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진행하는 교육은 옳지 않다”

이경원(오른쪽) SICA 원장이 최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스튜디오에서 김영훈 회장과 함께 성경과 고전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신석현 포토그래퍼




이경원(59) 서울국제크리스천아카데미(SICA) 원장은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음악을 전공했고 국내 의류기업 뱅뱅 창업주의 며느리인데 기독교 대안학교를 세웠다. 남편 권성윤씨는 대안 교육 관련 출판사인 DCTY 사장으로, 부부가 모두 기독 교육에 헌신하고 있다. 2011년 유초등과정으로 시작한 SICA는 2015년 중등과정, 2016년 고등과정을 개설했으며 현재는 서울과 경기도 여주 캠퍼스에서 학생들을 가르친다. 국민일보 크리스천리더스포럼(CLF) 회장을 맡고 있는 김영훈(70·덕수교회 장로) 대성그룹 회장이 최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스튜디오에서 이 원장을 만나 기독교 가치관을 바탕으로 한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들어봤다.

대담=김영훈 대성그룹 회장

△김 회장=대안학교를 시작하기 전 2006년부터 세 자녀를 홈스쿨링으로 키웠다고 들었다. 한국 공교육에 어떤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서 그런 결심을 했나.

△이 원장=하나님과 세상 문화를 섞어서 자녀를 교육하는 시스템에 문제를 느꼈다. 아이들이 좋은 환경에서 유명한 학교에 다녀도 왜 배우는 걸 귀찮아하고 공부에 대한 갈급함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해보니 하나님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진행하는 교육은 옳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지금이라도 하나님께로 길을 돌이킬 테니 아이들을 인도해달라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홈스쿨링을 시작했다. 현 공교육에 대해 비판도 하지 않을 수 없다. 나도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따면서 페이퍼 하나 쓰는 게 너무 어려웠다. 사고를 논리적으로 정리하는 교육을 받은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중고등학교 시절 교회에서 인문학 관련 좋은 책을 읽고 공부했었는데도 말이다. 그런데 우리 다음세대인 자녀들도 똑같더라. 교육이 바뀌지 않았다. 대학에 들어간 아이들이 앞으로 무엇을 하고 살아야 하는지를 모른 채 의욕이 없이 살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세상의 가치가 앞으로 더 아이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겠다는 걸 알게 됐다. 20년 전 미국에서 한 콘퍼런스에 참여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이미 남성과 여성을 지칭하는 ‘He’와 ‘She’를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 지금은 차별금지법 관련해서 관련 움직임이 더 커지고 있지 않나. 이런 교육에 아이들을 맡길 수 없어 홈스쿨링을 시작하게 됐다.

△김 회장=홈스쿨링을 하다가 대안 교육기관 설립까지 마음먹게 된 계기는

△이 원장=학교 설립에 마음은 늘 갖고 있었는데 능력이나 상황은 안 됐다. 남편도 교육에 대한 관심이 많던 차에 2009년 샘물교회가 준비하는 대안학교인 샘물학교 설립에 함께 관여하게 됐다. 하나님께서 나에게 말씀하시는 것 같았다. 그냥 좋은 학교가 아니라 좋은 ‘기독교’ 학교에 대한 꿈을 꾸게 됐다. 일주일 동안 남편과 논의하고 보니 너무 큰돈이 필요하고 힘든 길이였다. ‘하지 말까’도 생각했지만 남편도 하나님의 응답을 들으면서 적극적으로 시작하게 됐다. 집 구석구석에 책이 한가득 쌓여있을 정도로 자료를 찾아보고 공부하면서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한 샘물학교는 1년만 같이 했다. 아무래도 교회는 사람들을 목양하는 데 더 초점을 맞추고 있었고, 우리는 학교다운 전문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SICA를 세우게 됐다.

△김 회장=내가 많은 대안학교를 보고 느낀 점이 폐쇄적이고 피해의식이 강한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다니엘은 바빌론에서 영재교육을 받고 왕 노릇을 했고, 요셉도 이집트에서 종으로 있었지만 하나님이 교육하셔서 총리가 됐다. 내가 생각하는 기독교 교육은 아이들이 하나님의 자녀이고 그 권세를 가졌다는 것을 깨달아 왕 같은 제사장이 되게 하는 것이다. SICA는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한 고전 문학을 가르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학생들이 어떻게 공부하고 있나.

