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하나님이 하신 일



‘전화위복’은 화가 변해 복이 된다는 것입니다. 이것과 거의 같은 뜻의 말이 성경에도 나오는데, 창세기 50장 20절의 “당신들은 나를 해하려 하였으나 하나님은 그것을 선으로 바꾸사”라는 문장입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전화위복은 주체가 분명하지 않지만, 창세기 속 이 말씀의 주체는 분명하다는 점일 겁니다.

야곱에게는 여인 4명에게서 얻은 아들 12명이 있었습니다. 야곱은 이들 자녀 가운데 라헬이 낳은 11번째 아들 요셉을 가장 사랑했습니다. 당연히 요셉은 형들로부터 미움을 받았습니다. 형들은 아버지 몰래 요셉을 노예로 팔아버렸습니다. 요셉은 17세가 되던 때였습니다. 그런데 13년 후인 30세 때 요셉은 이곳의 총리가 됩니다. 이 기간에 그에겐 어려운 일이 참 많았을 거로 짐작이 됩니다. 하지만 성경에 보면 요셉이 불평을 쏟아냈다는 기록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요셉은 그에게 모든 일을 하나님의 섭리로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본문의 사건이 있기 17년 전에 형들이 양식을 구하러 이집트에 갔을 때, 요셉은 형들을 용서한다고 말한 바가 있습니다. 그런데 형들은 요셉의 이런 마음을 몰랐습니다. 요셉이 복수의 칼날을 빼 들 것이라고 염려했습니다. 그래서 자기들의 허물과 죄를 용서해달라고 간청했습니다.

17절을 보면 요셉은 형들이 그에게 하는 말을 들을 때에 울었다고 기록돼 있습니다. 왜 울었을까요. 아마도 이미 다 용서를 했는데, 이제 용서를 해달라니, 왜 이렇게 나의 진심을 몰라줄까하며 기가 막혀서 울었을 겁니다. 형들은 요셉 앞에 엎드려 “우리는 당신의 종들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때 요셉이 한 말이 19~21절입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있고, 하나님만이 하실 수 있는 일이 있습니다. 용서는 우리가 해야 할 일입니다. 그러나 심판은 하나님만이 하실 수 있는 일입니다. 그렇다고, 죄에 대해 무조건 눈감아주라는 것은 아닙니다. 만일 그렇게 한다면 우리도 공범자가 됩니다. 그러나 진심으로 회개한 사람은 무조건 용서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악을 선으로 바꾸신 것’은 요셉과 관련된 이야기에만 등장하지 않습니다. 창세기 50장 20절은 요셉의 인생에 대한 결론인 동시에 창세기 전체의 결론이며 성경 전체의 결론입니다. 그래서 바울은 로마서 8장 28절에서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기쁘신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고 고백한 것입니다.

솔로몬이 쓴 전도서를 보면, 그는 자기 지혜를 동원해 마음이 원하는 것을 다 해본 사람입니다. 그런 그의 결론은 “해 아래서 인생이 수고하고 애쓰는 모든 것이 헛되고 헛되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고린도전서 15장 58절에서 사도 바울은 “그러므로 내 사랑하는 형제들아, 견실하며 흔들이지 말고 항상 주의 일에 더욱 힘쓰는 자들이 되라. 이는 너희 수고가 주 안에서 헛되지 않은 줄 앎이라”고 했습니다. 한 사람은 “수고하고 애쓰는 모든 것이 헛되다”고 말했고, 다른 한 사람은 “너희 수고가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한 것입니다.

이것은 바로 ‘해 아래서’와 ‘주 안에서’의 차이입니다. 주 안에서 수고하는 것은 절대 헛되지 않습니다. 용서하십시오. 분을 품으면 그것이 독이 돼 내 몸과 마음과 영혼을 상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용서하면 그것이 나에게 축복으로 돌아옵니다.

김영수 목사(큰사랑교회)

◇김영수 목사는 총신대 신학대학원을 나와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큰사랑교회를 개척했다. 국제독립교회연합회 소속으로, ‘주 안에서 아름다운 소통과 섬김’을 교회의 모토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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