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송태후 (15·끝) “주의 힘 후대에 전하고 주의 능력 장래에 전하리라”

2014년 목포CCC 창립 50주년 감사예배에서 송태후 장로가 아내 김경옥 권사와 함께 기념촬영한 모습. 시력을 잃은 송 장로에게 김 권사는 눈과 같은 존재다.


2020년 12월 당시 김종식 목포시장께서 기독교계와 시민에게 공약한 역사관을 건립하는 데 앞장서 달라고 내게 부탁했다. 나는 세 가지 이유를 들어 거절했으나 김 시장은 목포기독교역사관은 내가 나서야만 할 수 있다며 간절하면서도 단호하게 요청했다.

김 시장의 청원은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2개월간 기도하면서 김 시장의 청원이 하나님의 뜻이라 인정하게 됐다. 지난해 2월부터 하나님의 전략을 묵상하며 40일 동안 기도하는 중에 구체적인 계획을 세웠다. 법인 설립을 위한 평신도 실업인 40여명을 품고 기도했다. 고삼수 장로를 비롯해 2000만원 이상 헌금한 20여명이 법인 이사로 결성됐다. 교계와도 연합해 ‘사단법인 목포권 기독교 근대역사 기념 사업회’가 설립됐다. 이사장으로 정용환 목사, 부이사장에 고 장로가 선임됐다. 나는 상임이사직을 맡게 됐다. 목포권 기독교 역사관은 중앙정부와 전라남도, 목포시가 지원하는 국책 사업으로 지난 8월 말 확정됐다. 2024년까지 3년에 걸쳐 건립하게 된다.

성경 신명기 32장 7절 “옛날을 기억하라 역대의 연대를 생각하라 네 아버지에게 물으라 그가 네게 설명할 것이요”란 말씀을 붙잡고 하나님의 뜻을 좇아 기념사업회 이사장을 비롯한 이사들과 힘을 모아 역사관 건립에 최선을 다하려 한다.

“하나님이여 내가 늙어 백발이 될 때에도 나를 버리지 마시며 내가 주의 힘을 후대에 전하고 주의 능력을 장래의 모든 사람에게 전하기까지 나를 버리지 마소서.”(시 71:18)

이 말씀은 일흔이 넘어서는 나로 하여금 자주 묵상하며 기도케 한다. 백발이 되더라도 주의 힘을 후대에 전하고 주의 능력을 장래에 전하라는 말씀으로 받아들여진다. 주의 힘과 주의 능력이 무엇일까. 이것은 예수님의 거룩한 성품이요 탁월한 지성과 영성이라고 생각한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예수님의 거룩한 성품이 나의 지성과 나의 인격과 내 삶을 통해 후손들과 후배들에게 흘러갔으면 좋겠다. 인정해주고 지지해주고, 공감하고 격려하며 칭찬해 줄 수 있는 어른이 되고 싶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인 데이비드 브룩스는 “이력서를 위해 살기보다 추도사를 위해 살라”고 했다. 지금까지는 화려한 ‘스펙’(이력)이나 좋은 이력서를 쓰기 위해 살았다면 노후에는 내 가족이나 후배들이 나의 장례식에서 어떤 추도사 내용으로 나를 평가할지 생각하며 살아야겠다. 하나님 나라는 시작과 과정도 중요하지만 아름다운 끝맺음이 구원의 완성이기에 노후를 거룩하게 살리라 다짐한다.

마지막으로 부족한 내 삶을 ‘역경의 열매’에 기재토록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올려드린다. 졸필을 읽고 많은 격려와 위로를 보내준 국민일보 애독자들과 지인들께도 감사드린다. 44년을 부부로 함께 살아오면서 나의 연약함을 수용하며 힘이 돼 준 소중한 아내에게 깊이 감사한다.

시각장애인으로 총신대 총장으로 계시는 이재서 박사가 칼럼에서 했던 말이 기억에 남는다. “고난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것을, 아픔이지만 창조를 위한 기회라는 것을, 고난은 이메일로 오지만 그에 대한 설명서는 배를 타고 온다.”

정리=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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