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톡!] ‘동방정교회’라는 하나의 뿌리였는데… 신앙의 동질감 잊지 말기를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세 번째) 러시아 대통령이 2017년 모스크바의 한 러시아정교회 성당에서 부활절 예배를 드리고 있다. 국민일보DB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시작된 전쟁으로 두 나라는 물론이고 전 세계가 요동치고 있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민족과 언어, 역사 등 여러 분야에서 비슷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건 양국의 주요 종교가 모두 정교회라는 점입니다. 우크라이나는 오랫동안 러시아정교회 영향력 아래 있었지만 2018년 우크라이나정교회로 독립했습니다. 물론 여전히 세계 정교회의 일원입니다.

러시아나 우크라이나 정교회의 뿌리는 동방정교회입니다. 초대교회 이후 교회는 원래 하나였죠. ‘하나의 교회’에는 로마 콘스탄티노플 예루살렘 안디옥 알렉산드리아 등 5개 대교구가 있었습니다. 변곡점은 1054년 동서 교회 대분열이었습니다. 교회 역사에서 첫 분열로 기록된 이 일로 로마 대교구는 로마가톨릭으로, 나머지는 동방정교회로 새 역사를 써 내려갑니다. 이후 동방정교회는 1453년 이슬람 군대가 콘스탄티노플을 함락한 뒤 오스만제국이 그 땅을 지배하면서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콘스탄티노플은 이전까지 동로마제국 수도이자 정교회의 본산이었죠.

새 제국은 동방정교회의 구심점이던 성 소피아 성당을 모스크로 바꿔버렸습니다. 1922년 오스만제국이 망할 때까지 제국의 지도자들은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를 105회나 직위 해제하기도 했죠. 성 소피아 성당을 사용할 수 없던 동방정교회는 터키 이스탄불 주택가에 200여명 규모의 총대주교좌 성당을 다시 세웠습니다.

동방정교회는 10~13세기 사이 러시아 선교를 통해 러시아정교회의 터를 닦습니다. 러시아정교회는 몽골이 침략한 뒤 200여년 러시아를 지배하는 동안 어려움에 봉착했지만 꾸준히 명맥을 잇습니다. 그러면서 콘스탄티노플 함락 이후 과거 명성을 잃은 동방정교회를 대신해 ‘제3의 로마’를 표방하며 정교회 세계 안에 우뚝 섭니다.

물론 차르체제의 붕괴와 볼셰비키혁명 등으로 부침을 겪기도 했습니다. 러시아정교회는 국가 교회는 아니지만 여전히 친정부 행보를 걷고 있습니다. 현 키릴 총대주교도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명으로 꼽힙니다. 국민 상당수가 정교회 신자입니다. 이는 우크라이나도 마찬가지로 국민 중 67%가 정교회의 일원입니다.

같은 종교를 가진 두 나라의 전쟁은 기독교 국가끼리 싸운 1, 2차 세계대전을 연상케 합니다. 세계대전의 반성으로 유엔이 태동했습니다. 유럽 교회를 중심으로 세계교회협의회가 만들어진 이유도 전쟁의 영향이 큽니다. 과거의 상흔 속에서 평화를 향한 해법을 찾아야 하겠습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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