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이 위태로운 때 다윗은 어찌했을까요 “여호와께 피하였다”

픽사베이




삶의 터전이 무너져 내릴 때,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의 터널 앞에 서 있을 때,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인간의 힘으로 도저히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 사람들은 포기하라고, 도망가라고 할 때 그리스도인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숱한 삶의 고난을 이겨낸 다윗은 ‘시편 11편’에서 “여호와께 피하였다”라고 노래합니다.

시편 11편은 다윗이 생명의 위협 속에서 하나님의 절대적 신뢰를 노래한 ‘신뢰 시’입니다. 성서학자들은 사울 왕이 다윗을 향해 적대감을 품고 핍박하기 시작할 때 이 시를 썼을 거라고 말합니다. 다윗은 자신의 목숨이 경각에 달린 긴박한 상황에서 인간적인 수단과 방법을 간절히 구하지 않고, 오직 여호와만을 피난처로 알고 의지한다고 고백합니다.

다윗은 1~3절에서 자신이 겪은 유혹, 4~7절에서 용기를 지키게 된 자신의 논리를 전개합니다. 다윗은 “내가 여호와께 피하였거늘 너희가 내 영혼에게 새 같이 네 산으로 도망하라 함은 어찌함인가”(1절)라고 하며 위기 상황에서 몸을 숨기라고 권면하는 친구들의 조언을 반박합니다. 당시 다윗이 처한 상황은 활을 당긴 사냥꾼 앞에 노출된 작은 새와도 같은 위급하고 절박한 상황이었습니다. “악인이 활을 당기고 화살을 시위에 먹임이여 마음이 바른 자를 어두운 데서 쏘려 하는도다.”(2절) 여기서 ‘악인’은 단순히 나쁜 짓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며 살아가는 사람이고 ‘마음이 바른 자’는 마음의 동기가 선하고 하나님을 신뢰하는 사람들입니다.

다윗은 오히려 친구들에게 “터가 무너지면 의인이 무엇을 하랴”(3절)라고 묻습니다. 구약성경에 보면 ‘터’와 ‘기둥’은 개인의 삶, 사회의 기초를 언급할 때가 많습니다. 즉 터가 무너진다는 것은, 사회의 기본적인 도덕과 정의가 무너지는 것을 말합니다. 다윗은 세상은 변하지만, 하나님의 터는 언제나 견고하고 언제나 그 자리에 서 있음을 알았습니다. 다윗이 “여호와께 피하였다”고 말할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께 피하면 도우실 것을 믿기 때문입니다. 다윗과 같은 믿음은 삶의 여정에서 만나게 되는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게 해 줄 수 있다는 것을 묵상하게 합니다.

다윗이 사용하는 은유와 수사들은 생동감이 넘칩니다. 악인에 의해 공격 대상이 된 의인을 새에 비유하고, 악인들의 공격을 활을 쏘는 것에 비유했습니다. 의인의 삶의 기반이 흔들리는 것을 터가 무너진다는 비유를 사용했고, 악인에 대한 심판은 그물을 던지는 것에 비유했습니다. 또 교차 대구법의 구조 속에서 의인과 악인을 대조했습니다. 의인을 대변하고 있는 다윗은 여호와께 피해 주님의 얼굴을 보고, 악인들은 심판받는다는 진리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여호와는 의로우사 의로운 일을 좋아하시나니 정직한 자는 그의 얼굴을 뵈오리로다.”(7절)

하나님의 돌보심에 대한 신뢰심을 피력한 것이 이 시의 주제입니다. 스코틀랜드의 여왕 메리가 단두대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형집행을 기다리며 시편 11편을 암송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시는 고난의 때에 하나님에 대한 우리의 신뢰 표현이 될 수 있습니다. 시편 11편은 성도들이 세상의 핍박을 당하고 세상과 타협하라는 유혹을 받을 때, 하나님을 믿고 신뢰할 것을 권면합니다. “내가 여호와께 피하였거늘”이란 다윗의 고백은 우리가 위기에 직면했을 때 피할 수 있는 곳이 어디인지 말해 줍니다.

시편 기자의 신뢰감이 시 전체를 지배할 때 ‘신뢰 시’라고 부릅니다. 신뢰 시에서 시편 기자는 대적이나 위협이 목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하나님을 신뢰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그와 같은 상황에서도 하나님이 그와 함께하신다는 것을 믿기 때문에 평안할 수 있습니다.

1. 신뢰 시에는 하나님의 임재를 친밀하게 의식하는 인상적인 비유들이 담겨 있습니다. 하나님을 피난처, 요새, 산성, 피할 바위, 구원의 뿔, 반석 등으로 표현합니다. 하나님을 상징하는 단어들을 써보세요.

2. 다윗은 시편에서 자주 하나님의 선하심과 권능을 신뢰한다고 표현합니다. 하나님을 상징하는 단어를 사용해 하나님의 선하심과 권능을 표현해 보세요.

3.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은 언제든지 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신뢰하는 믿음을 지킨다면 직면한 시련들을 극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터가 무너지면 의인이 무엇을 하랴”는 다윗의 질문에 대답해 보십시오.

4. 시편 11, 16, 23, 37, 62, 91, 121, 125, 131편을 묵상한 후 1~3번의 답변을 사용해 신뢰 시를 써보세요.

이지현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jeeh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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