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교회 영상예배 제작 봉사자, 과도한 업무에 피로감 호소

게티이미지뱅크


한국교회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아 직원 고용하거나 지원 받아 해결을… 코로나19로 영상예배가 일상이 되면서 영상을 제작하거나 제작을 지원하는 봉사자들의 업무 강도도 높아졌다. 교회는 이들에게 전문가 수준의 영상을 요구하는 대신 전문가를 고용해 봉사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미국 크리스채너티투데이(CT)는 코로나 기간 중 미국 교회는 예배를 영상으로 연결하면서 기술팀에서 봉사하는 사람들의 업무가 늘어났다고 지난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캘리포니아주의 영상 관련 회사에서 일하며 그린룸처치테크 팟캐스트 진행자인 밴 멧체크씨는 “코로나로 교회는 영상예배 제작에 재정을 투입했다. 문제는 좋은 장비를 갖춰도 이를 운용할 사람을 찾기 어렵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교회는 봉사자로 나선 성도들에게 전문가 수준의 기술을 요구하기도 했다.

멧체크씨는 “카메라나 무선 마이크에 문제가 생기면 해결해 달라고 하거나 영상 편집, 그래픽 제작, 고품질 녹음 등을 요청했다. 이는 전문가 수준의 업무”라며 “규모 있는 교회는 기술 책임자를 직원으로 두지만 대부분 교회는 봉사자”라고 말했다.

CT는 영상예배 봉사자들에게 교회가 과도하게 의존하면서 이들이 번아웃을 경험했다고도 전했다. 멧체크씨는 “자원봉사자는 기술이 능숙하지 않다. 영상예배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 전문가를 고용하는 게 좋다”면서 “직원을 고용할 여력이 없다면 큰 교회에 기술 지원을 받는 것도 좋겠다”고 제안했다.

실제로 버지니아주 아잘리가든교회의 크리스 달링 목사는 300명 규모 교회의 성도를 위한 라이브 스트리밍 제작, 기술 자원봉사 관리와 제작 관련 작업을 처리하기 위해 시간제 직원을 고용했다.

이 같은 상황은 한국교회도 다르지 않다. 영상예배 제작을 지원하는 성도들은 제작 부담과 과도한 업무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 용산구의 A교회에 다니는 김기정(45)씨는 “성도 400명의 작은 교회라 어린이 부서 교사, 성가대, 교회 사업 관련 위원 등 봉사도 여러 개”라며 “코로나 때 교회가 문 닫아 영상예배 지원에 나섰는데 처음 해보는 거라 긴장도 되고 어려움도 많았다”고 말했다.

대면예배 재개 후 교회가 온·오프라인 예배를 병행하면서 이들의 봉사 강도는 더 커졌다. 김씨는 “현장예배 재개로 교사, 성가대 등 멈췄던 봉사도 시작했다. 여기에 영상예배 지원까지 더해져 지칠 정도”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다수 교회는 비용 문제로 전문가를 고용할 수 없는 처지다. 서울 양천구의 B교회 담임목사는 “영상예배를 멈출 수 없어 힘든 걸 알면서도 성도에게 봉사를 요청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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