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예수를 플렉스하다] <3> 캠퍼스 선교 재도약 위한 현장 사역자들의 제언

부산대 CCC 회원들이 지난달 8일 캠퍼스 내에서 ‘헌혈 캠페인’을 펼치는 모습. CCC 제공
 
예수전도단 서울대학지부 전도여행 팀원들이 지난 1월 광주 ‘천원식당’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모습. 예수전도단 제공
 
박창현(오른쪽) 예수전도단 간사가 지난해 11월 광주대 학생들과 홀몸노인들을 위한 ‘천원식당’에서 봉사하는 모습. 예수전도단 제공




‘2020년 캠퍼스 새내기 접촉률 80% 감소, 새내기 회원 가입자 급감.’

코로나19 팬데믹을 관통해 온 우리나라 캠퍼스 선교 현장의 현주소다. 단체별로 수치상 차이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급격한 하향 곡선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코로나가 미친 파급력을 체감할 수 있다. 캠퍼스 선교 사역을 빼놓고 한국교회 성장기를 논하기 어려울 정도로 캠퍼스 선교는 한국교회의 황금어장으로 꼽혔다. 하지만 학령인구 감소, 기독교에 대한 사회적 신뢰도 하락 등으로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캠퍼스 복음화율 3% 미만’ ‘미전도종족과 다를 바 없는 세대’라는 현실을 맞게 됐다.

코로나 팬데믹은 힘겹게 지탱해오던 선교 현장에 더 무거운 짐을 지웠다. 캠퍼스 선교 현장에서 2~3월은 ‘관계 맺음’의 씨를 뿌리는 파종기, 4월은 이식 및 정착기에 해당하는 시기다. 장근성 학원복음화협의회 상임대표는 “새내기 오리엔테이션, 대면 모임 및 집회, 동아리 박람회 등이 활발하게 이뤄지며 접점을 만들어 가던 게 캠퍼스 선교의 일상이었는데 코로나와 함께 모든 접점이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크리스천 청년들의 신앙과 삶에 지향점을 제시하고 응원해 온 ‘청년다니엘기도회’와 ‘갓플렉스’는 캠퍼스 선교단체 간사들과 관계 기관 사역자들을 만나 위드 코로나 시대의 청년 세대 사역 현황을 확인하고 재도약을 위한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캠퍼스는 N년차 새내기 시대
2022년을 맞은 캠퍼스 선교 현장에는 통상적 의미의 새내기가 존재하지 않는다. 새내기는 코로나 팬데믹과 함께 사라졌다. 김지영 예수전도단 서울지역 간사는 “코로나19 3년 차가 되면서 캠퍼스 내에서 새내기를 22학번으로 한정 짓는 사역자는 없다”며 “코로나 기간 중 휴학한 학생들까지 고려하면 19학번이나 18학번도 새내기처럼 관계를 트는 경우가 태반”이라고 전했다. 2020년과 2021년에 입학한 학생들이 2년 차, 3년 차 새내기로 2022년을 맞는 셈이다.

비대면 수업의 일상화, 대면 모임의 제한과 함께 동아리방에서의 성경 모임, 찬양, 노방 전도 등 캠퍼스 선교단체 하면 떠올려지던 모습은 사진 속 추억이 됐다. 김 간사는 “국·공립대의 경우엔 상황이 좀 나은 편이었지만 사립대의 경우 외부인은 학교 정문에서부터 출입이 막히고 해당 학교 졸업생이라 해도 방문 목적과 대상을 일일이 기록해야 들어갈 수 있어 난감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캠퍼스 ‘리바운드’를 꿈꾸다

캠퍼스 선교단체 사역자들은 “온·오프라인을 접목한 ‘하이브리드 사역’이 캠퍼스 선교를 새로운 도약으로 이끌 핵심 동력”이라고 입을 모았다. 메타버스를 활용한 신입생 환영회, SNS를 활용한 온라인 익명 고민상담소, 줌(Zoom)을 활용한 셀모임 등 코로나 확산기 동안 온라인으로 진행했던 활동의 가능성과 보완점을 바탕으로 대면 사역과의 접목을 꾀하는 것이다.

풀어야 할 과제도 있다. ‘정통교회와 이단 사이비 간 이해 부족으로 인한 반기독교 정서’ ‘교회가 집단 감염의 온상이라는 오해’ 등 코로나 기간 극심해진 비판적 시각이다. 박창현 예수전도단 한국대학사역 간사는 “에브리타임(에타·대학생 커뮤니티 앱)에 기독교 동아리 소개나 활동 관련 글이 올라올 때마다 코로나 이전보다 날 선 비난과 공격적 댓글이 달리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고 고백했다.

사역자들은 이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공공성에서 찾고 있었다. 박 간사는 “광주 지역에 ‘천원식당’으로 알려진 홀몸노인들을 위한 식당이 있는데 회원들끼리 뜻을 모아 이곳에 봉사활동 갈 준비를 하다 예수전도단 언급 없이 에타에 올렸더니 동참을 원하는 반응이 폭발적이었다”고 소개했다. 이웃을 향한 선행 그 자체로 예수 그리스도의 향기를 뿜어내는 게 복음 전파만큼 큰 파급력을 보여준 사례다.

서울 건국대 에타에서는 한국대학생선교회(CCC) 회원들을 중심으로 ‘선플 운동’이 펼쳐졌다. 박은규 건국대 CCC 간사는 “2년 전부터 에타에 자살을 암시하거나 ‘힘들다’는 글이 올라올 때마다 댓글이나 쪽지로 기독교 색채를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위로하는 활동을 해왔는데, 그중 어떤 글은 학생들의 릴레이 응원이 이어져 베스트글로 선정됐다”고 전했다. 이어 “에타에 공격적인 비난의 글, 성적으로 문란한 내용이 많이 등장하는 현상을 보고 온라인 공간을 선교지로 접근하는 사역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다음 달엔 일상 속 선행을 SNS로 인증하고 선물도 주는 ‘선한 영향력 챌린지’도 진행해 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CCC 캠퍼스 사역 담당 이종태 목사는 “헌혈 동참, 강원도 산불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이슈가 있을 때마다 과거 정기모임 때보다 헌금이 5~10배 늘어나는 모습을 보며 선한 영향력을 ‘플렉스’하고 싶어하는 학생들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재도약 위한 오프라인 사역 재개

코로나19 확산이 정점을 지났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대학 캠퍼스엔 2년 동안 멈췄던 동아리 박람회가 재개되는 등 대면 활동 회복의 시그널이 지속해서 나오고 있다. 다니엘기도회(운영위원장 김은호 목사) 운영팀장 주성하 목사는 “로컬처치(지역에 기반을 둔 교회공동체)와 파라처치(선교단체 등 폭넓은 범주의 공동체)의 협력이 한국교회 청년 부흥기를 이끌어왔던 모습을 기억하는 청년 사역자들에게 2022년은 어느 때보다 재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 좋은 시기”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는 25일부터 5일간 진행될 ‘청년다니엘기도회 X 갓플렉스 시즌3’가 캠퍼스 선교 사역의 본격적인 재시동을 위한 강력한 에너지원이 되길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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