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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근원 소비자물가 40년 만에 최고치… 4연속 자이언트스텝 전망

미국 워싱턴 DC의 한 마트에서 소비자가 식료품의 가격을 살펴보고 있다. EPA연합뉴스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8.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에 이어 상승 폭 둔화세를 이어갔지만 시장 기대치는 웃돌았다. 특히 근원 CPI는 40년 만에 최고치로 상승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주거비 상승이 지수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고 식품과 의료비 상승도 계속된 데 따른 것이다. 내달 1~2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4연속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이 한층 더 커졌다.

미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은 13일(현지시간) 지난해 같은 달 대비 9월 CPI 상승률이 8.2%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6월 역대 최고치 9.1%에서 7월 8.5%, 8월 8.3%로 석 달째 상승 폭 둔화세가 이어졌다. 그러나 전월 대비로는 0.4% 상승했고 월가의 기대치(8.1%)도 웃돌았다.

특히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 물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대비 6.6%, 전월 대비 0.6% 증가했다. 1982년 8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 역시 월가 전망치(6.5%)를 넘어섰다. 전년 대비 근원 CPI는 올해 3월 6.5%에서 7월 5.9%까지 내림세를 보였지만 지난 8월부터 다시 반등세로 전환했다.

노동부는 주거비와 식품 및 의료비 증가가 CPI에 가장 많은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CPI 영향의 40%를 웃도는 임대료 등 주거비는 지표에 반영되기까지 6~9개월 시차가 존재한다. 최근 임대료 상승이 계속된 만큼 당분간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할 우려가 제기된다.

최근 인플레이션 개선에 도움을 줬던 휘발유 가격도 다시 오름세로 전환하고 있다. 미국 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국 휘발유 평균값은 갤런당 3.913달러였다. 지난 6월 5달러대에서 지난달 3.7달러까지 하락했지만 다시 반등하고 있다. 전날 공개된 생산자물가지수(PPI)도 8.5% 상승해 시장 전망을 웃돌았다.

연준의 3연속 자이언트스텝 등 고강도 긴축 정책의 효과가 더디게 나타나면서 인플레이션 장기화에 대한 시장 불안감은 커졌다. 연준이 전날 공개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도 고물가 장기화에 대한 연준 위원들의 우려가 상당 부분 담겼다. 당시 회의 참석자들은 “인플레이션이 용납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 긴축 기조를 상당 기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CPI 발표 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서 4연속 자이언트스텝 확률은 한때 97.8%까지 높아졌다. 연준은 올해 11월과 12월 두 차례 FOMC를 남겨두고 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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