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오피니언  >  칼럼  >  한마당

[한마당] ‘골든부트’ 손흥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골든부트는 리그 득점왕에게 수여되는 축구화 모양의 트로피다. EPL이 지금과 같은 체제로 구성된 1992-93시즌부터 골든부트 수상자가 나왔다. 잉글랜드의 테디 셰링엄(토트넘 홋스퍼, 22골)이 첫 주인공이다. 프랑스의 티에리 앙리(아스널)가 총 4차례 골든부트를 받으며 최다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골든부트 수상자의 최다 득점은 앤디 콜(뉴캐슬, 1993-94)과 앨런 시어러(블랙번, 1994-95)의 34골이고 최소 득점은 마이클 오웬(리버풀) 등 5명이 기록한 18골이다. 현역 최고 스타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몸담은 2007-08시즌(31골)에 골든부트를 거머쥐었다.

손흥민(토트넘)이 23일 열린 노리치 시티와의 2021-22시즌 EPL 최종전에서 두 골을 몰아치며 23골을 기록,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와 함께 골든부트 공동 수상자로 선정됐다. 2015년 세계 최고 리그로 꼽히는 EPL의 토트넘에 입단한 지 7년 만의 쾌거다. 손흥민은 유럽 5대 축구리그에서 득점왕에 오른 최초의 아시아 선수가 됐다. 한국인 유럽리그 한 시즌 최다 골(차범근 17골), 아시아 선수 유럽 1부리그 한 시즌 최다 골(이란의 알리레자 자한바크시 21골)도 차례로 갱신했다. 손흥민이 쓸 새 역사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궁금하다.

손흥민은 10세 때 2002 한일월드컵을 보고 축구선수와 국가대표의 꿈을 꾸었다. 그리고 한일월드컵 4강 기적을 남긴 지 20년이 된 올해 한국 선수로서 또 다른 신화를 창조했다. 16세에 독일 함부르크 유스팀에 입단한 손흥민은 낯선 언어, 아시안에 대한 편견 등 보이지 않는 장벽과 싸우며 오직 실력으로 자신을 증명해 보였다. 코로나19로 취업난에 시달리며 미래 희망을 잃어가던 2030 MZ세대는 또래인 손흥민의 활약에 대리만족을 느끼고 있다. 국민 모두가 이날 하루 “우리는 손흥민 보유국”이라고 외치며 뿌듯해했다. 벌써부터 오는 11월 열리는 카타르월드컵에서 세계 최고 스트라이커가 펼칠 활약이 기대된다.

고세욱 논설위원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