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나침반이 된 성경말씀] 교수 채용 면접일·총장 첫 출근날 만난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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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네게 명령한 것이 아니냐 마음을 강하게 하고 담대히 하라 두려워 말며 놀라지 말라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너와 함께 하느니라 하시니라”(수 1:9)

숙명여자대학교 교수 채용 면접 인터뷰가 있던 날의 일이다. 대학 졸업 후 미국 유학을 떠난 지 20여년 만에 찾은 교정이었다. 너무도 오랜만에 마주한 캠퍼스의 모습은 반가움을 넘어 놀랍게 발전된 모습에 낯설기까지 했다. 무엇보다 학교 다닐 때는 없었던 것 같은 웅장한 석조 교문을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들어서는데 교문에 새겨진 글귀 하나가 눈에 확 들어왔다. 여호수아 1장 9절 말씀이다.

숙명여대가 미션 스쿨도 아니고 이런 성경 구절이 교문에 새겨져 있다는 것이 믿기질 않았다. 후에 알게 된 일이지만 당시 숙대 총장이던 이경숙 총장께서 한 사업가의 기부로 교문을 새로 만들게 되었는데 감사의 뜻으로 기부자 이름을 교문에 새겨 넣겠다고 하자 극구 사양하며 대신 성경 구절을 넣어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평소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 여호수아 말씀이 그날은 믿음으로 이해되기 시작했다. 전능하신 하나님이 ‘내가 네게 명령한 것’이라고 말씀하고 계시지 않는가. 그러니 더 이상 내 힘과 능력으로 되는 일이 아닌 것을 알아야 한다. 오직 하나님이 나와 함께 하신다는 약속을 믿는 것이 시작이어야 한다. 핵심이 나에게서 주님에게로 옮겨지고 나니 새로운 비전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후 숙대 교수가 되어 꿈꾸던 모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게 되었고 세월이 지나 2020년 9월 숙명여대 20대 총장이 되었다. 그동안 학교 교문 공사가 진행되며 교문에 새겨진 말씀들이 캠퍼스 여기저기로 이동되었다가 ‘여호수아 1장 9절’ 말씀은 총장실이 있는 행정관 출입문 쪽으로 옮겨진 상태였다. 총장이 되어 첫 출근을 하던 날 행정관에 새겨진 여호수아 말씀 앞에서 한참 동안 가슴 벅찬 기도를 드렸다.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지만 두려워하거나 놀라지 말고 새로운 도전과 혁신의 기회를 만들 수 있기를 기도했다.

2022년 새 학기가 시작되며 그동안 텅 비어 있던 캠퍼스가 학생들로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다. 지난해 창학 115주년을 맞아 2030 비전으로 ‘세계 최상의 디지털 휴머니티 대학’을 선포하고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는 디지털 교육시스템 및 교육과정 개편, 디지털휴머니티센터 설립, 글로벌 미래캠퍼스 구축 사업 개발 등 미래 가치를 실현하는 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한 혁신이 진행 중이다. 오래전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었던 행정관 입구에 새겨진 여호수아 말씀이 이곳을 지나가는 누군가에게 오늘 또 다른 새로운 희망이 되고 시작이 되기를 기도해본다.

<약력> △한국여자대학총장협의회 회장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부회장 △헌법재판소 자문위원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위원 △학교도서관진흥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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