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미분류  >  미분류

[시온의 소리] 교회를 위한 신학의 자리



지금까지 한국에서 신학이 교회를 다루는 주제는 통상적으로 ‘한국교회 무엇이 문제인가’의 아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신학은 비판하므로 존재하였고, 그 비판의 대상은 교회였다. ‘교회를 위한 신학’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코페르니쿠스적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즉 지금까지의 한국교회를 향한 신학적 과제였던 ‘한국교회 무엇이 문제인가’의 사고에서 방향을 전환해 이제는 교회의 관점에서 신학이 자신을 바라보며 ‘한국 신학 무엇이 문제인가’를 질문해야 할 중대한 시기에 이르렀다고 본다.

교회를 향한 신학의 비판에는 항상 사랑과 존경이 전제돼야 한다. 신학은 교회를 위한 책임 있는 발언과 행동을 해야 한다. 목회 현장에 폭탄과도 같은 무책임한 주장 하나에 신학의 텃밭인 교회가 혼란에 빠지고 황폐해질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건강한 교회는 신학의 희망이다. 교회가 건강해야 신학도 보람이 있다. 교회가 부흥해야 신학에도 유익이 있다. 교회는 그 어려운 목회를 통해 얻은 재정으로 신학교를 지원하고 있으며, 그 인력으로 신학교를 채워주고 졸업생들을 받아 주는 어머니와 같은 존재이다. 교회와 신학은 혈연관계요, 상부상조 관계에 있다.

교회가 병이 들었다면 신학은 치료해야 할 사명이 있다. 치료의 목적은 살리는 것이지 욕하고 때리고 야단치는 것이 아니다. 현명한 의사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감당할 만한 처방을 내린다. 장기간의 치료가 필요할 때는 시간을 가지고 인내하며 오랜 과정을 감수하면서 생명을 살리는 것이다.

의사의 윤리는 환자의 병에 대해 밖으로 누설하지 않는 것이다. 환자의 프라이버시를 지켜주고 인격을 존중해 주며, 환자의 보호자로서 모든 일을 처리해야 한다. 의사의 본분을 아는 사람은 환자의 약점을 이용해 돈을 벌거나 자기 이름을 유명하게 하려는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다.

신학 측면에서 볼 때 한국교회는 분명 건강하지 못한 상태이다. 즉 병든 상태이고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다. 신학이 진정한 치료자로서의 소신과 윤리가 있다면 한국교회는 건강해질 것이고, 교회로서의 제 기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신학은 교회의 악성 종양에 대해 인내를 가지고 기도하며, 점진적인 처방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의술의 처방과 더불어 상담이 필요할 때는 위로와 격려의 언어를 동반한 말동무가 되어 마음의 병까지도 함께 치료하고 심신을 건강하게 만들어야 한다.

오늘날 신학이 무엇을 열심히 하노라고 하는데도 교회가 점점 더 병들어 간다면, 그것은 교회의 문제가 아니라 신학의 문제이다. 즉 ‘교회를 위한 신학’이 무엇인가를 다시 한번 옷깃을 여미고 생각해 처방과 치료 방법을 바꾸어야 한다. 교회의 문제를 폭로하여 정죄하고 충격적인 발언과 행동을 통해 한 사람의 신학자가 매스컴을 타고 유명해진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목회 현장의 근간이 흔들리고 교회가 세상 조롱거리가 된다면 교회를 위한 신학이라고 말할 수 없다.

신학은 교회 치유에 앞서 자신이 건강한 상태인가를 먼저 점검해야 한다. 남의 눈에 티를 보면서 자신의 눈 속 들보를 깨닫지 못하는 상태로는 교회를 위한 신학을 기대할 수 없다. 비판하는 일에 길들어서 자신을 향한 비판을 수용하지 못하거나 외면해서는 안 된다. 좋은 신학의 자세는 교회를 치유하면서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고 고쳐나가는 것이요, 가르치면서 배우는 것이다.

순망치한(脣亡齒寒)이라는 말이 있다. 교회가 죽으면 신학은 설 자리가 없다. 교회 없는 신학은 공허한 철학에 불과하다. 신학이여, 병약한 어머니인 교회를 돌보고 치료하는 효자가 되어 달라.

문성모 강남제일교회 목사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