어나 인간적으로 살아가는 방법이 될 것이다.


황태연 국립정신건강센터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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