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나침반이 된 성경말씀] 한국문화 적응하느라 혼돈… “정돈하라” 말씀 특효


 
“베드로가 이르되 애니아야 예수 그리스도께서 너를 낫게 하시니 일어나 네 자리를 정돈하라 한대 곧 일어나니.”(행 9:34)

오늘날 우리는 혼돈의 시대를 살고 있다. 그래서 이머징(emerging) 시대라고 한다. 이머징이란 말은 하나의 길(one way)을 가다가 교차로를 만나 어디로 가야 할지 방향을 정하지 못한 것에 비유한 말이다.

오늘 본문에 보면 베드로가 룻다에 내려가 복음을 전하다가 애니아라 하는 중풍병자를 만났다. 그는 침상에 누운 지 여덟 해가 되었다. 그때 베드로가 애니아를 향해 “예수 그리스도께서 너를 낫게 하시니, 곧 일어나 네 자리를 정돈하라”라고 하자 일어나 자리를 떠난 사건이 본문에 나타나 있다.

나는 미국에서 30년간 있다가 고국으로 돌아왔다. 돌아와서 한 대학에서 기관장으로 섬기게 됐다. 한국 문화에 적응하는 일과 생활에 혼선이 있어서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야 할지, 한국에 있어야 할지 참으로 정신적으로 혼란한 삶이었다. 머리도 복잡하고 심장병도 생겨 여러 가지 일에 의미를 잃어버리고 살았었다. 이때 이 본문 말씀이 내 마음에 닿았다.

“애니아야 네 자리를 정돈하라.” 복잡해진 생각과 혼란해진 삶을 정돈하라는 말씀에 따라 미국으로 돌아가는 것을 포기하게 되었다. 생활을 정돈하니 그때부터 정신이 맑아지고 심장병도 치료를 받고 삶이 단순해졌다. 내려놓게 되니 삶의 의미를 도로 찾고, 주의 종들을 양육하는 교육 선교 사명에 큰 보람을 느끼게 되었다. 지금도 주의 종들을 양육하고 미래 지도자를 배출하는 일에 큰 의미와 보람을 느끼며 섬기고 있다.

다다익선(多多益善)의 삶이라고 해서 좋은 것은 아니다. 밥을 먹을 때에도 스무 숟가락으로 떠먹는다 해서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다. 한 그릇을 먹는다 해도 한 숟가락으로 먹어야 한다. 잠을 잘 때도 8시간을 잔다고 할 때, 8개의 침대를 가지고 한 시간씩 나누어 잔다고 해서 행복한 것이 아니다. 침대 하나에서 8시간을 자야 피로가 회복되는 것이다. 많을수록 부하고 많다고 해서 전부 행복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반대로 단순할 때, 그리고 내려놓을 때가 더 행복한 순간을 만드는 것이다.

복잡하고 더 갖고자 하는 욕심 때문에 불행해지는 것은 아닌지 자기 성찰을 해야 한다. 내려놓고 삶을 단순화하고 정돈하면 가는 길에 무거운 짐을 벗는 것 같아서 참으로 의미 있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약력 △국제독립교회연합회 총회장, 백석신학대 학장 겸 목회대학원장 역임 △현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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