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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박스=생명존중·생명사랑, 영화 ‘브로커’ 그 본질 잘 보여줘”

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첫 한국영화인 ‘브로커’속 한 장면. CJ ENM 제공


이종락 목사. 국민일보DB


2020년 1월 세계적 거장인 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서울 관악구 주사랑공동체교회(이종락 담임목사)를 찾았다. 여기서 이종락 목사는 감독에게 간절한 당부의 말을 전했다.

“이곳은 한 생명이라도 살리려고 목숨을 걸고 몸부림치는 곳입니다. 작가들과 많은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생명을 살리는 일에 보탬이 되도록.”

이후 고레에다 감독은 베이비박스에 버려진 아기에게 새 부모를 찾아주는 내용의 영화 ‘브로커’를 찍었다. 이 영화는 올해 칸국제영화제에서 배우 송강호에게 최우수 남자배우상을 안겼고 에큐매니컬 심사위원상도 받았다.

2009년 교회 담벼락에 베이비박스를 만든 이 목사는 8일 개봉을 앞두고 지난 2일 시사회에서 영화를 미리 보고 에큐매니컬상을 수상한 이유를 이해했다. 이 목사는 “칸은 인간 존재를 깊이 있게 성찰한 영화에 에큐매니컬상을 주는데 영화가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알아본 게 아닐까 싶다”고 설명했다. 영화에 대한 감상평을 묻는 질문엔 “기대만큼 자극적이거나 재미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대신 영화 안에 담긴 메시지를 봐야 한다는 조언을 곁들였다. 이 목사는 “주님 안에서 (영화를) 해석한다면 남다른 감동을 느낄 수 있다”며 “여자 주인공은 생명존중 생명사랑을 보여줬다. 한 생명의 생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베이비박스에 대한 논쟁이 사라졌으면 하는 바람도 전했다. 현재까지도 베이비박스가 유아를 보호하는 장치냐, 유기를 조장하는 장치냐를 두고 사회적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이 목사는 “베이비박스는 생명존중 생명사랑을 위한 것이고 영화는 그 본질을 잘 전달했다”며 “미혼모나 보호받지 못하는 아이들에 대한 국민적, 사회적 책임감이 고취되고 법과 제도도 만들어졌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영화의 반향으로 이 목사의 기대는 이미 실현되고 있는 듯하다. 그는 “시사회 후 부정적인 전화는 없고 ‘교회에 나가고 싶다’ ‘베이비박스를 돕고 싶다’는 전화가 많이 온다”며 “어머니 소영 역을 맡은 아이유가 베이비박스 홍보대사가 돼 미혼모들에게 힘이 됐으면 한다”고 기대감도 드러냈다.

이 목사는 한국교회의 책임도 강조했다. 그는 지난달 30일 국민미션어워드 시상식에서 “미혼모의 아기들이 갈 곳이 없고 불법체류자 자녀는 출생신고가 불가능해 보호를 못받고 있다”면서 “복지제도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한국교회가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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