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유튜브 채널 해킹 방지하려면… 몇 단계 인증 절차 거치게 설정 강화를

한국교회가 유튜브 사역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해킹에 대한 대응책 마련도 시급해지고 있다. 지난 8일 한성교회 유튜브 채널 ‘한성교회 Happy People’이 해킹당해 비트코인 관련 영상이 업로드된 모습. 한성교회 제공, 게티이미지


“동영상 업로드할 수 있는 권한을 한 명만 가지도록 지정하고, 계정 로그인이나 동영상을 업로드할 때 2·3차 인증을 거치도록 설정해놓는 것을 권합니다.”

서울 양천구 한성교회(도원욱 목사) 이재영 목사는 18일 유튜브 해킹 강화 방안으로 이렇게 두 가지를 꼽았다. 최근 한성교회 유튜브 채널은 해킹을 당했고 이 목사는 해킹을 인지하고 채널을 완전히 복구하는 전 과정을 진두지휘했다.

한성교회 유튜브 채널 ‘한성교회 Happy People’은 구독자 수 14만3000명, 누적 조회 수는 1억8000만회를 넘을 정도로 주목받는 채널이다. 특히 교회 찬양팀 김윤진 간사의 찬양 영상이 인기다.

하지만 지난 8일 저녁, 교회 유튜브에 느닷없이 비트코인 영상이 업로드됐다. 유튜브 해킹의 전형적인 형태였다. 유튜브는 그날 저작권 규정 위반으로 한성교회 유튜브를 정지시켰다. 이튿날부터 교회로 채널이 사라졌다며 문의 전화가 쇄도했다. 영상으로 은혜를 받았던 교인과 구독자들은 영적 공허함에 빠졌다. 교회는 그동안 유튜브 채널을 조회 수로 수익을 낼 수 없도록 운영해왔다.

채널 정지로 교회 계정으로는 로그인이 불가능해지자 이 목사는 개인 유튜브 계정으로 ‘의견 보내기’와 유튜브 홈페이지 고객센터에 있는 ‘항소’ 창을 이용해 해킹 사실을 알렸다. 원래 항소 창은 저작권 위반 사항이 발생하면 사용하는 경로이지만 이 목사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유튜브 계정을 새롭게 로그인하라’는 자동 응답만 뜰 뿐이었다.

한성교회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인 교회 성도에게 해결 방법을 문의했다. 성도는 유튜브파트너프로그램(YPP) 멤버로 유튜브 크리에이터지원팀의 빠른 상담을 받을 수 있었다. YPP는 수익을 내는 유튜버들이 가입한 프로그램으로 비수익성으로 운영하는 상당수 교회 유튜브 채널은 가입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다. 이 목사는 지원팀 상담을 통해 해킹 사실을 유튜브 측에 알리고 조치 방법을 담은 URL(인터넷 주소)을 안내받았다. 하지만 복구까지 3~4주 걸린다는 사실을 통보받고 빠른 해결을 위해 유튜브 미국 본사에도 연락을 시도했다.

이 목사는 ‘Team Youtube’ 트위터 계정에도 해킹 사실을 알렸고 1시간 후 유튜브 크리에이터지원팀으로부터 안내받은 동일한 URL을 트위터 메시지로 받았다. 양식을 제출한 지 하루 만에 채널은 지난 11일 완전히 복구됐다.

이번 해킹 사례는 한국교회들이 유튜브 선교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 시점에서 타산지석이 될 수 있다. 이 목사는 해킹 예방책으로 인증 절차 강화를 강조했다. 그는 “로그인이나 동영상을 업로드할 때 귀찮더라도 몇 단계 인증을 거치도록 설정하고, 동영상 업로드 권한을 일원화해 해킹 유도 메일을 받으면 누가, 언제 받았는지 신속히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지호 기자 p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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