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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 라이프] 누구도 다 아는 명품?… 누구나 알게 될 명품!

게티이미지뱅크·각 사 제공


패션기업 한섬이 한국에서 독점 유통하는 미국 디자이너 브랜드 ‘가브리엘라 허스트’의 제품 모습. 프랑스 명품 브랜드 끌로에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가브리엘라 허스트가 2015년 자신의 이름으로 출시한 브랜드다. 지속가능한 패션을 추구한다. 현대백화점그룹 제공


패션에 관심이 많은 직장인 이혜진(38)씨는 누구나 이름 대면 알 만한 명품을 사지 않은 지 오래다. 대신 해외 직접구매를 이용해 유럽 미국의 유명 디자이너 제품을 사 모았다. 이씨는 “패션에 관심이 전혀 없는 사람도 다 아는 명품에 흥미를 잃었다. 개성 강하고, 너무 비싸지 않으며, 디테일하게 취향을 반영할 수 있는 디자이너 제품들이 요즘 관심사”라고 말했다.

‘아미, 메종키츠네, 르메르, 톰브라운, 알렉산더왕, 사카이, 엔폴드, 아워레가시, 가브리엘라 허스트….’ 이씨처럼 패션에 관심이 많은 이가 즐겨 찾는 ‘신(新)명품’이다. 이 분야에 각별하게 관심을 갖는 게 아니라면 온통 낯선 이름일 테다. 이른바 ‘신명품’이 에르메스, 샤넬, 루이비통 같은 전통의 럭셔리 브랜드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신명품 인기는 코로나19 대유행 2년차 때부터 서서히 나타났다. 팬데믹 첫 해에는 패션업계가 최악의 불황을 겪었으나 이듬해부터 반등을 시작했다. 올해 봄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제한 이후 ‘리오프닝’ 분위기로 접어들면서 속도가 붙었다. 이는 매출 실적으로 확인된다. 패션업계에서는 신명품 브랜드의 급성장이 패션업계 실적을 견인했다고 분석한다.

아미, 메종키츠네, 톰브라운, 르메르 등을 수입 운영하는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올해 3분기 매출 4710억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25.6% 늘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70.6%나 상승한 290억원에 달했다.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1조4590억원이다.

최근 분위기는 더 좋다. 삼성물산에 따르면 이달 3주차까지 누적 매출에서 아미는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메종키츠네는 40%, 르메르는 30%, 톰브라운은 20% 이상 성장했다. 이런 상승세라면 올해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매출 2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패션업계에서 수입 브랜드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올해 3분기에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매출은 38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9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나 뛰었다. 지난 9월 정식으로 출시한 엔폴드는 3개월도 되기 전에 목표 매출의 200%를 거두면서 시장에 빠르게 안착했다. 국내외 셀럽과 연예인들의 ‘최애 브랜드’로 알려진 알렉산더왕, 한정판 제품을 내놓을 때마다 오픈런을 부르는 사카이 또한 매년 두자릿 수 이상의 매출 신장세를 보이는 중이다.

삼성물산이나 신세계인터내셔날과 달리 한국 브랜드로 시장을 이끌어 온 현대백화점그룹 한섬은 영업이익 측면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지 못했다. 3분기 한섬의 매출은 연결기준 3414억원이었고, 영업이익은 326억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늘었다. 한섬의 핵심 브랜드인 타임, 마인, 시스템은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한다. 그동안 한국 브랜드 가운데 타임, 마인 등을 능가할 만한 브랜드는 찾기 힘들었다. 하지만 수입 신명품들이 선전하면서 한섬도 브랜드 다각화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한섬이 올해 들어 수입 브랜드를 공격적으로 늘리는 까닭이다.

한섬은 지난 8월 스웨덴 디자이너 브랜드 아워레가시를 론칭한 데 이어 최근 미국 디자이너 브랜드 가브리엘라 허스트, 베로니카 비어드, 스웨드 패션브랜드 토템과 독점 유통계약을 맺었다.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에 가브리엘라 허스트 아시아 첫 단독매장을 열었다. 한섬은 내년 하반기까지 수입 패션 브랜드 수를 배가량 확대해 20여개로 늘릴 계획이다. 향후 5년 안에 해외패션 부문 매출 규모를 현재의 배가 넘는 1조원 규모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한섬 관계자는 “글로벌 패션 트렌드를 선도할 수 있는 해외 패션 브랜드를 발굴해 국내 브랜드와 함께 새로운 경험과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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