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갈 곳이 없다



영화 ‘모가디슈’는 소말리아 내전 당시 남북 대사관 직원들과 가족들이 함께 탈출했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북한 소말리아대사 림용수(허준호)는 직원들과 가족을 데리고 한국대사관으로 와서 자신들을 받아달라며 한신성(김윤석) 대사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갈 곳이 없다.” 너무 애처로운 말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을 받아 준 한국대사관도 영원한 피난처는 아니었습니다.

지난 수요일 교회에 성경 번역 사역 선교사님이 오셔서 설교했습니다. 선교사님 내외분은 30년간 성경 번역을 위해 헌신해 오셨습니다. 5년 전 선교지에서 추방당한 후에도 소수 민족을 위한 성경 번역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추방자인 그들이 매일 갈 곳이 정해져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그날도 빌린 차에 짐을 싣고 어디론가 떠나셨습니다. 두 분은 이 세상에서 확실하게 갈 곳이 없었으나 맑고 밝았습니다. 이 세상 순례의 길, 선교의 길이 끝나면 영원히 갈 곳을 확실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 분명합니다.

김성국 목사(미국 뉴욕 퀸즈장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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