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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환기와 마스크가 오미크론 천적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됐다. 오미크론은 전파력은 강하고 치명률은 낮다. 오미크론 하위 변이종(BA.2)은 더욱 전파력이 높고 치명률이 낮다고 한다.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완전히 일상으로 돌아가기에 아직은 불편하다. 인플루엔자 독감보다 치명률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고령과 고위험군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나는 호흡기내과 의사다. 매일같이 코로나 환자를 접촉하면서도 아슬아슬하게 감염을 피해왔다. 지난 2년간 돌아보면서 코로나에 걸리지 않는 호흡기내과 의사의 노하우를 국민께 전해드린다.

코로나 환자를 보는 병실에 음압이 걸려 있다. 음압은 약 -2.5파스칼(Pa) 정도 걸린다. 보통 사람의 느낌으로는 감지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표준대기압 1기압이 10만1325파스칼이기 때문이다. 대기 1기압도 느끼지 못하고 사는데 10만분의 2.5기압을 느끼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렇게 작은 압력으로도 바이러스는 음압실을 빠져나가지 못한다. 바이러스 무게가 1펨토그램(1000조분의 1그램)이라서다. 바이러스는 먼지보다 작은 세균 무게의 약 100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바이러스가 이렇게 가벼우니 10만분의 2.5기압으로도 음압 효과가 있다. 반면 창문을 열고 환기를 시키는 바람은 1기압을 이기고 불어온다. 바이러스에게 바람은 태풍과 같다. 환기를 통해 바이러스를 날려 보낼 수 있다. 야외에서 바이러스 감염이 잘 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밀집 밀폐된 장소를 벗어나 운동을 하자. 야외에서 운동할 때는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 호흡기내과 진료를 하면서도 감염되지 않는 이유는 잦은 환기에 있다.

대부분 바이러스는 비말에 의한 호흡기 감염이다. 소독은 접촉에 의한 감염 예방법이다. 호흡기 환자 진료 중 코로나 환자와 의심환자를 접촉하고 나서 환기를 시킨다. 환기를 시키는 동안 할 수 있는 일은 접촉면 소독과 손씻기다. 바이러스 비말은 환기로 없애고, 바이러스 접촉은 손씻기로 없앤다. 바이러스는 상상보다 크기가 작고 가볍다. 바람이 불지 않는 밀폐된 곳에서는 오랜 기간 떠 있을 수 있다. 실내 환기가 잘 되는 비행기가 상대적으로 감염이 낮다. 특히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공기 흐름에선 가벼운 바이러스가 역행해 사람의 호흡기로 들어오기가 쉽지 않다. 그만큼 환기가 중요하다. 신종 감염병 시대에 실내 환기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다. 바람이 천정에서 나와 바닥으로 환기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마스크는 나를 지켜주는 가장 확실한 방어 수단이다. 티끌보다 가벼운 바이러스는 마스크에 있는 부직포의 아주 미세한 정전기를 통과하지 못한다. 실내에 있거나, 의심되는 사람을 만나거나, 위험 지역을 방문한다면 마스크는 필수다. 매일같이 코로나 환자와 만나는 호흡기내과 의사가 아직 감염되지 않은 것은 잦은 환기와 마스크 덕분이다.

염호기 인제대 서울백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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