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톡!] 통일교 또 수천쌍 합동결혼식… 도대체 왜

연합뉴스


한국교회가 이단·사이비 종교로 규정한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교주 한학자)이 최근 또다시 신도 간 대형 합동결혼식을 올리며 그릇된 구원론을 펼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통일교는 지난 16일 한국을 비롯해 일본 미국 독일 영국 브라질 대만 필리핀 태국 말레이시아 등 세계 70개국 2100쌍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한 가운데 ‘2022 천지인참부모 효정 천주 축복축제’를 열었습니다. 유명 뮤지컬 배우와 트로트 가수 등이 축하 공연에 나섰고, 전 잠비아 부통령, 시리아 정교회 총대주교 등은 축하 메시지를 보내왔습니다.

무엇보다 과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정부에서 복음주의자문위원장을 맡았던 폴라 화이트 목사도 이날 축사를 보내온 것으로 알려져 교계에서도 실망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화이트 목사는 한국 개신교 행사에도 종종 축사 등을 전했던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통일교는 1995년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3만5000쌍, 세계 각지에서 생중계로 참여한 32만5000쌍까지 모두 36만쌍(72만명)의 커플을 한 번에 결혼시켜 ‘가장 많은 커플의 합동결혼식’ 부문 기네스북 기록도 갖고 있습니다.

통일교가 이렇게 합동결혼식에 집중하는 이유는 그들만의 핵심 교리, 즉 구원론과 직접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통일교는 성경 속 첫 인류인 하와를 ‘해와’라 부르고, 대천사 루시퍼를 ‘루시엘’이라 부릅니다. 그리고 이들이 하나님의 뜻을 어기고 간음했고, 그로 인해 타락한 혈통이 오늘의 인류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통일교가 주장하는 원죄론입니다.

탁지일 부산장신대 교수는 “통일교에서는 죄 없는 메시아이자 참부모, 즉 창시자 고 문선명과 그의 아내이자 현 교주 한학자의 주례를 통해야만 이 원죄가 씻긴다고 본다”며 “그렇게 탄생한 가정을 ‘참가정’이라 부르고 이런 가정이 많아지면 문선명이 왕이 되는 천국이 세워진다고 보는 게 통일교의 핵심 교리”라고 설명했습니다.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장 진용식 목사도 “참부모인 교주가 신도 각각의 결혼 상대를 직접 지명해주는 것도 그들이 말하는 ‘구원론’ ‘복귀론’으로 연결짓기 위함”이라고 봤습니다. 진 목사는 “하지만 가정을 회복시키는 것은 하나님의 구원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기보다 그리스도인의 삶과 관련된 문제”라며 “교주가 직접 짝을 선택해 신도 간 부부의 연을 맺어준다는 것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기독교와 정통교회에 있어 가정은 하나님께서도 그 중요성을 강조할 정도로 중요한 공동체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성경을 곡해해 평생 배필을 맞이하는 결혼과 혼인을 내 의사와 상관없이 남이 짝지어주는 대로 한다면, 오히려 가정을 통해 베푸실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를 가리는 행위가 되지 않을까요.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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