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주년 맞는 남대문교회 “참신한 시각으로 사역 활로 찾자”



2035년 교회 창립 150주년을 맞는 서울 남대문교회(손윤탁 목사)가 외부 목회자들에게 교회 컨설팅을 요청했다. 교회의 미래 청사진을 그리는 ‘2035 비전 컨설팅’을 객관적 시각을 지닌 교회 밖 목회 전문가들에게 맡기겠다는 취지다.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미래 비전을 수립하기로 한 남대문교회는 이미 다섯 명의 40~50대 목회자 컨설턴트를 선발한 뒤 연구비를 지급했다. 이들은 모두 현직 담임목사이거나 목회를 경험한 교계 기관 근무자들로 오는 9월 말까지 컨설팅을 마무리하고 교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그동안 교회들이 재정과 건축 분야 등 특정 영역에서 외부 기관에 의뢰해 컨설팅을 받은 사례는 있지만, 교회 전반에 대한 진단과 미래 정책 수립과 관련해 목회자 개인에게 컨설팅을 요청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교회가 외부 목회자 컨설팅까지 의뢰한 건 정체된 사역의 활로를 찾아야 하는 절박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교회는 메트로타워와 서울스퀘어, 밀레니엄힐튼서울 같은 대형 건물에 둘러싸여 있어 확장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있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활력을 잃은 사역을 회복하기 위한 방안도 필요했다.

손윤탁 목사는 12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젊은 목회자들은 시대 변화를 읽을 수 있는 참신한 시선을 지녔다.

그런 시선을 통해 우리 교회의 전반적인 현실을 진단하고 미래 비전을 수립하려는 게 이번 컨설팅 의뢰의 목적”이라면서 “젊은 목회자들의 눈을 통해 창립 150주년을 맞이하는 교회의 청사진을 그린다는 시도 자체가 의미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한국 최초의 근대 의료기관인 제중원 신앙 공동체에서 태동한 남대문교회는 1885년 6월 21일 첫 예배를 드린 뒤 우리나라 교회사의 산증인과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초창기 장로교 선교사들이 사역한 남대문교회는 호러스 알렌(1858~1932) 선교사의 선교정신과 존 헤론(1856~1890) 선교사의 순교 정신, 올리버 에비슨(1860~1956) 선교사의 남문 밖 정신을 ‘삼대 정신’으로 계승하고 있다. 남문 밖 정신이란 교회 담장을 넘어 어려운 이웃과 치료가 필요한 이들을 찾아가 돌보는 사역을 말한다.

손 목사는 “우리나라 선교 역사와 맞닿아 있는 남대문교회의 긴 역사만을 기릴 것이 아니라 이를 기반으로 지역과 국가, 세계선교에 이바지하고 다음세대를 양육할 길을 찾고 싶다”며 “더불어 우리의 시도가 한국교회에도 좋은 모델로서 순영향을 끼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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