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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초~2000년대 출생한 MZ세대의 트렌드로 ‘갓생살기(신을 뜻하는 god과 인생의 합성어)’가 꼽힌다. 불확실한 먼 미래보다 하루하루를 알차고 뜻있게 살자는 의미에서 붙여졌는데, 하루의 목표를 정해 일정한 루틴을 지킨다는 특징이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무기력과 우울감을 극복하기 위해 생겨난 현상이다.

‘오운완(오늘 운동 완료)’ 인증 열풍이 대표적으로 하루 운동 목표를 달성했음을 알리는 인증사진을 소셜네트워크에 올리는 것이다. 11일 현재 인스타그램엔 ‘#오운완’ 게시물이 345만개 이상 붙어 있을 정도로 인기를 끈다. 몸(보디·body)과 프로필의 합성어인 ‘보디프로필’ 관련 게시물도 400만건이 넘는다. 과거엔 연예인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인증샷 챌린지가 일반인으로 확산된 것인데 게시물을 올리고 다른 이들로부터 반응을 얻어 성취감을 느끼려는 욕구가 반영된 것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에 따른 속칭 ‘확찐자’ 증가도 홈트레이닝 유행과 오운완, 보디프로필 인기에 한몫했다. 대한비만학회가 지난해 20대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6%가 코로나 이후 몸무게가 3㎏ 이상 늘었다고 답했다.

오운완 트렌드가 홈트레이닝 제품과 관련 식품들의 매출 급성장으로 이어지는 ‘덤벨(아령) 이코노미’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근육을 키우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진 단백질 식품의 국내 판매 규모는 2021년 3364억원으로 2018년에 비해 4배 이상 늘어났다. 소비자들이 찾는 트레이닝 용품도 아령 짐볼 등 기구뿐 아니라 요가 매트 스트레칭 밴드 등 기본 물품들로 다양해지고 있다. 레깅스 등 몸에 달라붙는 운동복을 즐겨 입는 여성들을 위해 봉제 라인 없는 속옷 매출도 급성장하는 추세다.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의 연장선으로 해석되지만 이전에 유행했던 아이스버킷 챌린지 등 이타적인 인증샷 이벤트는 뜸해지는 것 같아 아쉬움이 든다. 코로나가 많은 이들의 루틴을 바꾸고 있다.

이동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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