△이 원장=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에게 공부에 대한 동기를 유발하는 것이다. 사실 아이들을 이해시키는 일은 쉽지 않다. 따라서 어릴 때부터 습관을 훈련하려고 한다. 물론 일부 뛰어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동기가 생길 수 있지만 그렇다고 소수의 아이만 끌고 갈 수는 없지 않나. 초등학생 때까지는 무조건 성경을 암송시키고 아름다운 문장이 있는 책을 많이 읽힌다. 스마트폰이나 세상적 기준에 중독되기 전에 동굴 속에서 키울 필요가 있다.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힘이 생길 때까지 모판에서 키운 다음 논에 옮겨심는다고 생각하면 쉽다. 초등학교 때는 기차가 달릴 수 있는 레일을 놓고 중학생 때부터 달리기 시작하는 것이다. 고전교육에도 철학이 있어야 하는데 우리는 영국의 교육자 샬롯 메이슨의 교육 방법을 기초로 한다. 메이슨의 교육은 정확하게 성경을 베이스로 하고 있다. 서양 고전뿐만 아니라 ‘논어’와 같은 동양 고전도 읽고 있다. 예를 들자면 논어에 나오는 선이 왜 가능한지, 예수님이 오시기 전에도 그런 선이 나올 수 있었는지 함께 토론한다. 물론 고전이 모두 정답은 아니기 때문에 책이 잘못된 점이 있다면 왜 말이 되지 않는지, 실제와 어떻게 다른지 비판하고 논의하기도 한다.

△김 회장=공자가 ‘인’과 ‘성’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것이 매우 성경적이다. 동양 고전이 성경과 맥락이 닿아있는 부분이 많다. 전 세계에서 동성애가 문제가 되는데 유교권 국가들이 잘 버티고 있는 것도 이런 영향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 그런데 대안학교뿐만 아니라 교회에서 하는 아이들 교육도 필요하지 않나. 교육전문가로서 교회교육에 대해 조언할 부분이 있다면.

△이 원장=교회학교는 일주일에 한번이기 때문에 나머지 6일은 평신도들이 교회를 돕는 게 맞다. 그런데 제일 안타까운 부분은 교회에서 아이들을 위해 교육전문가를 쓰지 않는 것이다. 일반 학교에서도 좋은 선생님을 모시려고 노력하고 투자하지 않나. 교회학교 교육은 대체로 막 신학교를 졸업한 전도사님이 맡아 한다. 그리고 교회학교를 마치 목회를 배우고 연습하는 곳으로 인식한다. 물론 전도사님들이 아이들을 위해 희생하고 노력하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교회가 경력이 많고 유능한 최고의 전문가에게 아이들을 맡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모의 역할도 중요하다. 학교와 교회에만 맡기지 말고 부모의 역할을 해야 한다. 아이들이 학교를 졸업한 후에도 기독교인으로 남아 세상 속에서 빛과 소금이 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목표를 낮춰선 안 된다. 농구 골대를 낮춰 모든 아이가 다 덩크슛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게 아니라 높은 골대를 놓고 덩크슛을 할 수 있을 때까지 시키는 게 교육이다.

△김 회장=원장님이 경험한 예수님은 어떤 분이신가.

△이 원장=나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수련회에 가서 성령의 경험을 했는데 하나님께 완전히 항복한 것은 40대 초반이었다. 그때 몸이 아프면서 나처럼 열심히 산 사람도 없는데 나한테 왜 그러시냐고 하나님을 원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때 하나님은 무조건 옳고 선하시다는 걸 인정하게 됐다. 내가 만난 하나님을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싶다. 아이들이 자기 영역에서 가진 재능을 발휘하고, 하나님 덕분에 자신이 여기까지 왔다고 고백할 수 있도록 키워내겠다.

△김 회장=원장님이 앞으로도 아이들에게 평생 공부를 쉽게 할 수 있는 방법론을 가르쳐주시면 좋겠다. SICA가 아이들이 하나님을 만나는 자리가 되길 축복한다.

정리=박용미 기자 m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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