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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BTS의 선한 영향력



포크 음악의 전설 밥 딜런은 1960년대 인종차별 반대, 반전 운동의 기수였다. 그는 사회적 메시지를 투쟁적이 아닌 시적 가사를 통해 전달하면서 시위대뿐 아니라 일반 대중들에게서도 많은 공감을 끌어냈다. “사람은 얼마나 많은 길을 걸어야 진정한 인생을 깨닫게 될까요”(블로잉 더 윈드) 같은 가사가 대표적이다. 딜런은 평화와 자유의 소중함을 일깨운 시적 표현을 전 세계인에게 선사하면서 2016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다.

가수들이 집단적으로 선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은 1985년이다. 마이클 잭슨, 스티비 원더 등 미국 최고 가수 45명이 아프리카 대기근에 허덕이는 이들을 돕기 위해 ‘위 아 더 월드’ 앨범을 만들었다. 3월 초 발매된 이 앨범은 약 2000만장이 팔렸다. 부대사업 등을 통한 각종 수익이 4500만 달러에 이르렀다. 가수들은 이를 전액 기부해 많은 생명을 살렸다. 7월 13일에는 영국 런던과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아프리카 난민 돕기 공연 ‘라이브 에이드’가 펼쳐졌다. 영국에서 7만여명, 미국에서 9만여명이 공연장을 찾았다. 대중음악의 별들이 처음으로 사회적 재난에 대한 관심을 고취시킨 때라고 전문가들은 전한다.

훗날 세계 대중음악사에 2020년대는 영·미계 가수들의 사회 영향력을 한국의 BTS가 대체했다고 기록되지 않을까. BTS는 지난해 유엔 연설과 노래 ‘퍼미션 투 댄스’를 통해 코로나19에 굴하지 말자는 긍정 메시지를 발신했다.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M) 캠페인에도 동참했다. BTS가 지난 31일(현지시간) 백악관을 방문, 조 바이든 대통령과 ‘반(反)아시안 증오범죄 대응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사람들은 BTS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사람들과 소통하는 메시지 때문”이라고 초청 이유를 밝혔다. BTS도 혐오범죄 해결에 함께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기자회견장에선 “다름을 인정하는 데서 평등은 시작한다”고도 말했다. 단순하지만 울림이 큰 이 발언을 팬들은 열심히 SNS로 퍼 날랐다. BTS의 언행이 곧 열매를 맺을 거라 믿는다.

고세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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