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는 게 어색… “보고 싶었어요” 먼저 인사 건네길

코로나 이전인 2016년 경기도 동탄의 한 교회에서 열린 특별새벽기도회에 성도들이 자리를 가득 메우고 있다. 국민일보DB


서울 종로 토박이인 박성자(77)씨는 지난 2년간 코로나로 교회에 가지 않았다. 엄밀히 말하면 못 갔다. 고령의 박씨가 걱정돼 자녀들이 교회 출석을 말렸기 때문이다. 17일 부활주일을 맞아 오랜만에 간 교회는 낯설기만 했다. 친한 권사 몇 명은 별세해 더 이상 만날 수 없었고 봉사하던 주방은 여전히 닫혀 있었다. 박씨는 “성도 200여명의 작은 동네 교회다. 40년 넘게 다녀 가족 같은 분위기였는데, 멀어진 시간만큼 마음의 거리도 멀어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서울 서울제일교회(최일규 사관)에 출석하는 강성희(38)씨도 2020년 둘째 아이를 임신하면서 2년여 만에 교회에 나왔다. 강씨는 “2년 새 7살이 된 첫째 아들이 동행했다”면서 “교회에 오니 다들 반갑게 맞이해 줬다. 거리두기가 해제되면 교회에서 더 많은 활동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18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한국교회는 박씨처럼 교회 출석이 어색한 성도, 강씨처럼 교회 활동에 기대감을 드러내는 성도 모두를 보듬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이상화 서울 서현교회 목사는 이를 ‘징검다리’ 사역이라는 말로 정의했다. 이 목사는 “성도들이 자유롭게 예배에 참석할 수 있게 됐을 때 징검다리를 놔두지 않으면 돌다리 두드리기 무서워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며 “징검다리 사역의 일환으로 이달 첫 주 ‘보고 싶었습니다’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현장예배에 나오지 못한 성도를 태신자로 보고 이들을 초청하는 행사였다.

경기도 성남 지구촌교회(최성은 목사)는 성령강림주일인 6월 5일까지 ‘153캠페인’을 진행한다. 1은 현장예배의 한 자리 채우기, 5는 가족과 소모임 식구를 다섯 번 현장예배에 초대하기, 3은 일주일에 세 번 현장예배 참석하기 등이다. 서울제일교회도 한 영혼을 구원하자는 취지에서 ‘50일 특별전도행전’을 시작했다. 성령강림주일까지 모든 성도가 1명 이상 전도하고 장기결석자를 초청한다.

서울 성복중앙교회(길성운 목사)는 다음 달 ‘전교인 동원의 날’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길성운 목사는 “‘우리 교회가 새롭게 출발한다’는 인식을 성도들에게 심어주려 한다”며 “성도 3분의 2 정도는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고민은 나머지 3분의 1에 있다. 길 목사는 “그들에게 공동체가 얼마나 중요하며 대면예배가 얼마나 좋은가를 상기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코로나가 종식되지 않은 만큼 교회가 예배 회복을 차분히 진행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서울 수서교회 황명환 목사는 “교인들 스스로 교회에 오는 건 기뻐할 일이지만 서두르면 안 된다”며 “코로나 안전을 위해 5월에 진행할 행사는 야외에서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성도들도 바람을 전했다. 강씨는 “지금은 심방 등 친교가 어려우니 단체대화방 같은 곳에서 교류를 이어가도 좋겠다. 무엇보다 교회에서 만나면 먼저 인사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윤경 우성규 최기영 박용미 기자 서은정 인턴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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