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염려의 유통기간은 하루



벌써 오래전 일입니다. 1998년 US 여자오픈 당시 박세리는 18번 홀 워터 해저드에서 샷을 하기 위해 양말을 벗었습니다. 벌타를 각오하고서라도 필드 위에 공을 올려놓는 것이 현명해 보였지만 박세리는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호수에 들어가기 위해 양말을 벗자 너무나도 하얀 박세리 발이 나왔고 그 발은 전 국민의 마음에 지금도 기억되고 있습니다. 결정적인 순간에 호수에 빠진 공에 당황하지 않을 선수가 어디 있겠습니까. 하지만 그녀는 담대하게 들어가 멋진 샷으로 우승을 거머쥐었습니다. 이런 담대함에는 박세리 아버지가 있었다고 합니다.

박세리의 아버지는 그가 어떤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공동묘지에서 밤을 지내게 한 적도 있었다고 합니다. 어린 딸을 캄캄한 밤, 공동묘지에 혼자 둔다는 건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런 훈련이 결정적인 순간에 박세리로 하여금 담대한 마음을 갖게 하였습니다.

오늘을 사는 우리는 불과 몇 년 전만해도 생각하지도 못했던 코로나 시대를 살고 있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코로나가 대단한 것 같아도 우리 각자의 인생을 되돌아보면 코로나보다 더한 것들도 겪으면서 살아왔던 시간도 있었습니다.

우리가 이 땅을 살아가면서 염려하고 두려운 마음에 움츠러드나요. 그것은 이 세상의 어느 누구도 내일을 미리 살아본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인생 앞길을 모르기 때문에 우리 마음속에는 희망과 함께 두려움도 있는 것입니다.

잘 될 것을 기대하면서도 실패하면 어떻게 하나 두려워하는 것이지요. 또한, 건강을 잃으면 어떻게 하나 고민에 빠지고 말죠. 여러 가지 것들로 걱정이 태산입니다. 두려움이 매일 밤처럼 찾아올 수도 있죠.

하지만 혹시 있을지 모르는 두려움을 미리 염려할 필요는 없습니다. 성경에도 염려는 하루만 하라고 나와 있습니다.

마태복음 6장 34절에는 “그러므로 내일 일을 위하여 염려하지 말라. 내일 일은 내일이 염려할 것이요. 한 날의 괴로움은 그 날로 족하니라”고 기록돼 있습니다.

연약한 인간이 어찌 염려할 일이 없고, 염려가 없을까요. 당연히 염려하며 살아갑니다. 하지만 그 염려를 무한정 하지 말고 기간을 정해 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그 기간에 대해 성경은 ‘하루만’이라는 기간을 정해 놓았다는 사실입니다. 성경이 이렇게 말한 건 내일 일을 모르는 인간이 하루뿐 아니라 일주일이건, 또 일 년이건 미리 염려하며 살 것을 알기에 이렇게 조언한 것입니다.

물론 우리가 살다 보면 박세리 선수가 의도하지 않았던 공이 호수에 빠진 일처럼 당황스러운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바로 평상시 훈련하던 것처럼 당황하지 말고 신발을 벗고 물로 들어가 공을 치면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경기 중 미리 공이 호수에 빠지지는 않을까 염려할 필요도 없습니다. 미리 염려하는 선수는 미련한 사람입니다. 모든 건 그때 가서 닥치면 해결됩니다. 결과는 아무도 모릅니다. 박세리처럼 멋진 역전 샷이 나와 우승을 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이 글을 읽는 동안에도 마음에 염려가 있나요. 그 고민이 무엇이든 성경 말씀을 한 번만 더 읽어 봅시다. “그러므로 내일 일을 위하여 염려하지 말라. 내일 일은 내일이 염려할 것이요. 한 날의 괴로움은 그 날로 족하니라”. 염려의 유통기간은 하루입니다.

황성준 김포 성인교회 목사

◇경기도 김포에 있는 성인교회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 소속 교회로 하나님 나라를 회복한다는 사명을 감당하고 있다. 최근 새 예배당과 비전센터 건축을 마치고 다음 달 입당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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