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시사  >  종합

주차만 해도 배터리 완충… 전기차도 스마트폰처럼 ‘무선충전’

제네시스 전기차 전용 충전소에서 무선 충전을 하고 있는 차량의 모습. 현대자동차 제공


김필수 한국전기차협회장은 전화 통화에서 이런 말을 했다. “앞으로 전기차 충전기의 30~40%는 무선 충전기로 채워질 겁니다.” 단순히 운전자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게 아니다. 완전 자율주행 시대에는 사람이 직접 충전기를 차에 꽂지 않아도 충전이 가능해야 한다는 이유다. 마침 제네시스는 지난 2월에 국내 처음으로 무선충전 서비스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전기차 무선충전 시대가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무선충전 시스템은 스마트폰처럼 바닥에 놓인 패드 위에 차량을 주차하면 자동으로 충전되는 방식이다. 19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전 세계 무선충전 시장은 2015년 25억 달러(약 3조737억원) 수준에서 올해 약 113억 달러(약 13조8933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정부는 올해 무선충전 인프라 구축 사업에 3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애플 등은 2012년 스마트폰에 무선충전 기술을 처음 적용했다. 패드에 내장된 코일에 전류를 흘려보내 자기장을 만든 뒤, 이걸로 다시 스마트폰 속 코일에 전기를 유도하는 ‘자기유도’ 방식이다. 충전하려는 기기와 반드시 접촉해야 했기 때문에 전기차처럼 부피가 큰 기기에는 적용할 수 없었다.

그러나 최근 빠르게 기술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자기공진’ 방식은 송신기와 수신기의 주파수를 맞춰 충전하기 때문에 수십 센티미터 떨어져 있어도 충전 가능하다. 이걸 이용하면 바닥에 수신기를 장착한 전기차가 무선충전 시스템이 적용된 주차장에 주차를 하면 자동으로 충전이 이뤄진다.

제네시스는 지난 2월 전기차 전용 충전소를 열고 무선충전 서비스 시범 사업을 시작했다. 충전 성능은 일반 완속 충전기 평균 출력(7㎾)보다 조금 빠른 11㎾다. 제네시스 강남, 제네시스 수지,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 등 3곳에 각각 1개의 무선 충전기를 구축했다. 이를 75개까지 늘려 2023년까지 사업 실효성을 검증하고 운영체계 구축을 위한 데이터도 확보할 계획이다. 제네시스는 GV60과 GV70 전동화 모델의 일부 차량에 무선충전 시스템을 탑재했다.

독일 자동차 부품 업체 콘티넨탈은 스타트업 볼테리오와 함께 전기차 무선충전 로봇을 개발 중이다. 이 로봇은 운전자가 정확한 위치에 차량을 주차하지 않아도 충전 패드를 움직여 무선충전이 되도록 돕는다. 이스라엘 스타트업 일렉트레온 와이어리스는 미국 미시간 주정부, 디트로이트시, 포드 등과 함께 디트로이트에 1.6㎞ 길이의 ‘공공 무선충전 도로’를 구축하고 있다. 도로를 주행하면 충전을 할 수 있다. 2023년 완공이 목표다. 도로 아래에 설치한 구리 코일에 전류를 흘려 자기장을 생성하고, 전기차 바닥에 설치한 무선충전 수신 장치로 전자기를 유도해 배터리를 채우는 방식이다. 미국 퀄컴 헤일로 역시 도로 주행 시 무선충전하는 기술을 개발해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