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나침반이 된 성경말씀] 디모데처럼… ‘그리스도의 병사’로 고난의 삶


 
“너는 그리스도의 좋은 병사로 나와 함께 고난을 받으라 병사로 복무하는 자는 자기 생활에 얽매이는 자가 하나도 없나니 이는 병사로 모집한 자를 기쁘게 하려 함이라”(딤후 2:3~4)

나는 모태신앙이 아니다. 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육군 장교로 임관한 이후 예수님을 영접했다. 하나님께서 사람을 통해 역사하셨다. 말씀에 붙잡혀 살아가고 있는 신실한 믿음의 형제를 보내주어 교제케 하셨고, 믿음의 3대 가정에서 신앙의 지조를 지키며 오직 기도로 살아온 자매를 인생의 반려자로 허락하셨다. 어떤 얽매임 없이 국가와 국민에 충성하는 멋진 군인이 되길 원했고, 예수님과 동행하면서 행복한 가정을 꿈꾸며 살고자 했다.

그때 성경에서 만난 인물이 디모데였다. 디모데는 나처럼 성인이 되어 바울의 1차 전도여행 시 예수님을 영접했고, 2차 전도여행 시부터 바울과 동행하며 복음을 전한 그리스도의 군사로서의 삶을 살았다. 바울이 로마 감옥에 갇혔을 때 빌립보로 보낸 가장 헌신적인 일꾼이기도 했다. 위 말씀은 바울이 목회서신에서 디모데에게 마지막으로 당부하신 내용이다. 현대어 성경에서는 ‘그리스도의 좋은 병사’를 ‘예수 그리스도의 훌륭한 군인답게’로 번역했는데, 훨씬 더 와닿는다.

군인은 고난의 삶이다. 내가 원하는 보직, 근무 장소, 부대, 상관 등 그 어떤 것도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오직 명령에 따라 가라는 곳으로 가는 삶이다. 지휘관으로서 자신의 행위뿐만 아니라 부하들의 잘잘못도 모두 책임져야 한다. 육군 준장 시절 지휘관으로 취임 후 업무파악도 하기 전인 취임 3주 만에 한 부하의 일탈 행위로 지휘 책임을 지고 보직 해임된 적이 있다. 당시 억울하다고 생각했다가 주님을 생각했다. 털끝만큼도 잘못이 없으신 주님께서 모든 인간의 죄를 대속하시기 위해 전적인 책임을 지시고 생명까지 바치셨지 않은가.

또한 군인은 자기 생활에 얽매이지 않는 삶을 산다. 34년 군 생활 동안 20차례 이상 이사 다니며 언제든 떠날 준비를 하고 살았다. 명절을 고향에서 부모님과 함께 보낸 적이 거의 없었고 자녀들과도 대부분 떨어져 살았다. 한번은 아들에게 사관학교를 권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자기는 가족들과 오손도손 함께 사는 것이 꿈인데, 아버지처럼 떨어져 살기 싫다는 답이 돌아왔다. 나의 얽매이지 않음이 사랑하는 가족 구성원에게는 상처일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한동안 멍했다. 하지만 나의 얽매이지 않음이 다른 국민에게는 가족의 따뜻함을 나눌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는 생각에 34년을 기꺼이 버틸 수 있었다.

스스로 고난을 자초하며 자기 생활에 얽매이지 않고 살았던 삶이 나를 부르신 분을 기쁘시게 했다는 사실을 위안으로 삼는다. 지금까지는 눈에 보이는 제복을 입고 살았다면 앞으로는 영적인 무장을 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와 눈에 보이지 않는 나라를 위해 살아가는 진정한 영적 군사가 돼야겠다고 다짐해본다.

약력 △백석대 안보학 교수(현) △육군훈련소장 △육군참모총장 비서실장 △육군본부 정책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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