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인 ‘반쪽’ 찾다보니 결혼 문턱 높아지네요





하나님은 아담과 하와에게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창 1:28)고 하셨다. 하나님의 첫 지상 명령이지만 교회 청년들에겐 부담스러운 말씀이다. 신앙 안에서 ‘평생 짝꿍’을 만나 믿음의 가정을 이루는 게 쉽지 않아서다. ‘종교까지 맞는 사람을 찾으니 결혼의 벽이 훨씬 높아졌다’는 청년들의 자조 섞인 말도 나온다. 더는 기독청년들이 결혼을 미루거나 포기하는데 한국교회가 방관해선 안 된다. 저출산, 교회학교 침체 등 한국교회의 미래와도 연결되기 때문이다. 국민일보 더 미션은 두 차례에 걸쳐 ‘배우자 찾기’로 어려움을 겪는 기독청년의 실태와 해결 방안 등을 짚어보고 한국교회가 하나님의 창조 질서 회복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지 고민해 보고자 한다.

#1. 30대 후반인 전문직 여성 김수빈(가명)씨는 지난 10년간 교회 공동체에서 배우자감을 만나고자 했다. 하지만 성과는 없었다. 김씨는 “제가 마음에 둔 ‘교회 오빠’는 저보다 어린 자매에게 관심이 많았고 저에게 호감을 보인 ‘교회 연하남’들은 상대적으로 경제적 능력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나이가 들수록 소개팅 건수마저 줄어들자 김씨는 최근 결혼정보업체에 도움을 요청했다. 그는 “결혼업체는 저에게 ‘종교를 내려놓으면 만남의 폭이 훨씬 넓어진다’며 타협하라고 한다”며 “비혼 생각은 없는데 어느덧 마흔이 다 되고 있다”고 밝혔다.

#2. 교회 청년부에서 만난 동갑내기 윤요한(가명)씨와 박지혜(가명)씨는 20대 중반부터 10년 가까이 공개 연애를 했지만 이별했다. 몇 년 전 윤씨는 외부 모임에서 만난 사람과 결혼했지만 마흔을 훌쩍 넘긴 박씨는 아직도 싱글이다. 박씨는 “제 연애사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교회가 불편해졌다. 결혼하려면 이 교회를 떠나야 하나 싶다”고 했다.

앞선 사례처럼 교회 청년 가운데 결혼을 안 하거나 늦게 하는 추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결혼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30대 청년들이 교회에서 맴돌다 ‘가나안 성도’로 발전하는 예도 있다.

교회 청년들이 결혼하기 힘든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청년들이 결혼 상대를 보는 조건에 '종교'는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

결혼정보회사 비에나래와 재혼정보업체 온리유가 지난달 14~19일 결혼을 희망하는 전국 미혼남녀 51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

'부부간에 어떤 차이가 크면 결혼생활에서 갈등이 심할까'라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성적 취향'(남성 31.3%·여성 26.9%) '경제관념'(남성 27.2%·여성 33.2%)에 이어 '종교관'(남녀 각각 18.3%)을 세 번째로 꼽았다. 개인의 세계관을 결정짓는 '종교'도 부부 갈등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 결혼사역 전문가들은 교회 내에 만연한 '여초 현상'과 경제력 외모 가정환경 등에 집중하는 세속적인 결혼관도 기독청년들의 결혼을 어렵게 한다고 봤다.

결혼 적령기에 일과 학업에 집중하면서 결혼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많고, 이별의 후유증으로 다음 만남이 어려워진 예도 있다.

2014년부터 '호프 미팅' 사역을 하는 호프월드미션 대표 김용국 목사는 "상담한 청년들을 보니 믿음의 가정을 생각한다면 신앙 여부를 먼저 보고 나머진 부차적으로 보는 게 좋은데 안타깝게도 신앙을 1번으로 두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17년째 결혼 사역을 하는 문형욱 갓데이트 대표는 건강한 가정을 세우기 위한 교회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가정을 세우고 이를 준비해야 하는 교육이 거의 없다. 청년들이 인본주의에 따라 결혼을 준비하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계에서 늘 교회학교 미래에 대해 걱정하지만, 결국 교회학교가 활성화되려면 청년들이 많이 결혼해야 한다"며 "교회 청년들이 건강한 가정을 꾸리도록 지원하는 교육 등 다양한 캠페인이 전개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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