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카페문 활짝… 식당문 여는 건 신중

경기도 성남 지구촌교회 분당14지구 성도들이 이달 초 소모임 인원 제한을 지키기 위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목장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지구촌교회 제공


경기도 부천 참빛교회는 코로나 기간 리모델링을 하고도 이용하지 못한 교회 북카페 문을 최근 열었다. 코로나 기간 폐쇄됐던 경기도 성남 지구촌교회의 카페도 2년여 만에 사람들을 맞았다.

방역 당국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제하면서 교회도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다. 폐쇄됐던 교회 카페는 문을 열었고 인원 제한 없이 함께 성경공부도 할 수 있게 됐다. 25일부터는 교회 식당에서 밥도 먹을 수 있다. 그러나 2년 1개월간 코로나 팬데믹을 경험한 교회는 이전과는 조금은 다른 일상회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서울 종로구 중형교회인 A교회는 교회 안에서 취식이 가능해지더라도 식당 문을 열지 않을 계획이다. 이 교회 담임목사는 20일 “코로나 전에도 고령의 성도들이 식당 봉사를 했는데 그마저도 힘에 부쳐 외주업체에 맡겼다”며 “코로나 때 식당 문을 닫은 뒤 어려운 이웃에게 도시락을 제공하는 걸로 전환했다. 성도들 반응이 좋아 앞으로도 도시락 나눔을 이어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교회의 식사문화는 회복돼야 하지만 코로나가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조심스럽게 시도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한국교회연구원 노영상 목사는 “성도들이 한꺼번에 식사하는 것보다 시차를 두고 소그룹별로 식사하는 등 점진적으로 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소그룹 모임은 더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기간 소그룹 모임은 성도들을 끈끈하게 연결하고 지속가능한 신앙생활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이는 설문조사 결과로도 나왔다. 지난해 11월 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 지용근)가 지구촌교회의 의뢰를 받아 실시한 ‘한국교회 소그룹 실태 조사’ 내용을 보면 코로나 시기 소그룹 모임에서 활동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예배나 성경공부, 묵상 등 신앙활동 비율이 두세 배가량 많았다.

다만 소그룹 모임이 코로나 이전과는 달라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상화 서울 서현교회 목사는 “소그룹 사역의 특성을 더 촘촘하게 해야 한다. 그룹별로 네트워킹해서 교회 사역 전반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게 핵심”이라고 했다.

행사와 집회에 대한 인원 제한이 사라진 만큼 여름수련회 준비에 나선 교회들도 있다. 눈길을 끄는 건 온·오프라인 투트랙 방식의 운영이다. 수련회 현장에 직접 가거나 온라인으로 참여하는 방식이다.

코로나를 계기로 교회가 새롭게 관심을 가져야 할 프로그램도 생겼다. 노 목사는 “코로나블루 등 성도들이 심리적으로 힘들어할 때 교회는 비대면 상담에 나섰다. 코로나 이후에도 이 사역은 필요하다”며 “(성도 간) 교제도 중요하지만 온라인 심방이나 상담도 놓치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노 목사는 온라인 교육 콘텐츠 개발도 제안했다. 그는 “집에서 부모가 아이들을 신앙으로 교육할 수 있는 자료나 가나안 성도를 위한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면 좋겠다”면서 “재정과 인적 여력이 있는 대형교회들이 해당 프로그램들을 만들어 소형교회와 공유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전했다.

서윤경 우성규 장창일 기자 박이삭 인턴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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