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사람을 살리는 말



‘감리교회 운동’을 시작한 존 웨슬리는 진정한 믿음을 위해 우리 안에 있는 ‘험담’을 치료해야 한다고 설교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로서는 귀담아들을 내용입니다.

역사 속에는 유난히 큰 소망을 품은 말의 주인공들이 있습니다. 1970년 11월 13일 동대문 평화시장 앞에서 분신으로 항의하며 “노동자는 기계가 아니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외친 재단사 전태일의 말과 삶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전태일은 삼각산 기도원에서 늘 철야기도를 하던 감리교 청년이었습니다. 전태일의 외침은 이후 노동자의 권익을 신장하는 움직임의 출발점이 됐습니다.

같은 공장의 어린 여공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폐 질환으로 각혈을 하고, 각성제를 먹으며 장시간 노동을 버티다가 재봉틀에 손이 찔리는 모습을 보면서 그의 마음에 새겨진 말이었습니다. 주머니 돈을 탈탈 털어 여공들에게 붕어빵을 사주고, 자신은 동대문에서 쌍문동 집까지 걸어가기 일쑤였다고 합니다. 사람에 대한 사랑이 만든 말이고, 이것은 역사를 움직이는 울림이 됐습니다.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고 했는데, 일부 정치인의 ‘웃기고 있는’ 말들을 들으면서 사랑의 말이 충만한 세상을 꿈꿔 봅니다.

김종구 목사(세신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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