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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우리말 쓰기] 마타도어·스윙보터… 알쏭달쏭 정치 언어 이제 그만!



산업이 고도화되면서 전문적인 외국어 용어 유입이 늘고 비규범적인 말까지 혼용되면서 우리말이 오염되고 있다. 특히 한자나 로마자가 뒤섞이고 유행하는 단어나 약어까지 보태지면서 언어의 순기능인 소통을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일상언어뿐 아니라 정부와 공공기관이 행정 사무를 사회 구성원에게 전달하는 데 쓰이는 '공공언어'에서도 과도한 외국어 혼용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다.
국민일보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사단법인 국어문화원연합회, 한글문화연대와 함께 어려운 외국어 중심의 사회 용어를 쉬운 우리말로 다듬은 '쉬운 우리말 쓰기' 연재를 시작한다. 무분별하게 쓰이는 외국어를 알기 쉬운 우리말로 순화해 연령이나 학력에 상관없이 우리말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올해는 3월 대통령선거에 이어 6·1 지방선거가 치러진다. 선거에서 등장하는 언어들은 유권자들의 공약 이해도를 높이고 한 표를 행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후보가 결정되는 과정에서 나오는 정치 언어들은 선거에 큰 영향을 준다.

정당이나 후보에게 유리하도록 선거구를 정하는 ‘게리맨더링’은 ‘자의적 선거구 획정’이라는 말로 다듬어 쓰면 된다. 상대방 후보를 공격해 유권자들을 자극하는 ‘네거티브 공방’은 ‘흠집내기’로 대체할 수 있다. 비슷한 의미의 ‘마타도어’는 실제 규범 표기는 ‘마타도르’인데, ‘흑색 선전’이나 ‘모략 선전’으로 바꿔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후보자 공약이다. 하지만 이 공약이 실제 추진 가능성이 있는지, 예산 확보의 근거가 있는지 따져보는 것이 쉽지 않다. 이렇게 공약의 근거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것을 ‘매니페스토’라는 표현으로 흔히 사용하는데, 이 단어는 ‘증거’를 뜻하는 라틴어에서 유래한 말로 알려져있다. 하지만 이 매니페스토라는 표현은 ‘참공약’ ‘공약 지키기’ 등 쉬운 우리말로 바꿔서 쓰면 의미가 훨씬 간결해진다.

선거에서 당락을 결정하는 표심은 ‘캐스팅 보트’라는 표현으로 자주 등장한다. 특정 지역이나 세대가 선거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할 때 쓰이는 표현이다. 표결에서 찬반 양쪽의 표 차이가 크지 않을 때 이를 최종 결정하게 되는 표를 뜻하기도 한다. 따라서 캐스팅 보트는 뜻 그대로 ‘결정권’ ‘결정표’ 등으로 다듬어 사용하면 단어의 뜻을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쉽다. 선거에서 특정 후보나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 유권자들을 뜻하는 ‘스윙 보터’는 ‘유동 투표층’이라는 표현으로 다듬을 수 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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