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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는 외모로 얼음판 닦는 ‘컬링남’… 알고 보니 암 환자 돕는 ‘온정남’

미국 컬링 남자 대표팀의 맷 해밀턴이 지난 10일 중국 베이징 국립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스웨덴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컬링 남자 예선전에서 스톤을 던지고 있다. 평창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해밀턴은 뇌종양 환자들을 위한 가발에 사용될 수 있도록 자신의 머리를 기르고 있다. AFP연합뉴스


덥수룩한 콧수염과 형형색색 알록달록한 나이키 신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미국의 남자 컬링 대표팀 맷 해밀턴의 화려한 외관이었다.

4년 뒤 2022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한 디펜딩챔피언은 트레이드마크에 더해 어깨까지 오는 긴 머리에다 뒷주머니에 ‘행운의 초록모자’까지 장착하면서 더욱 이목을 끌고 있다고 미국 NBC방송 등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해밀턴이 ‘즐거운 자물쇠’라 부르는 장발에는 사연이 있다. 그는 2018년부터 ‘스태치스트롱(StacheStrong)’이라는 뇌종양 연구 비영리 자선단체와 함께 일하고 있다. 그는 지난 9일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와 예선전 첫 경기를 앞두고 “머리를 잘라 어린이 가발 재단에 기부할 것”이라며 “함께 일하는 단체의 기부금을 모으기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자신의 트위터에서도 “머리는 멋지기도 하지만 자선단체에 기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해밀턴은 머리를 우스꽝스럽게 자르겠다고도 했다. 지난해 12월 인스타그램에서 “사실상 암은 누구에게나 영향을 미친다”며 “가족이든 친구든, 당신이든 암은 모두에게 엄청난 충격을 준다”고 말했다. 이어 “만일 당신에게 기부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면 나는 아마 내 머리를 우스꽝스럽게 잘라 기쁨을 주려고 노력할 것”이라며 “그러면 우리는 함께 암을 이겨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의 노력으로 스태치스트롱을 향한 사람들의 기부금은 대폭 늘어났다. 현재까지 약 6500달러가 모였다. 당초 목표액은 5000달러였는데 올림픽 기간에 관심이 더 늘어나면서 1만 달러로 목표액을 늘렸다.

미국 컬링 남자팀은 17일 오전 덴마크와 예선 최종전을 갖는다. 해밀턴은 ‘행운의 초록모자’가 2연패 획득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한 TV쇼 등장인물의 대사를 인용하며 “나는 미신을 믿지 않지만 조금은 미신적이다. 이 모자는 내 모든 경기에 함께 들어간다”고 말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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